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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3-08-08
  • 조회수 851

1장:안녕 회색동 나는 황보라야!

우리집은 내가 10살 때 아버지 사업이 망해서 회색동으로 이사를 왔다.

회색동으로 이사를 간다고 하니 광색동의 친구들이 나를 놀리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회색동은 서울에서 알아주는 빈민촌이기 때문이다.

이름처럼 존재감이 거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나는 이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했다.

이 상처를 가지고 회색동에 들어가서 사니 이 동네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미운 것 이었다.

길에 있는 길고양이와 쥐, 전봇대에 붙어 있는 전단지, 고구마 장수의 소리 그리고 빨랫줄에 널려있는 빨래들 까지 정말 미웠다.

당연하게도 학교도 가기 싫었다.

아이들이 성공헀던 사람이 가난해 졌다고 놀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의 잔소리로 나는 학교에 할 수 없이 울며 갔다.

"여러분 전학온 황보라라는 친구에요! 사이 좋게 지내요! 보라야 인사 해 보자."

"안녕! 나는 황보라야!"

"만나서 반가워"

"안녕! 보라야!"

"잘지내보자!"

나는 아이들의 반응에 많이 놀랐다.

아이들이 나를 안놀렸기 때문이다.

나는 눈물이 차올랐다.

"왜 울어 보라야?"

"나를 안놀려서 고마워. 정말! 고마워"

"뭘 이정도 가지고 울어."

"우리는 친구 잖아!"

나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에 상처는 아물어 갔다.]

상처가 아물고 나니 회색동의 풍경이 아름다워 보였다.

길에서 쥐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도, 상쾌한 군고구마 아저씨의 노래소리 그리고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빨래까지 모두다.


2장:우리집 집주인 길복자 이모 

우리집은 집주인 아줌마인 길복자 이모와 친하다.

복자 이모는 나 보다 2살 많은 오빠 고기한을 홀로 키우시는 대단한 분이다.

길복자 이모와 우리 엄마는 서로가 힘들 때 마다 만난다.

오늘도 복자 이모는 우리 집에 왔다.

그것도 기한이 오빠와 함께

"안녕하세요! 이모!"

"안녕! 보라야! 기한이 오빠와 재미 있게 놀고 있어!"

"네! 이모."

나랑 오빠는 마당에서 재미있는 소꿉놀이를 했다.

나는 엄마 역할이여서 빨래를 하고 있고 기한 오빠는 아빠 역할이라 일을 나가는 연기를 했다.

그러자 집 안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잠깐만 나 집에 들어가 볼게!'

"들어가지마! 나랑 놀자!"

오빠가 나에게 정색하는 표정으로 나를 말렸다.

나는 처음 보는 오빠의 표정에 놀라 할 수 없이 소꿉놀이를 마져 했다.

계속 들려오는 울음소리에 나는 소꿉놀이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울음소리가 멈추자 길복자 이모가 퉁퉁 부운 눈을 하고 우리 집을 나왔다.

"정자씨 우리 아들 며칠간 잘 부탁드려요!"

"걱정하지마요! 내가 이불 빨래 감싸듯 잘 감쌀테니까! 복자씨도 곧 일어나세요! 아까 말했듯 빨래를 하는 것을 추천 할게요!"

"감사합니다. 정자씨, 아들 며칠간 보라 집에서 학교 등교해! 알았지?"

"네! 엄마."

"나 그러면 오빠랑 며칠 더 있는거에요?"

"맞아! 보라야!"

"우와! 신난다!"

"인사해야지!"

"안녕히 가세요!"

복자 이모가 가고 나는 마져 오빠랑 재미있는 소꿉놀이를 했다.

하지만 내 마음 속에는 궁금증이 있었다.

"오빠 무슨 일 있어? 복자 아주머니 왜 운지 알아?"

"너도 이제 알게 되겠지만, 우리 아빠 때문에 엄마가 운거야!"

"오빠, 아빠 없지 않아?"

"사실은"

오빠가 하는 이야기는 어린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3장:너무 빨리 어른이 된 아이 복자의 빨래 이야기

나는 20살의 길복자다.

나는 속도 위반으로 고구마씨와 결혼을 했다.

나는 우리 둘이 서로 사랑하고 소중한 사이인 줄만 알았다.

"자기야! 사랑해!"

"나도! 자기야!"

이랬던 우리 사이가 아이 기한이를 낳은 후부터 사이가 안좋아 졌다.

"여보! 이 여자 누구야!"

"우리 이혼하자 여보야!"

"미쳤어! 애는 어떻게 하고!"

"아이는 네가 키워 우리 복순이가 아이는 싫데!"

"야! 이 미친놈아!"

"욕해! 나는 상관 없어! 양육비 매달 200씩 보내 줄게"

"진짜!"

"진짜 뭐?"

"당신이 이런 사람인지를 몰랐어! 빨리 꺼져!"

"이혼 서류에 도장 찍는 것 잊지마라!"

"개새끼"

나는 고씨가 나가고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고 울었다.

그 이유는 세상이 막막 했기 때문이다.

마치 나그네가 추운 겨울 홀로 서 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넘어지지 않았다우리 아이를 보며 살아왔다.

3교대도 아닌 2교대 공장에서 코피 솓아가면서 우리 아들 기한이를  키웠다.

그래서 몇 주간 기한이를 정자씨 집에 보낼려고 한다.

"보라야 몇 주간 기한이 오빠랑 재미있게 놀아!"

"오빠 우리집에서 편안히 있어!!"

"고마워 보라야!"


4장:한 저녁에 빨래

한 2주 정도 지났을 때였다.

나와 기한이 오빠는 엄마의 심부름으로  복자 이모네 집에 과일을 주러 갔다.

이모네 집에 들어갔을 때 이모가 소리를 질렀다!

"애들아! 어서 도망쳐!"

"엄마, 무슨 일이에요?"

"아들. 아빠야!"

기한 오빠가  중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들어가 보니 어떤 아저씨가 이모를 때리고 있었다.

나는 너무 놀라 소리를 쳤다.

"야! 너는 입 다물어!"

"기한아! 보라 대리고 집에가!"

"어딜 보내려고!"

"고씨 그만해요! 나도 더는 못 참아요!"

"뭐 어쩔건데?"

아저씨가 주먹을 쥐며 이모를 때렸다.

"도와 주세요!"

"도와 주세요!"

"여기 이상한 아저씨가 길씨 아줌마 때려요!"

"도와 주세요! 제 아빠가 엄마를 때려요!"

"저 새끼들이 맞고 싶어 환장 했나!"

아저씨가 주먹을 쥐고 우리에게 올 때 이모가 필사적으로 막았다.

다행히 내 소리를 듣고 동네 사람들이 와서 이모와 고씨 아저씨를 때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고씨 아저씨는 경찰서에 들어갔다.

얼마후 엄마가 와서 나랑 기한 오빠에게 미안 하다고 했다.

"복자씨 괜찮아요?"

"덕분에 아이들은 안 다쳤잖아요!"

"오늘은 우리 집에서 자요!"

"그래도 될까요?"

"당연히 되죠!"

"감사합니다!"

그 날 우리는 함께 잠을 잤다.

실 눈 뜨고 화장실에 갈 때 나는 이모의 울음 소리를 들었다.

나는 바로 자고 있는 엄마를 깨웠고 엄마는 이모 옆에 가서 우는 이모를 위로 해 주었다.

그리고 귓속말로 둘이 대화를 하고 같이 이 밤에 마당에 나가서 빨래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참고로 20년이 지난 지금 고씨 아저씨는 아직 수감생활 중이다.}


5장:다방 아줌마 정순정과의 만남

고씨 사건 이후 길복자 이모의 얼굴은 밝아졌고 기한 오빠도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고씨 사건 일주일 뒤 우리 집 바로 앞집에 한 여성이 이사를 왔다.

이 여성 분의 이름은 정순정 다방에서 일을 하신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저기 앞 다방에서 일하는 정순정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30이고요! 여건 커피에요!"

"네 만나서 반갑습니다!"

"어머, 아가 예쁘네 몇살이니?"

"11살이요!"

"어머 귀엽다! 아줌마가 나중에 주스 가져다 줄게"

"뭘 그런걸 주세요! 애 한테, 정말 감사합니다"

"뭘 이정도 가지고 그러세요!"

"다음에 한 번 뵈요!'

"네! 아가 안녕!"

"안녕히가세요!"

엄마는 커피 맛을 보더니 정순정 이모의 다방의 단골이 되었다.

저절로 정순정 이모와의 교류도 잦아졌다.

또 저절로 길복자 이모도 정순정 이모의 다방의 단골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모네 다방에서 큰 소리가 났다.

"네가 첫째니까 빨리 돈을 보내!"

"왜! 또 내가 돈을 보내야해!" 

"미친! 네 동생이잖아!"

"20년동안 엄마랑 순돌이에게 보낸 돈만 해도  10억이 넘어!

"네 동생 죽는다잖아!"

"순돌이 진짜 죽은적 있어?"

"아니지만! 이번에 진짜 죽을 것 같단 말이야!"

"알겠어! 이번만 줄게!"

이모랑 싸우던 할머니가 나가자 엄마와 복자 이모는 순정 이모를 불렀다.

"자기야! 엄마랑 사이가 않좋은가봐!"

"네! 언니"

"무슨 일 있었어?"

"사실은:::"

순정 이모의 말은 꽤 충격적이었다.


6장:천륜이라는 굴뢰 속 순정의 빨래 이야기

나는 20살의 순정이다.

우리 동생 순돌이는 나랑 1살 차이다.

순돌이는 19살 때부터  도박에 빠졌다.

"야! 정순돌 미쳤어! 누가 내 돈을가져가래!"

"50만원이 대수냐? "

"그럼 너는 50만원이 없어서 내 돈을 훔친거고?"

"다들 그만 싸워! 언니가 되서 동생 50만원도 못 줘?"

"엄마!"

"어른이면 통도 커야지! 어디서 이까짓 50으로 사람을 볶아!"

"엄마가 그럼 재 50 주던가!"

"싫어! 네 돈으로 줘!"

"엄마!"

"너는 일할 수 있는 나이지만 나는 아니잖아! 나이가 55인데"

"진짜 집이 싫다!"

"너는 나가더라도 우리 순돌이 뒷바라지는 해야해!"

"시발!"

"뭔발?"

"됬어!"

나는 집을 나간 이후로도 엄마는 나에게 돈을 요구 했어.

"순돌이에게 100 보내라!"

"순돌이 죽는다 1000 보내!"

"순돌이 1500 보내!"

이렇게 가지고 간 돈이 내가 30살이 된 지금 10억이 넘는다.

그래도 내가 다방 하나 사고 돈을 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공장, 물류센터, 술집, 다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벌 수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엄마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

천륜이라는 굴뢰에서 벗어 나고 싶다.

"자기야! 오늘 우리 집에 와!"


7장:한 밤의 빨래

"언니 저 왔어요!"

"자기야! 우리 보라랑 좀 놀아줘!"

"네! 언니!"

나는 순정 이모와 신나게 놀았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금방 잠에 들었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 잠에서 깼다.

그런데 울음 소리와 함께 엄마와 이모가 빨래 하는 것을 보았다.

"무슨 일이지?"

나는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었지만 너무 졸려서 다시 잠을 잤다.

다음 날 학교가 끝나고 우리는 순정 이모의 다방에 갔다.

나는 망고 주스, 기한이 오빠는 딸기주스, 엄마와 복자 이모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었다.

먹고 있는 중 어제 본 순정이 이모의 엄마가 왔다.

"야! 너! 나랑 의절한다고! 그정도 돈 때문에!"

"그정도 돈이라니! 내 인생을 받친 돈이야! 내 얼굴을 봐! 술집에서 접대 하느라 화장독도 올라오고! 공장에서 일해서 손도 더럽게 굳은 살이 많아! 내가 이렇게 까지 나를 혹사 하면서 번 가치 있는 돈이야! 엄마랑 순돌이 때문에 나는 남자도 돈도 다 빼앗겼어! 그런데 엄마랑, 순돌이는 나에게 돈을 요구해! 양심이라는게 있는거야!"

"이게 진짜!"

"그만하시죠! 아주머니! 나이를 먹었으면 곱게 늙어야지! 왜 딸에게 까지 피해를 주면서 삽니까? 어제 문자 처럼 조용히 시골 촌구녕에서 쥐 죽은 듯 사세요!"

"네년이랑 이 어린 년이 합작했구나!"

"엄마! 그만해요! 아들 도박 죄로 쳐 넣기 싫으면!"

"네가 뭔데 아들을 경찰에 신고한다 말아야!"

"순정아! 이 언니가 신고 할게!"

"그래요! 언니"

"나 갈란다!"

"다시는 오지마! 엄마!"

"언니 고소 진행해줘! 이건 증거 자료! 정말 고마워 언니!"

"어제 해 준 말 잊지말고 살아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그 날 이후 이모의 표정은 좋아졌다.

이 동네 사람들은 엄마와 빨래 하고 나면 표정들이 다 한결 좋아지는 것 같다.

이것이 엄마의 마법인가?


8장:하늘을 잃은 보라의 빨래 이야기 {20년 후}

내 나이 올해 30살인 황보라다.

나는 간만에 부모님을 모시고 강원도로 놀러갔다.

부모님은 너무 좋아하셨다.

우리는 맛난 회도 먹고 고기도 먹으면서 즐겼다.

"딸 우리 다음번에도 이렇게 놀자!"

"네! 엄마!"

"엄마가 너랑 많이 못 놀아주어서 미안해!"

"괜찮아요 엄마!"

우리는 숙소에서 잠에 들고 다음 날 저녁에 집으로 갔다.

집에 가는 길은 매우 춥고 어둡고 비까지 내리는 드라이브 하기 너무 안 좋은 날이다!

시야 확보가 잘 안되는 상태에서 운전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차 한대가 역주행을 해서 우리 쪽으로 달려 오는 것이었다.

나는 이 사고로 두 하늘을 잃었다.

사고 경의는 가해 차량의 음주 운전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음주운전 때문에 내 앞에 세상이 캄캄한 겨울 밤이 되었다.

퇴원을 하고 나는 장래식을 치렀다.

"엄마, 엄마"

그 때 엄마의 친구 순정 이모와 복자 이모가 왔다.

"보라야! 힘을내!"

"우리가 무슨 위로를 해 줘야 할지 모르갰다."

"보라야! 우리가 해줄 말이 있으니까 장래 끝나면 회색동 이모 다방으로 오렴!"

"네! 감사합니다!"

"우리가 옆에 있어 줄 까?"

"괜찮아요!"

힘들텐데 우리가 도와 줄게"

"감사합니다!"

나는 순정, 복자 이모에게 도움을 받았고 너무 감사했다.


9장:빨래

오늘 이모들의 도움을 받아 나는 회색동의 정씨 이모네 다방에 갔다.

그 곳에는 회색동 주민들이 모두 있었다.

"고맙다! 너희 엄마 덕분에 우리가 살 수 있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보라야, 너희 엄마꼐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어!"

"무엇을요? 순정이모"

"슬플 땐 빨래를 하라는 것을 "

"복자 이모"

"오늘 우리가 너에게 알려줄게 있단다."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 처럼 너의 상처도 시간에 맡기는거야!"

"시간이 흘러가면 너의 슬픔도 모두 마를거야! 빨래 처럼"

"빨래를 너도 한번 해 봐! 슬픔과 죄책감을 모두 녹여서 빠는 거야!"

"손으로 잘 문지르고 발로 밟다보면 아무도 모르게 힘이 막 생기는거야!"

"그러니까 보라야! 울지말고 다시 일어나!'

"빨래를 하면서 슬픈 기억들 다 잊어버려!"

"슬픈 네 눈물도 빨래처럼 마를 거야!"

"우리도 바람되어 너의 상처를 말려줄게 너희 엄마가 우리에게 힘이 되어 준 것 처럼"

"자! 힘을 내!"

"힘을네!"

"자! 아아 마시고 힘차게 나가는거야!"

"다들 감사합니다! 엄마, 아빠 죽고 나서 힘들었는데 덕분에 한 결 기분에 좋아지네요!"

"보라야! 앞으로 힘들 때 우리에게 와!"

"아아 서비스 주면서 빨래를 하면서 너에게 힘이 되어 줄게"

"이제! 저도 앞으로 나갈게요! 감사합니다!"

"우리 보라 화이팅!'

"예"

나에게 세상은 아직도 밤이지만 등불이 생긴 것 같다.

나는 빨래를 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힘을 내서 이 험한 세상 살이를 견뎌 낼 것이다.

또한 회색의 빛깔을 뛰는 사람들에게 바람으로 다가가 그들의 상처를 어루어 만지도록 자식을 교육하고 그렇게 살아야겠다.

우리 엄마 처럼

오늘도 나를 위해 모두를 위해 나는 빨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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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끼

"천사는 언제나 긍정의 에너지를 하고 있어서 좋아" 9살짜리 내 동생이 입에서 꺼내는 말이다. 긍정이라 참 좋은 말이다. 근데 나는 요즘 왜 긍정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을까? 나의 천사는 어딘가에 가출해서 집에 들어오지 않은 것인가? 나는 동생의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부럽다. 요즘의 나는 볼 수 없는 순수함이 그립다. 내가 지금 왜 이런 말을 머리속에서 말하고 있을까. 독립할 준비가 바쁘고 한창인데 말이다. 계속 물건을 싸고 버릴 물건을 버리고 있는데 이런 잡생각이 드니 아직 나는 사춘기의 감성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사춘기 감성과 함께 짐을 싸고 있는데 9살 동생이 내게 달려와서 물었다."이 원숭이 인형은 뭐야?" 나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네가 가져"동생에게 말했다. 동생은 신나서 원숭이 인형을 가지고 놀았다. 아주 크고 아주 헌 그런 원숭이 인형을. 계속 짐을 치우고 치었다. 10년동안 산 집에는 그 세월만큼의 많은 흔적들이 있었다. 오래전에 가지고 논 장난감, 기억에 잊혀진 숨겨둔 구몬 학습지 그리고 내 흑역사 저장고인 사춘기 일기장 기타등등이 이 집에 있는 화석처럼 잠들어 있었다. 나는 하나,둘 버리고 구몬은 찢고 찢어 숨겨서 버렸는데 일기장은 한번 궁금하여 열어봤다. 그 일기장은 열면 않되는 하나의 판도라의 상자였다. 판도라의 상자 안에는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 엄마와 선생님한테 혼난 이야기, 삼촌 결혼식 간 일, 할머니가 우릴 공격했던 일 그래서 내가 매일 밤 시달린 악몽 그리고 내 옆에서 항상 날 따뜻하게 안아준 원숭이 인형 끼끼가 그 안에 있었다. 나는 순간 아까 희철이가 가지고 간 인형이 떠올랐다. 그리고 난 잠시 마음 속 한 구절들이 울림을 줬다. 할머니는 엄마와 나를 괴롭혔다. "딸 낳은 년은 죄인이다." 옛날에 유행했던 가치관에서 할머니는 벗어나지 않고 있다. 엄마는 이런 할머니에게 매번 하녀처럼 살고 있는데 나는 이런 엄마를 볼 때마다 화가난다. 그러나 할머니가 드는 효자손 앞에 나는 그저 작아지고 약해질 뿐이었다. 내 인생에서 할머니란 존재 때문에 안에 천사는 자라지 못했다. 기쁨이라는 감정은 언제나 내 안 구석에 있었고 나에게는 불안과 슬픔이 가득 차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숨어서 우는 버릇이 생겼다. 방에 들어가 인형을 가지고 울거나 화장실에 들어가 눈물을 훔친적이 있다. 그런 나를 위로해 준 것은 엄마도 아빠도 친구도 아닌 끼끼였다. 끼끼는 커다란 팔을 가지고 있고 이로써 나를 크게 안아줄 수 있었다. 끼끼의 팔로 눈물을 닦고 마음에 부스러기를 치우면 내 감정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었다. 끼끼 덕분에 나는 불안했던 초등학교시절을 버틸 수 있었다. 내가 중학생이 되던 날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할머니 장례식에 들어갔는데 울고 있는 다른 가족들과 다르게 나는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역으로 슬픔이란 감정보다 기쁨이란 감정이 맨 앞으로 나왔다. 나는 무엇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천사는 좋고 순한 존재지만 타락의 긍정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마음 속으로 깨달았다. 그

  • 송희찬
  • 2024-06-29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입니다. 괴물

엄마가 오늘도 코를 훌쩍인다. 요즘들어 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와 내가 보이지 않을 때 코를 훌쩍이는 소리를 할 때가 있다. 오늘도 그런 케이스다.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여 엄마에게 다가갔다. 엄마는 내 발소리를 들었는지 코를 훌쩍거리는 것을 멈추고 나를 봤다. "엄마 비염 다시 생겼나보다."엄마에게 말하니 엄마는 "그런가봐"라 말하고 나를 피해 부엌으로 갔다. 나는 무심하게 할머니한테 공격을 당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눈은 붉어지고 나를 외면한 것도 아마 내 몸에 할머니,할아버지의 피가 흐르는 일종의 괴물이라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 가슴 속이 찝찝하고 답답하다. 우리 할머니,할아버지는 여느 가족의 할머니,할아버지처럼 평범하고 좋은 사람이었다. 나를 아껴주고 엄마와 아빠를 사랑한 좋은 부모, 좋은 시부모, 좋은 조부모였다. 나는 이런 할머니,할아버지에게 호감이 계속 가서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에게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살자 꼬셨다. 그 당시 엄마도 동생을 임신했을 때였고 아빠 사업도 확장이 되고 있는 시기여서 우리 가족은 빠르게 이사 준비하고 빠르게 이사를 갔다. 이사를 가서는 매일이 꽃날 같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 길은 나와 엄마,아빠, 할머니,할아버지를 괴물로 만들었다. 할머니는 가면을 쓰고 생활하는 사람이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근사한 노인이었다. 행복한 가정,돈 많은 남편과 돈 많은 아들을 둔 완벽한 여인으로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모습은 사라진 사람이었다. 할머닌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하는 사람이다. 할아버지도 아빠도 엄마도 모두 본인 손에서 놀아나야 속이 편한 사람이다. 나는 이사 1주일이 지나고 할머니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할머니가 내게 "이거 입어."라고 옷을 주셨다.그러나 이 옷은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의 옷이어서 할머니에게 약간의 어리광을 부렸다. 그러나 할머닌 "싫음 입지마."라 하시며 옷을 쓰래기통에 버렸다. 나는 당황하여 "할머니!"소리쳤지만 할머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옷을 버렸다. 이를 본 엄마가 할머니에게 "반품해 올까요?"라고 말하자 할머니는 버럭 화를 내면서 "아직도 거지근성 못 버려가지고 그러니 집안이 그 꼴이지"라며 말을 했다. 엄마에게 이렇게 말한 할머니에게 나는 갑자기 화가나서 소리쳤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신거에요. 엄마에게 사과하세요!"라고 소리쳤다. 이를 들은 엄마는 "그만하고 참아. 할머니에게 무슨 말 버릇이야."라고 날 말렸지만 할머닌 나에게 "내가 뭘 그리 잘못했는데" 라며 큰 소리를 쳤다. 할머니는 그리고 손에 방망이를 드시고 내 다리를 때렸다. 엄마는 아무 말 없이 이 상황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분해서 소리치며 울었다. 그러자 할아버지와 아빠가 다가왔다. 아빠는 이런 할머니를 보고 "그만해요."라 말하고 문을 크게 닫고 집을 나갔다. 할아버지는 이 상화이 재미라도 있는지 막 웃으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박수무당이 굿하는 것 같았다. 신이 들어온 것일까? 악귀에 빙의된 것일까? 할아버지는 마냥

  • 송희찬
  • 2024-06-28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입니다. 감정을 넣는 기계 간호사

오늘도 우리 병원에는 손님이 많다. 요즘 사람들의 마음이 많이 차갑고 힘들다는데 아마 코로나 19가 사람들 마음에 자리를 잡은듯 했다. 요즘 들어오는 환자들을 보면 단순 우울증도 있지만 딜루전과 가성치메의 비율도 크게 증가했다. "다들 정신이 약해서야."나는 정신과에서 일하고 있지만 마음만은 그들에게 자리 잡지 못했다. 같이 일하는 연두쌤이 엑팅아웃이 온 환자를 말리고 휴개실에 잠시 들어왔다.. "수쌤 요즘 환자들을 보면 너무 마음 아파 미치겠어요."라고 말을 한다. "잡소리는 일 끝나고 하자 연두쌤아" 나는 잡소리 하는 연두쌤을 뒤로 하고 섹션에 들어가 사무 업무를 처리했다. 그러나 마음 한 편에 연두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나는 그저 한숨을 쉬며 혼잣말로 "환자를 감정으로 보면 안되는데:::그렇다고 감정 없이 다루는 것도 않되고 참:::"라며 말을했다. 이를 들었는지 보호사님이 내게 다가와 커피를 권했다. 그러나 나는 할 일이 너무 많아 그의 선의를 거절했다. 일이 끝나고 퇴근 할라고 옷을 갈아 입고 준비할 때 연두쌤이 휴개실에 들어왔다. 나는 아침에 있었던 연두쌤 의 말이 신경쓰여서 그녀에게 작게 말을 했다. "연두쌤아 환자 너무 감정적으로 생각하지마 , 너만 피곤해져. 나이팅게일도 따뜻한 마음이 있어 위인이 됬지만 그녀의 좋은 판단력이 동력이 되어 사람을 살릴 수 있었던거야." 연두쌤은 이런 내가 당황스러운지 땀을 삐죽 흘리며 연두 쌤은 "네, 알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라고 말을 하며 나를 빨리 보내기 바빴다. 역시 선배의 말을 귀담아 듣기는 어린 것 같다.하지만 연차가 쌓이면 내가 말한 말을 알게 되겠지. 집에 들어오면 아들놈이 우리 집에 와 공부하고 있다. "민찬아, 엄마 왔어, 밥 먹자." 그러자 민찬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약간의 흐느낌이 느껴졌다. 나는 이를 보고 사춘기에 접어든 우리 아들이 감정 기복이 심해서 저렇게 우는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무시했다. "수민찬 너가 좋아하는 피자 사 왔어." 라고 말을했다. 그러나 아들의 흐느낌은 멈춰지지 않았다. 나는 속으로 이런 민찬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중3이나 먹어놓고 아직도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니 참 이기주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할 수 없이 피자 2조각을 접시에 담아서 2층 방 문 앞에 살며시 뒀다. 고르곤졸라를 먹으니 치즈가 늘어남에 따라 내 빈 자리가 늘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젤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했는데."혼잣말을 내뱉고 나는 방에 잠을 자러 갔다. 오늘도 환자와 보호자는 계속 밀려왔다. 내가 전담으로 맞고 있는 민지 씨는 딜루전을 가지고 있는 환자시다. 민지 씨는 나를 본인의 아들을 괴롭힌 천하의 못되고 싸이코 같은 년이라 생각하는 눈치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나를 보면 계속 손을 빌고 "우리 아들에게 제발 사과 해 주면 않되요? 아이가 집에서 나오지 않아요." 나는 그 말들을 듣고 흘렸다. 흘리지 않으면 내 정신력이 넘어갈 것 같기 때문이다. 뭐 내가 엄마였어도 저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인데 라는 생각이 계속든다. 아이가

  • 송희찬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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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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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01 22:10:43
    송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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