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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예술의 총집합-뮤지컬<레미제라블>을 보고

  • 작성자 현시
  • 작성일 2023-12-16
  • 조회수 329

"이걸로 빨리 프로그램북 사와"

레미제라블 공연이 끝나고 나오자말자 엄마가 한 말이다.

공연 시작 전 프로그램북을 파는 곳 앞에 계속 앉아있었지만 별로 필요없을것 같아서 사지 않았는데

공연을 보고 난 후 이건 굿즈를 사서 이 날을 꼭 기억해야한다는 생각을 엄마와 나 동시에 한것이다.

다행히 프로그램북은 남아있었고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뒤늦게 사러 온 사람들도 몇몇 보였다.

 

10월 31일날 보러간 레미제라블 뮤지컬은 나의 두번째 뮤지컬이다.

첫번째 뮤지컬은 나의 생일때 서울까지 보러간 ‘데스노트' 뮤지컬이고

이번이 두번째 부산에서 본 뮤지컬이다.

예매를 늦게 하기도 했고 학생할인은 2층좌석부터 적용이 되서 2층 거의 맨앞에서 관람했다. 

2층이라 배우들의 얼굴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오페라글라스'라는 망원경을 미리 대여해 사용하니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연기를 볼수 있었다. 

또 레미제라블 특성상 여러명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군무씬이 꽤 있는 편이라 무대가 전체적으로 잘보이는 2층이 좋은 결정이였던 것 같다. 

(하지만 오페라글라스는 계속 사용하면 머리가 아프기에 1층 맨앞자리에서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ㅎㅎ)

솔직히 가격이 1층 앞자리는 18만원..으로 사악한지라 비싼 돈을 쓰기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공연 보기 전의 생각일뿐 3시간 가량의 공연을 보고 나온다면 그만큼의 값어치를 한다는걸 알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지금부터 배우,연출, 영화와의 차이점 마지막으로 느낀점 까지 총4가지로 나누어  말해보도록 하겠다. (좋았던 게 너무 많아서 다 적고 싶지만 다 적어보니 3장을 넘어서 최대한 줄여보았다)

 

1.배우

레미제라블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있다보니 한국인 배우들과 한국어 노래는  좀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근데 그건 괜한 걱정이였다.. 각자의 캐릭터 그 자체가 되어버린 배우들과 정말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마치 동화 속에 온듯 했다. (수려한 외모도 한 몫 했다..ㅎ)

그리고 뮤지컬 특성상 그냥 대사도 노래처럼 음을 넣어서 말하는데 나같으면 현타가 올것 같은데 그런 것 없이 진지하게 하는 배우들이 너무 대단해보였다.

그 외에도 20대 건장한 남자를 들쳐매고 무대를 돌아다니는 등 (들고있는게 마네킹인가 착가할 정도로)… 뮤지컬 배우는 외모,노래,춤,체력까지.. 진짜 빠지는것 없이 다 갖고 있어야 한다는걸 다시 느꼈다.

또 오케스트라가 무대 밑에서 연주하기 때문에 노래의 웅장함 또한 장난아니였다. 

 

2.연출

하..이 부분도 할말이 정말 많다. 일단 난 뮤지컬을 연출 맛으로 본다고 생각한다.. 그 무대라는 한정적인 곳에서 극을 풀어나가는건 어렵지만..그래서 더 흥미롭다.

그리고 나는 비싼 돈 주고 가는거 뽕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당일 오전에 레미제라블 영화를 봤는데 영화를 보면서도 ‘이걸 어떻게 표현했을려나' 라고 예상해보며 봤던 것 같다.

모든 연출들이 다 좋았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을 뽑아보았다. 


첫번째,  혁명군들이 결전의 날 하루 전 희망찬 노래를 부르고 빛이 내리쬐는 곳으로 걸어가는 장면.

사실 빛을 이런식으로 사용하는건 흔한 연출이지만 역시 근본이 답이라고 흔하지만 볼때마다 감회는 새로운 그런 연출이었다. 

 

두번째, 자베르가 떨어지는 장면

자신이 10년째 쫓아다니던 장발장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자 자신의 신념이 잘못됬음을 깨달은 자베르는 스스로 떨어져서 생을 마감한다. 

이 장면이 과연 뮤지컬에서 어떻게 나올지 엄청 궁금했었는데 자베르가 노래를 부르다가 무릎보단 높은 난간에 올라갔다. 근데 너무 낮은 위치였다. 

저기서 앞으로 걍 엎어치는건가 아님 뒤로? 어떻게 할지 궁금해 하던 찰나 자베르의 몸이 조금만 떴을 뿐 가만히 있고

뒤에 있는 배경스크린이 막 올라가면서 마치 자베르가 떨어지는 듯한 그림이 나왔다.

사실 개그프로에서 한번씩은 봤던 연출을 여기서 볼 줄은 몰랐다.

자칫 잘못하면 우스워보일수 있는 장면인데 배우의 연기와 효과들이 고퀄리티라 그런지

진지하게 잘 나오고 엄마께서는 기발하다며 좋아하셨다. 

 

3.영화와 뮤지컬의 차이점

나는 당일 오전에 영화를 보고 오후에 뮤지컬을 봤기에 차이점이 확 느껴졌다. 

이 차이점이 가장 잘보였던 장면은 어린 코제트를 잠시 데리고만 있었던 사기꾼 떼나르디에 부부들의 노래 장면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손님들이 정신 없는 틈을 타 현란한 솜씨로 그들의 물건을 훔치고 사기치는 부부이다. 

그 현란한 도둑질과 그들에 대해 소개하는 신나는 노래에 맞춘 티키타카가 카메라 무빙이 확실한 영화에서 더 시너지가 나는 듯 했다.

왜냐하면 뮤지컬은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못보여준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주연 뿐만 아니라 그 옆에 조연들의 세심한 연기 또한 빠짐없이 보는걸 좋아하는 나에겐 선택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연습을 많이 한게 느껴지는 합과 조연들마저도 빛나는 티키타카를 보며 레미제라블 뮤지컬 장면 중 가장 어려웠던 장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솔직히 영화나 뮤지컬이나 둘다 명작이라.. 그냥 둘다 보는 걸 적극 추천한다..

 

4. 느낀점

‘나도 저런 무대를 만들고 싶다.. 뮤지컬 쪽에서 일하고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을 정도로 이번 뮤지컬은 인상깊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점점 더 생각해보니 ‘잘해야 본전' 즉 ‘완벽'만이 존재하는 이 세계가 살짝은 소름끼치고 무섭게도 느껴졌다. 

비싼 돈을 내고 보러온만큼 공연에는 어떠한 실수 하나도 있어서는 안됐다. 그 고음이 난무하는 노래를 하면서 까지도 말이다. 

솔직히 우린 인간이고 실수를 할수 있는데도 매일을 완벽하게 공연하는 그 사람들이 대단하면서도 뮤지컬은 그냥  보기만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뮤지컬은 그야말로 ‘예술의 총집합'이다. 노래,연기,춤,무대미술,오케스트라 등… 미술부터 음악 까지 들어가지 않은게 없다.

세상에 안힘든 일은 없다 하지만 어떤 하나의 실수도 없어야하는 예술의 총집합 뮤지컬 세계는 더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커튼콜 일때 인사를 하는 배우들의 얼굴은 진심으로 너무 행복해 보였다. 나도 이 멋진 공연을 만드는 사람중 1명이였다면? 너무 행복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처럼 뮤지컬 분야는 참 힘든 길이지만 진심으로 그 일을 좋아한다면 그로 인해 엄청난 힘이 얻을 수 있는 그런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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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조절 - 책<훌훌>과 드라마<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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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시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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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시
  • 2023-12-16
못 자는 밤 이 시가 당신에게 닿기를- 윤동주의 시를 읽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우면 오늘 있었던 일들이 계속 떠오른다.이상하게도 칭찬하고 싶은 모습보단 ‘나 왜 놀았을까'라는 후회의 모습들만 계속 생각난다.결국 이 기억들과 후회가 날 잠에서 깨운다.난 그럴때마다 가사없는 노래를 틀고 컴퓨터 메모장 앞에 앉아 나의 생각들을 뱉어내듯 글을 쓴다. 나의 후회화 참회를 쓴 글이라 부정적이게 느껴졌던 글은 신기하게도 점점 써내려갈수록 긍정적으로 변해간다.그렇게 글을 다 쓰고 다시 침대에 누우면이젠 아까 쓴 글이 계속 머릿속에 떠오른다.하지만 이 글은 날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오히려 이 글은 내게 하는 격려와 다짐이 되어 내 후회와 자책을 고요히 잠들게 한다.윤동주에게 ‘시’란 이런것이 아니었을까? 하나,둘,셋,네………………밤은많기도 하다.-자려고 누우면 하나 둘씩 자신의 부끄러운 점들이 계속 떠올라서 잠에 못들었고,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그에게 밤은 어두운 현실과 자아성찰의 시간이였기에 외양간 당나귀 아-ㅇ 앙 외마디 울음 울고, 당나귀 소리에 으-아 아 애기 소스라쳐 깨고, 등잔에 불을 다오. 아버지는 당나귀에게 짚을 한 키 담아주고, 어머니는 애기에게젖을 한 모금 먹이고, 밤은 다시 고요히 잠드오.- 그래서 그는 시를 썼던것 아니였을까?당나귀에게 짚을 덮어주는 아버지처럼 아기에게 젖을 주는 어머니처럼지금 자신이 쓰고있는 이 시가 자신에게도 따뜻한 격려를, 포근한 고요를 주길 원하며 말이다. 윤동주 시집을 읽던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시들을 모아보니 신기하게도 다 ‘밤'과 관련된 시들이였다.가족들이 다 일찍 잠에드는 편이였고, 난 좀 늦게 잠에드는 편이였기에불이 다 꺼진 집에 나 홀로 방에서 깨어있던 적이 많았다.처음엔 그런 밤이 좋았다.시끌벅적하던 세상엔 밤만되면 나 혼자 있는것 같았고오직 나에게만 집중할수 있는 시간,온갖 새벽감성을 다 잡을수 있는 시간이었다.하지만 그만큼 나의 모습 밖에 보이지 않았고 특히 오늘 나에게 실망스러웠던 모습들과 후회되는 모습들만 떠올랐다. 그래서 매일 후회와 자책으로 불편하게 잠에 들었다.하지만 나의 성찰과 자책들을 글로 써내려가다보니 이게 조금은 위로와 격려가 되었던것 같다. 그래서과 은 그에게 밤은 그저 밤이 아닌 참회와 후회의 시간이였고,에서는 그 자책들이 조금은 고요해질수 있길 윤동주가 바라는것 같이 느껴졌다.물론 윤동주가 저 시대에 했을 자아성찰의 깊이와는 비교할수 없겠지만밤이 될때마다 했던 자책과 후회의 시간들을 나도 느껴본적 있기에 더욱 공감되었던 것이다.그렇게 그에게도 나에게도 시와 글이 이 자책들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수 있는 통로가 아니였나 싶다. 만약 나와 같이 ‘오늘 공부 해야했는데 안하고 놀았다고' 후회와 자책으로 밤을 지새우며 불편하게 잠에 드는 사람이 있다면이 윤동주 시들을 추천하고 싶다. 이 시가 잠못드는 당신의 그 밤을 조금이나마 고요하게 만들어주길 바라며 말이다.

  • 현시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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