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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문학광장 〈문장의소리〉는
2005년부터 시작된 문학 라디오입니다.
2024년 새롭게 개편된 〈문장의소리〉는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문은강 소설가가 참여합니다.
![[문장의소리] 상실을 안고 어떻게 계속 살 것인가 with 백수린 소설가 | 809화 '지금 만나요'](/attachFiles/board/0032/20250626193440307.jpg)
![[문장의소리] 혀라는 열쇠를 들어 소설가가 칼춤 추는 시간 with 신종원 소설가 | 807화 '지금 만나요'](/attachFiles/board/0032/20250611220056672.jpg)
![[문장의소리] 노동은 눈물겹다 완강기가 필요해! with 백가경 시인 | 806화 '지금 만나요'](/attachFiles/board/0032/20250605081733721.jpg)
문장의소리
안녕하세요?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8회는 [생활세계의 작가들]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박세미 시인과 함께합니다 • 생활세계의 작가들 : 직업세계, 취미세계, 덕질세계 등. 작품세계가 아닌 작가들의 생활세계 면면을 조명합니다. 작가소개 박세미 시인은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내가 나일 확률』, 『오늘 사회 발코니』, 산문집 『식물스케일』 등이 있다.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박세미 시인 : 항상 똑같이 일하며 지내고 있어요. Q. 시인님께서 최근 출간하신 산문집 『식물스케일』에 대해 직접 소개해주신다면? A. 제가 서문에도 쓰기는 했는데요. 제목에 ‘식물’이 있기는 하지만, 식물이 주인공은 아니고요. 제가 식물을 경유하여 만난 사람이나 공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희가 당연히 인간이다 보니 무언가를 인식할 때 인간 중심적으로 사고하게 되는데, 식물의 어떤 당위를 가지고 이야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쓴 것 같아요. Q. 『식물스케일』은 인연과 사람에 대한 산문인 것 같기도 한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어려워하지 않으시는지 궁금합니다. A. 굉장히 어려워하는 성격입니다. 아주 오랜 기간 기자 생활을 했는데, 기자 생활하며 항상 그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오히려 그렇기에 관계 맺는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여 이야기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Q. 아직 『식물스케일』을 읽지 않은 소라님들께 식물과 연결된, 기억에 남는 관계,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 A. 사람을 새롭게 만나는 것들이 쉽지는 않은데요. 어떤 부분에 꽂히면 그걸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식물스케일』에 썼던 말 중에, 정말 멋있는 화분을 발견하고 그것을 주문하면서 그 화분을 만든 작가와 대면하는 일이 있었거든요. 알고 보니 그 친구가 건축과였던 거예요. 화분도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그 작가분도 너무 좋아서 친구가 되어 지금까지도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된 것이 특별한 인연인 것 같아요. [credit]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 (Makesense 이용호)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 문장의소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이 기획하고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누리집, 팟빵을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 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7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장편소설 '불새'를 출간하신 시간 내용 신종원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낸 작가를 만나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초대손님] 신종원 소설가는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전자 시대의 아리아』, 『고스트 프리퀀시』, 장편소설 『습지 장례법』 등이 있다. 최근 장편소설 『불새』를 출간하였다. [방송정보] Q. DJ 우다영 :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불새』는 4원소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인데요. 계획 단계부터 4원소를 염두에 두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A. 신종원 소설가 :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이야기를 했는데, 우연히 시간을 가로지르는 이야기가 되었어요. 쓰고 나니 오히려 이참에 원소에 빠져 볼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전에 낸 장편인 『습지 장례법』이 워낙 축축했다 보니 이번엔 다 태워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불을 생각했고, 자연스레 4원소가 연계됐던 것 같아요. Q. 불에 관한 책이니만큼 최근 작가님께서 가장 불타올랐던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A. 잘 아시겠지만, 책이 나오면 주변에 보내드려야 하잖아요. 그걸 제가 등단하고 세 번째 책 낼 때까지는 소화하기 쉬운, 거의 매년 한 권씩 나왔으니 쉬운 후 작업 같았는데요. 이번에 오랜만에 책을 내고 부치려 하니 정말 어렵더라고요. 선생님, 친구들의 주소지가 바뀌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고요. 왜 내가 2년간 책을 내지 않았는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기도 해서 힘들었습니다. 제가 직업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자주 나가는 것도 아니어서 2년간 어떻게 지냈는가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 곤혹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Q. 출간하신 장편소설 『불새』에 대해 신종원 소설가님의 언어로 직접 설명해 주신다면? A. 제가 이 책이 어떤 책이라고 설명한 적이 없어서 어려운데요. 짧게 말하자면 젊은 사제 바오로가 진짜 성배의 행방을 찾으며 벌어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조금 더 크게 말하자면 생명과 죽음의 대결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제가 한쪽 편을 선택해야 했고, 그렇게 선택한 이상 온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그쪽을 옹호하고, 동의하고, 지지해야만 했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Q. 전작인 『습지 장례법』과 최근 출간하신 『불새』를 쓰시면서 어떤 차이가 있으셨는지 설명해 주신다면? A.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전작이 장례로 끝나고, 이번 소설이 장례미사로 끝났다는 것이 의도적이라는 것이겠죠. 차이가 있다면 아무래도 『습지 장례법』의 장례는 ‘잘 묻어 있기를, 잘 헤어지기를 바라는 장례식’이었다면, 『불새』에서의 장례미사는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부활’이라는 점에서 형식은 비슷할지언정 작품이 지향하는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 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06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시집 '하이퍼큐비클'을 출간하신 백가경 시인과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낸 작가를 만나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초대손님] 백가경 시인님은 202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시집으로 '하이퍼큐비클'이 있습니다 [방송정보] 00:00 인트로 01:07 자기소개 03:50 시집 '하이퍼큐비클' 07:20 기억에 남는 독자 코멘트 & 시집을 엮으며 힘들었던 점 09:22 하이퍼큐비클, 공간일까 감정일까 12:09 '하이퍼큐브에 관한 기록'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 15:28 출구 없음의 순간 17:35 괴로웠던 노동의 경험 23:15 내가 시적 언어를 쓰는 방법 29:37 표를 예쁘게 만드는 꿀팁 31:00 다양한 해설들 36:30 진도 씻김굿 38:11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려고 39:39 시 낭독 43:20 맺음말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MakeSense 이용호) ㅇ 디자인 | OTB Company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팀 문장의소리는 문학광장 유튜브와 팟빵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문장의소리 805화 2부 '생활세계의 작가들' 코너에서는 최근 산문집『아무튼, 미드』를 출간하신 손보미 소설가님을 모셨습니다. [초대손님] 손보미 소설가는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을 수상하였고,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맨해튼의 반딧불이』, 『사랑의 꿈』, 중편소설 『우연의 신』,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사라진 숲의 아이들』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대상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첫 산문집 『아무튼, 미드』를 출간하였다. [방송정보] 00:00 손보미 소설가의 산문집 『아무튼, 미드』 중에서 01:00 '생활세계의 작가들' / 손보미 소설가 * 생활세계의 작가들 : 직업세계, 취미세계, 덕질세계 등. 작품세계가 아닌 작가들의 생활세계 면면을 조명합니다. [주요 방송 내용]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손보미 소설가 : 삶이 거의 비슷한데요. 지금 시즌에는 개강했으니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학교에 가고, 나머지 날들은 거의 원고 작업을 하며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올여름에 책 두 권이 나오기에 책 준비를 하고 있고, 마감과 연재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Q. 손보미 작가님의 근간인 『아무튼, 미드』에서 미국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주시고 계십니다. 어렸을 적부터 미국에서 만든 드라마를 보셨다는 내용이 있기도 한데, 해당 내용을 자세히 청해 듣고 싶습니다. A. 아마 다영 작가님과 제 사이에 세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제 세대라면 잘 아실 것 같은데, 일요일 낮에는 《레밍턴 스틸(Remington Steele)》, 굉장히 잘생긴 바람둥이 탐정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 드라마인데요. 당시 일요일 오후 1시인가, KBS에서 했던 《전국 노래자랑》과 방영 시간이 겹쳤어요. 저희 아버지는 《전국 노래자랑》을 보시던 분이라 TV가 한 대였을 때 항상 둘 중 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해 다툼, 갈등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반 정도는 이기고 반 정도는 졌어요. 제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미드 중 하나가 《명탐정 몽크(MONK)》인데요. 토요일에 학교 끝나고 집에 가서 밥을 먹으며 봤었고, 몽크라는 사람이 마음속에 상처와 결벽이 있어 일상생활을 잘하지 못했어요. 도와주는 여성 캐릭터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주된 스토리였고요. 지금까지도 기억 나는 장면이 있는데, 몽크가 부잣집에 사건을 의뢰받아 갔는데, 기다리다 보니 지루해 옆에 있던 초콜릿 박스를 뜯어 초콜릿을 먹는 장면이었어요. 초콜릿을 뜯다 보면 은박지에 묻은 초콜릿이 손에 묻기도 하는데, 이 사람은 결벽이 있어 손에 안 묻게 먹으려다 손에 많이 묻히게 되고, 집 주인과 마주치며 어색해하는 장면이 있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쓸쓸했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젠 필요 없게 된 꽃다발을 껴안은 채 순임이는 발끝을 내려다보며 걸었고, 병기는 연신 담배 연기만 한숨처럼 뿜어내고 있었다. 나는 자꾸만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때마다 하얀 병원 건물의 벽에 무수히 뚫려 있는 유리창들이 마치 숱한 들짐승들의 눈알마냥 이쪽을 쏘아보고 있었다. 어디에 있느냐. 네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 어느 흙더미 속에 산 채로 묻어 놓고 너 홀로 돌아오는 것이냐. 누군가가 등 뒤에서 그렇게 자꾸만 나를 불러대고 있었다. 상처 입은 한 마리 들짐승처럼 울부짖는 그 소리는 우리가 버리고 온 또 하나의 우리들의 부끄러운 아벨의 음성이었다. 우리는 다리에 다다랐다. 거기서부터 병원은 산자락에 가려져 더는 보이지 않았다. 다리 아래 개울에서 꼬마 아이들이 여럿 보여 웅성대고 있었다. 가방이며 신발을 모래밭에 벗어놓고 아이들은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무엇인가를 건져내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는 걸음을 멈추었다. 수면 위로 희고 반짝이는 작은 점들이 무수히 떠내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죽은 물고기들이었다. 겨우 엄지손가락 크기의 어린 물고기들을 손으로 건져내며 아이들은 키들키들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저 위쪽에서 어른들이 약을 풀었대요.” “뱀장어를 잡아요. 이만큼 큰 걸루만 많이 잡았대요.” 아이들이 우리를 올려다보며 소리를 질렀다. 개울 상류 쪽에서 사내 둘이 팬티바람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보였다. 아까 오던 길에 보았던 바로 그자들이었다. 우리는 난간에 기대어 서서 다리 아래 수면에 비치는 그림자를 내려다보았다. 거기, 자갈 박힌 푸른 하늘이 투명한 물밑에 깔려 있었고, 우리들의 얼굴 위로는 죽은 고기들이 허옇게 배를 드러낸 채 쉴 새 없이 둥둥 떠내려가고 있었다. “언제쯤······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수면 위에서 병기의 얼굴이 말했다. “누구?” “상주 말이야.” “······” 그때 나는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작은 붕어 하나가 꿈틀거리며 떠내려가고 있는 모습을 줄곧 지켜보고 있는 참이었다. 한동안 침묵이 끼어들었다. “근데 말야. 난 아직도 한 가지만은 모르겠거든. 정말 그날 새벽 죽임을 당하기 전에 명부가 녀석의 집을 찾아갔었을까······” 병기는 여전히 시선을 물 위에 던져둔 채 말했다. “어쩌면······ 어쩌면 말예요. 그건 혹시 사실인지도 모르겠어요.” “뭐라구.&rd
문장의소리 제805회 : 1부 이소호 시인, 조시현 시인 문학광장 〈문장의소리〉는 2005년 시작된 문학 라디오입니다. 2024년부터 연출 유계영 시인, 진행 우다영 소설가, 구성작가 문은강 소설가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소호 시인은 2014년 《현대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캣콜링』, 『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 『홈 스위트 홈』, 산문집 『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서른 다섯, 늙는 기분』 등이 있다. 최근 첫 소설집 『세 평짜리 숲』을 출간하였다. 조시현 시인은 2018년 《실천문학》에 단편소설 「동양식 정원」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2019년 상반기 《현대시》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아이들 타임』, 작품집 『AnA Vol.01』, 소설집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등이 있다. 최근 소설집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을 출간하였다. ● 오프닝 : 소설집 『숨 쉬는 소설』에 수록된 조시현 소설가의 단편 「어스」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이소호 시인, 조시현 시인 Q. DJ 우다영 : 시와 소설을 병행하여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신 두 분을 모셨습니다.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조시현 시인 : 이제 막 출간하여 소개하는 자리를 가지고, 독자님들 뵙는 자리를 가지며 바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소호 시인 : 저도 독자님들 뵙는 자리를 가지고 있고, 이 책이 공교롭게도 제 열 번째 단행본이에요. 행사가 그런 걸로 좀 있고, 열 번째 단행본을 통해 좀 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두 작가님께서 최근 출간된 소설집을 소개해 주신다면? A. 조시현 시인 : 제 소설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은 총 여덟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현실과 비현실, 우주와 지구,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소설들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이소호 시인 : 제 『세 평짜리 숲』은 열 번째 단행본으로써 소설집으로는 첫 작품입니다. 연작 소설이고, 지구에 있는 ‘에어 포켓’에서 어디로 향해 생존해야 할지 두 명의 여자 주인공이 고민하는 밸런스 게임이 보이는 책입니다. Q. 시와 소설을 병행하는 두 분께서 느끼시기에 창작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이소호 시인 : 시는 굉장히 현실적으로 쓰는데, 소설은 상상력에 기대어 쓰는 것 같아요. 제 중편 소설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세 평짜리 숲』도 미래의 지구에 대해 썼습니다. 저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소설이라고 한다면 시와는 다른 길을 가 보고 싶었어요. 상상력에 많이 치우친 것 같습니다. 조시현 시인 : 들이는 시간이 다른 것 같습니다. 소설은 엉덩이 힘으로 쓰인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시는 조금 더 감각이 바깥으로 열린다면, 소설은 한 세계에 골몰하며 쓴다고 느껴져서 쓰는 몸의 감각이 제게는 다르게 느껴진 것 같아요. 각기 다른 부위를
글틴
프롤로그나는 말이 느렸다. 그러나 마음은 언제나 소란했고, 그 소란은 세상을 뒤흔들 듯 컸다. 숨 쉴 틈 없이 도망쳤다. 사람들 속에서 나는 흔적조차 남기지 않으려 애썼다. 말보다 표정이 먼저 말을 걸었고, 웃음 대신 무표정으로 자신을 감쌌다. “왜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할까?” 그 질문이 내 안에서 처음 불붙었을 때, 나는 겨우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그 질문은 멈추지 않고 나를 따라다녔다. 행복할 때조차 두려웠다. 언제 끝날지 모를 그 순간이, 나를 집어삼킬까 봐. 외로울 때는, 앞으로 나아갈 힘이 사라진 듯 무기력했다. 이제, 나는 여전히 도망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전과는 다르다. 숨을 곳을 찾는 대신, 숨 쉬는 나를 찾아 나섰다. 내 안에 묻혀 있던 질문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마주한다. 이 책은 나의 기록이다. 당신에게 위로를 건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이 글에서 당신이 나와 닿는 무언가를 느낀다면, 그것은 당신 자신의 숨결이 만든 울림일 것이다.[이 글은 피드백을 받고 싶어서 올린 글 입니다. 바쁘겠지만 보는 사람들 전부다 이런 점이 아쉬워요! 이런 점이 좋았어요! 이 점을 바꾸면 엄청 좋은 글이 될거 같아요! 라고 달아주시면 감사할거 같습니다...ㅠㅠㅠ]
저 갈대밭이파도치듯 흔들리는 날에 그대가 온다 하였으니 나는 호수로 가윤슬이 된 그대를맞이 해야 하겠지요 호수의 빛이 일렁이고해바라기는 달만을 보고 있으니 그대는 오늘슬픈가 보네요 파도가 담긴 유리잔을 건네고넓은 호수에 입맞추며나는, 그대를 떠나 보냅니다
쉬는 시간 잠시 조는 꿈속이었다나는 창가에서 시집을 읽고 있었고그런 나에게 웬일인지 네가 다가왔다여기서 꿈이란 걸 알았어야 했는데 꿈에라도 나는 꿀 먹은 바보라서 네가 나오는 내 꿈은 살가운 너로 거짓말을 하니까살가운 너는 물었다뭘 읽고 있느냐고나는 그냥 시집네가 말했다 하나 추천해달라고나는 널 세워두고 공을 들였다마침 낯간지러운 책이라, 꿈에서도 바보인 나는애매한 시 한 편을 골랐다너를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발뺌할 수 있는내심 눈치빠른 너라면 알아채주지 않을까 설레어하며너는 흘러내린 내 꽃갈피를 바로잡아두고샤프를 꺼냈지 그리고 시 옆에 썼다나도그리고 너는 맑게 웃으면서 줄행랑쳤다나는 심장을 옆구리에 끼고 쫓아가며 물었다무슨 뜻이야?그렇게나 기쁜 말투로그러자 종이 쳤고그뿐이었다
―매앰, 매앰, 매앰. 분명 어제까지는 들려오지 않았던 매미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아오, 시끄러워. 왜 하필 지금 우는 거야?” “난들 아냐? 짜증낼 힘 있으면 악기 점검이나 한번 더 하든지.” 새삼, 여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게 체감된다. 매미는 이제 막 나왔는데, 학교에서 에어컨을 틀기 시작한 건 몇 달이나 전이다. ···아차, 감상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 오늘은 정말 중요한 날이니까. 손을 천천히 쥐었다 핀다. 싸하게 피가 통하는 느낌과 함께, 손바닥에도 어느새 땀이 맺혀있다. 아니, 곧 공연이 시작되는데 긴장하면 안 된다. 비록 교내에서 하는 작은 공연이었지만, 절대로 망치고 싶지 않았다. “···후우, 하아아······.”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서서히 내쉬었다. 괜찮아, 괜찮다. 수없이 많이 해왔던 연주다. 나는 반드시 잘 할 수 있다······. “야, 뭐 해. 괜찮냐?” 등을 톡톡 두드리는 손짓에, 나는 순간 품에 안고 있던 기타를 떨어뜨릴 뻔 했다. “어, 어어? 으, 응. 괜찮아.” ···또 바보같이 대답해버렸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이려다, 학생들이 몰려드는 모습을 보곤 멈췄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무대 위 우리들 간의 시선이 짧게 오고갔다. ―우웅. 잔잔히 흐르는 공기 위에, 긴장감이 더해진다. 마음 속으로 숫자를 센다. ‘하나, 두울···.’ ―챙! 셋을 셀 타이밍에, 드럼이 들어온다. 둥, 둥. 떨림에 몸을 맡기고 손을 움직인다. 생각할 새도 없이, 소리가 몰아친다. 무대를 울리는 드럼과, 전자 키보드, 베이스, 보컬의 저음이, 무대 위를 자유로이 유영한다. 내 심장이 박자에 맞춰 뛰어댄다. 현이 튕기고, 그 떨림이 내 몸을 울림통 삼아 퍼져 나간다. 박동과 울림이 구분할 수 없이 섞여버려, 전율한다. 땀방울이 바닥에 떨어지고 숨이 벅차지만, 온몸을 타고 오르는 전율 탓에 고양감마저 들 때······ ―와아아아아아아!!! 나는 이미 기타에서 손을 땐 채였다. 여전히 숨이 아릿할 정도로 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악기의 선율은 더이상 공간을 매우지 못하고 흩어진다. “······아.” 나는 옅게 끊어 호흡하며, 작게 탄식했다. 다시금 손을 쥐었다 펴도 손의 떨림을 멈출 수가 없다. 이제 기타는 울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고개를 들자 물에 잠겨있다 끌어올려진 듯, 그제야 박수 소리가 먹먹히 귓가를 울린다. ―매앰, 매앰, 매앰. 그리고, 환호와 함께 어렴풋이 들리는 매미 소리. 덥다. 아, 여름이구나. 나는 흐르는 땀을 닦고,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실없이 소리 내어 웃었다.
단단한 사람이 있다얼음이 정수기를 타고 컵으로 내려오는 잠시동안 녹았다우리 집에는 흰색이 많았다변기, 세면대 물이 지나가는 자리모두 흰색이었다모두 흐르니까더러워졌다어릴 때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시원하게 태어났다모르는 사람들이 벌거벗은 나를 봤다빨리 흰색 옷이라도 입어야지나를 덮은 흰색 수건 피로 적셔졌었다이제, 나갈 시간이야.집밖으로나는 정수기에 물을 받고흰색 컵을 꽉 물어버린 물때나는 검은 옷만 입는다횡단보도도 아스팔트만피하고건널목 위에한 사람의 시신이 뻗어 있다나를 닮은 딱딱한 이빨녹은 얼음오늘도 단단한 사람이 녹아간다검은색 옷에 물이 지나갔다조금씩 색이 입혀지는 한 사람이횡단보도를 또 걸어갔다나와 함께나처럼
어딘가 뜨거워 보이는 곳에 나름 서 있는다면 그것 그대로 살이 아파오더라. 길가를 지키려 드는 아이들은 이 고통을 자각이나 했는지 22세기의 발걸음을 한시도 멈추지 아니한다. 고작해야 21세기의 산증인인 나에게는 검열된 축복이 저 아이들만을 좋아하나 보다. 내 고통은 멈추지 않는다. 고통을 멈출 방법도 보이지 않는다. 연기가 만개한다. 세상이 녹는 듯싶다. 나도 녹는 듯싶다.나는 빼빼 마른 저 옛 고향의 도덕성을 한 움큼 들고서 도회의 아해들와 해후한 것에 그리 각별한 관심을 쏟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이 콘크리트 천국의 통치 아래에서는 한시도 숨 쉬어 내지르지 못하는 이 내 산화된 신세에 일생 동안 마셔본 적 없는 공감을 이루 발휘하여 나의 눈물을 도모하기에 이르렀다. 태어난 때를 기하여 울지 않겠다 다짐했지만 툭하면 방금 태어난 아기 흉내를 내고야 마는 것이다. 비굴한 사람. 언젠가 후회할 게다. 내 고향과는 다르게도, 이 아스팔트 서식지 위의 어른들은 끝끝내 아이들을 지킬 방도를 창조했으니, 자신의 도덕성을 아낌없이 소진하여 지금 당장 아이의 피부가 녹지 않게 막는 것이다. 어떤 도덕성? 아하, 그것은 아해는 살리고 나무 따위는 죽이는 천재지변의 마술이요, 끝끝내 옥황상제도 놀랄 묘기다. 이 근시대부터 유래한 유쾌한 걸작은 단지 여름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계절의 기분 따위 고려치 않고 활동하는 무식함을 지녔다. 전남에 사는 곰선생, 강북에 주무시는 노루 대감, 저 멀리 무인도에 편히 노시는 삵 형님까지 이 도덕성 모르는 이가 없고 모르는 척하는 이 보이지 않는다. 그럼 종국에 태어날 논리는 지금 분주히 도덕성을 휘두르는 저 어르신들이 미래의 나를 죽이고 있는 것과 같다...이 말인가 보다. 그러나 이것 또한 내가 가지는 무책임이 일조하는 궤변일지도 모르고 또 퍽 무례해 보이기에 나는 섣불리 승패를 가리기 힘들다......누가 이기고 지더라도 틀림없이 석패리라......
“아니 선생.” 그 귀찮은 학생은 다시 질문을 꺼내들었다. “왜 사하아-으크!퉁쟈크에 대한 호아아텐적인 접근을 배워야하는 거죠?” 교수는 일련의 예법에 대하여 그의 강의 시간을 할애하여 그의 오래된 버릇을 고쳐주려 하려다가(오, 그의 오랜 학부생활 동안 그는 ‘님’을 통해 존경을 표하기는 커녕 누구에게도, 아니 어떤 대단한 철학 사상에도 존경을 표하지 않았으며, 교수를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부르는 것, 그러니까, 그냥 써져있는 데로 교수라 부르는 것조차 거부했다. 마치 자신은 다른 누군가를 따라하지 않을 모종의 권리가 있다는 듯이 말이다. 그는 교수를 포함하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거리이자 잊혀지지 않을 어떤 아이콘이었는데, 정말이지 우리의 어린 교수는 학생들과의 술자리에서 그의 철학에 대한 논문과 개론을 만들어 그를 띄워보자고도 말한 적이 있었다. 비록 실행되진 않았으나 그를 단순한 웃음거리 이상으로 각인시키는데는 꽤나 도움이 되었다) 잠시의 위트있는 농담으로 대체하려 했다.“아, 학생, 그것은 그대가 운이 나쁘게도, 혹은 슉텡교적 신앙에 의하면, 울락히안의 힘안에 종속되어 슬프게도 내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고, 나는 돈이라는 악한 영의 힘에 붙들려 결국 오랜 세월을 온전히 투자해 버린 유일한 수단인 이 교수직을(그는 교편을 집게손가락으로 집어 들어보이며 또한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유지해야만 했기 때문일테지요.” 학생들은, 물론 키득거리는 소수야 언제든 있었다만, 대다수는 그의 이런 오랜, 그리고 그들 딴엔 굉장히 진부한 방식의 시위에 신물인 나 있었고, 또한 사하아-으크!퉁쟈크에 대한 굉장히 급진적이고, 그 교수의 이론적 방향을 잘 보여주며, 동시에 시험에 나올게 분명한 호아아텐적 접근을 배우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몇몇은 한숨까지 쉬며 노트북을 덮었다. “아니 선생, 그러니까, 사하아-으크!퉁쟈크는 또 무엇이며,... “ “그건 저번 학기를 다 들여서 다뤘던 같은데요, 허허허, 자 여러분, 저번 봄에 나눠드렸던 자료 다 가지고 계신가요? 다시 들여다…” “아니, 아니 그걸 공부하기 위해서 그쟈-우랄-샤으호토미흐크 어족의 지붕 빗물받이 구조는 왜 알아야되고, 또 그 크히이이-아테… 뭐시기냐, 그 신화와 역사와 어록 전승들 뭐시기 한건 또 왜 배워야하는데요?” “하하하하, 수업시간 때 존 건 아닌 모양이죠? 설명이 약간 너무 간결하게 풀어진 감은 있지만, 그거는 이제 그쟈-우랄-샤으호토미흐크 어족, 특히 나그샤리흐 지역의 120년전 그히크아키이이스텟카이, 즉, 쓰리아흐-샤히이-고리흐밧 샤우리샤하 구조의 복잡성에 대해 이야기해야죠. 그게 호아아텐이 그소리흐가 말한 샨후리비얏의 복잡한 구조, 그러니까 구루콱트한 흐스롓띄에 대해 알아야한다는 걸 무시했을 때 얘기죠.” “그러니까 그게…” “아, 알아요, 왜 뺑뺑 돌리면서 말하냐구요? 그냥 우랄 너머랑 샤으호토미흐크 쪽 사람들이 쓰던 언어, 특히 나그샤리흐 지역의 120년전 신화-경제-주거 연속 구조의 복잡성을 얘기한다는 거, 어느 대단한 철학자가 또 다른 어느 더 대단한 철학자가 말한 정신
문장소식
바로가기문학을 향유하며 10대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 여러분! 오늘의 나를 만든, 오늘의 나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가요? 또 스무 살의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글틴이 뽑은 작품을 친구들과 함께 읽고 실제 작가님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책 속에 담긴 글티너 여러분의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설문조사에 참여해 주세요 :) 설문조사에 참여한 글티너 중 10인을 추첨하여 원하는 책을 선물로 보내 드려요 ♥ [설문조사 참여하러 가기 (클릭!)] ▶ STEP 1. [7.15(화)~7.22(화)] 설문조사 진행 ‘글틴이 뽑은 오늘의 문학‘ 설문 참여하기! (경품 팡팡) ▶ STEP 2. [8월 중] 별도 모집 예정 나와 너, 글티너가 우리로 만나는 리딩클럽 참여하기! ▶ STEP 3. [9월] 문학주간 연계 행사로 리딩클럽 멤버와 함께 진행 예정 작가님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 참여하기! 더불어 나의 글이 담긴 한정판 작품집까지 받아보는 이 기회 ★ 놓치지 마세요! ※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현장 보러가기
안녕하세요. 문학광장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06년부터 운영해온 문학집배원 서비스가 2025년 5월을 마지막으로 종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문학집배원은 문학집배원으로 선정된 시인, 소설가가 큐레이션한 문학 작품을 낭독 영상으로 제작하여 뉴스레터와 함께 독자 분들을 찾아가는 '문학 배달 서비스'로 그동안 많은 분들께 문학의 따뜻한 위로와 일상의 감동을 전해드려왔습니다. 그동안 문학집배원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문학광장은 앞으로도 문학을 더 가까이, 다채로운 방식으로 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와 기획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학광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