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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곡곡] 경북 영주 샘터서점(제2회)

  • 작성일 2021-08-01
  • 조회수 984

[책방곡곡]

 

 

 

경북 영주 샘터서점(제2회)

동시, 똑똑! - 권오삼 동시집 『개도 잔소리한다』

 

 

일시 및 장소 : 2021년 7월 12일 19:00, 샘터 3층
사회/원고정리 : 권화빈
참여자 : 의상대사, 우옥영, 김미경, 우병훈

 

 

 


책읽기 모임 ‘영주시 100인 독서클럽 휴(休)’ : 책을 통해 삶을 가꾸는 사람들의 모임

 

권화빈 :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벌써 7월 여름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7월 12일 “휴”를 만나 책 이야기를 진행할 권화빈입니다. 오늘은 권오삼 동시인의 동시집 『개도 잔소리한다』를 가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이 동시집은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20년 제3차 ARKO 문학나눔에 선정된 도서이지요. 다들 잘 읽어 보셨는지요? 동시집은 어린 시절 순수한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동시가 있지만, 잘 읽지 않는 책이 동시집일 수 있어요. 이 동시집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그간의 소식을 주고받았으면 해요. 7월 들어 서울 수도권 발 델타 바이러스가 나타나서 엄청 긴장되시지요.

 

의상대사 : 방역수칙을 보다 더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우옥영 : 좀 괜찮아지나 했는데……. 이제 웃을 수 없게 됐어요! 무지 속상해요.

 

김미경 : 하루하루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척 속상한 건 마찬가지예요. 그래도 여기 와서 큰 위로 받고 돌아가요. 한 걱정 내려놓은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연일 이어지는 빗속에서도 개와 함께(‘개도 잔소리한다’ 동시집) 싸우지 않고 잘 지냈어요. (다 같이 웃음)

 

의상대사 : 하루빨리 이 코로나 터널을 벗어났음 합니다.

 

우병훈 : 지금 우리 모두의 소망인 것 같아요. 에휴~~~

 

권화빈 : 그럼에도 우리 모두 마음 다잡고 이 위기를 슬기롭게 잘 극복해야겠어요. 책을 가까이하는 우리들은 더 슬기로우리라 봅니다. (웃음)

 

권화빈 : 그럼 오늘의 책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동시집을 소개하기 전에 스키마(schema)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스키마란 한마디로 배경지식을 말하는데 동시집을 읽을 때 그 동시집과 관련된 것들을 살펴보는 것을 말하지요. 이 스키마를 통해서 관심과 호기심을 촉발시키고 동기부여도 합니다. 그래서 그 동시집을 좀 더 깊고 폭넓게 이해하게 만들어 줘요. 그럼 우리도 이 동시집과 관계된 스키마를 한번 해보고 본격적인 동시집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잠깐 스키마를 듣고 싶습니다.

 

우옥영 : 책 표지를 보니까, 트럼프(지인의 개 이름)가 생각나네요. 잘 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트럼프도 혹시 잔소리를 할까요. (일동 웃음)

 

김미경 : 잔소리를 하는 것 같아요.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도 집 안 분위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 말을 하는 것 같은데, 강아지가 쓰는 언어를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개도 잔소리를 하는데 이해할 수 없어서. 그리고 품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의상대사 : 제 생각에는 개도 뭔가 불만이 있을 때 많이 짖지 않을까요? 그게 잔소리로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

 

권화빈 : 그래요. 개는 말은 못 해도 제 울음소리(짖는 것)를 통해 의사표시를 하는 것 같아요. 소리가 크고 길게 나면 엄청 큰 불만이 쌓인 것이라 볼 수 있겠어요 ㅎ

 

의상대사 : 그런 것 같아요. 동의해요.

 

김미경 : 예, 맞는 것 같아요. 개의 언어는 짖는 것으로 헤아려 보면 되겠네요. 재밌어요. 앞으로 트럼프가 짖는 개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겠어요. (일동 박장대소)

 

우병훈 : 앞으로 정승 같은 개? 들이 많이 쏟아져 나와야겠습니다~~ ㅎㅎㅎㅎㅎ

 

우병훈 : 개의 종류도 엄청 많은 것 같아요. 내가 아는 개에는 북한산 풍산개, 삽살개, 진돗개…… 그리고 똥개!~~~ (일동 웃음)

 

김미경 : 그러고 보니 거의 다 토종들이군요. 요즘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반려견들도 많이 있겠어요.

 

의상대사 : 음, 반려견이라…… 재패니즈 스피츠, 포메라니안, 카발리어 킹, 시~~~

 

우옥영 : 와, 대단하시네요. 반려견 동물원 차려도 되겠어요. (모두 크게 웃음)

 

권화빈 : 모두 대단해요. 이야기 풀어 놓으니 끝이 안 보이네요. ㅎ 이번에는 기어변속을 좀 해서 개와 관련된 속담 있으면 짚어 보고 오늘의 동시집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재밌는 속담 있으면 소개 좀…… 우리 옥영 님부터.

 

우옥영 : 아, 문득 떠오르네요. ‘개같이 벌어서 옥영(정승)같이 쓴다’! (웃음 만발)

 

우병훈 : 오, 박수! 정승같이 벌어서 개같이 쓰면? ㅎㅎ

 

권화빈 : 요즘 그런 늠들 많아여~~ 개같이 벌어서 개같이 쓰는 늠도 있고. ㅎㅎ

 

의상대사 : 가장 이상적인 것은 아마 ‘정승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는’ 분이 존경받겠지요.

 

김미경 : 갑자기 좀 심각해지네요. ㅎㅎㅎ

 

권화빈 : ‘같이’와 ‘가치’가 비슷하게 발음되네요. 그 차이는 엄청나지만! (일동 웃음꽃) 또 다른 건 없나요?

 

우병훈 : ‘개밥에 도토리’

 

의상대사 : 아, 그렇네! 많이 쓰이는 말이지요. 나도 개밥에 도토리처럼은 되지 말아야제. 세상살이가 그리 만만하진 않아요. 잘 어울려 살아야겠어요. 가끔씩 내가 먼저 냉면 한 그릇도 살 줄……. (모두 고개 끄떡끄떡 ㅎ)

 

김미경 : 이런 속담도 있어요. ‘제 버릇 개 못 준다’

 

권화빈 : 아, 좋아요. 자기의 본성을 버리지 못한다는 말이지요. 트럼프가 코를 벌름거리며 화 좀 내겠어요. (모두 웃음)

 

우옥영 : ‘개도 닷새만 되면 주인을 안다’도 있네요. 개도 자기에게 은혜를 베푼 주인은 바로 알아본다고 해요. 하물며 사람이 은인을 몰라봐서는 안 된다는 것을 경고하는 좋은 의미가 그 속에 숨어 있어요.

 

권화빈 : 어느 시대건 그런 싸가지가 바가지인 놈들이 많아요. 배은망덕한 놈들이지요. 세태를 반영한 쓴 속담입니다. 특히 정치판에서 그런 모습들이 많이 눈에 띄어 마음이 아파요. 자기 잇속에 따라 쉽게 배신하는 모습들이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아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김미경 : 마땅히 경계해야 할 말인 것 같아요. 뭔가 모범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 봅니다.

 

일동 : 늘 자각하고 명심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속담이네요! 삶이 아무리 힘들게 만들어도 인간의 도리는 잊지 말아야겠어요. 컹~~컹~ (웃음)

 

 

권화빈 : 이밖에도 많은 속담이 있겠지만 이만 줄이고 동시집 이야기로 넘어가야겠어요. 벌써 시간이 …… 스키마는 이렇게 재미있게 많은 이야기를 하게끔 합니다. 나중에 시 이야기를 할 때 자주 활용하셔서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너무 길게 해서 주객전도 되는 것은 피해야 하는 센스도 잊지 마시고요……. 그럼, 이 동시집을 읽고 든 생각과 특히 내 눈에 들어온 동시 한 편씩 소개해 주시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김미경 : 권오삼 선생님의 열한 번째 동시집이네요. 여전히 재미있게 쓰시는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한 편 읽어 보겠습니다. 리듬이 살아 있어 읽기에 아주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겠어요. 그럼 낭독할게요. (모두 큰 박수)

 

   화장실

 

    몸무게 줄이는 곳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150그램 정도 줄이는 건 문제없다
    150그램만 줄여도
    몸이 날아갈 듯 상쾌하다

- 46쪽, ‘화장실’ 전문

 

권화빈 : 아, 목소리 좋아요. 화장실에 다녀오면 뭔가 가뿐해지는 기분이 들지요. 각자의 경험담을 듣고 싶어요

 

우병훈 : 화장실에 두 번 세 번 가면 1킬로는 빠지는 기분이 들어요. 그런데 저울 위에 올라가면 몸무게가 그대로인데 왜 그럴까요. (일동 박장대소)

 

의상대사 : 저는 아침에 화장실 안 가면 큰일 나요. 하루 일상에 지장이 있어서 갔다 오면 상쾌하고 개운합니다.

 

우병훈 : 설사~~~ (박장대소) 다이어트가 생각나네요. 공짜로 다이어트 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하루에도 몇 번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옥영 : 그러네요. 가끔 마음이 그럴 때, 화장실이 저에게는 해우소 역할 같아요. 몸도 비우고, 마음도 비우고, 생각도 비울 수 있는 안식처.

 

김미경 : 어릴 적 급히 화장실 가다가 그만 세면장에 미끄러져 넘어진 기억이 나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요. 안 다친 것만 해도 다행이었지요 ^.^

 

우옥영 : 전 이 동시로 했습니다. 이 시집의 주제시인 것 같아서 골랐어요. 17쪽입니다. (읽기 시작/박수)

 

   개도 잔소리한다

 

    엄마만 잔소리하는 게 아니다
    엄마 개도 잔소리한다

 

    “집에서 왕왕 짖어대면
    관리실에서 방송한다고 했지?
    엄마 말 안 들을 거야!”
    “엄마는 잔소리밖에 할 줄 몰라.
    우린 언제 전원주택으로 이사 가지.”

 

    엄마 말 안 듣다가 목덜미를 물린
    어린 강아지가 식탁 아래로 들어가
    몸을 납작 엎드린 채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고 있다

- 17쪽, ‘개도 잔소리한다’ 전문

 

권화빈 : 실제로 그런 것 같아요. 개의 표정 속에 모든 게 보이거든요. 주인의 말 한마디에 무언가 알고 있다는 듯이 왕왕거릴 때면. 누군가 나를 뜨끔하게 해주고, 잔소리하는 어머니가 옆에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김미경 : 집에 있는 개도 그래요. 갑자기 조용히 있던 개가 짖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모습들이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가 모르는 걸 개는 알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구요.

 

의상대사 : 이 시집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을 듣는 것 같아요. 어린 강아지가 엄마한테서 야단을 맞는 모습이 가엾어 보여요.

 

우병훈 : 엄마가 대단히 권위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요. 카리스마도 있어요. 폭군 같기도 하고요. 찍소리 못 하는 어린 강아지가 왠지 힘없고 돈 없고 권력 없는 서민들을 떠올리게 해요. 한편으론 서글픈 맘이 듭니다.

 

우옥영 : 저도 공감이 가요. ‘우린 언제 전원주택으로 이사 가지’라는 구절에서는 나도 모르게 그만 손수건을 꺼내게 만들어요.

 

권화빈 : 부동산 문제(?)가 잘 해결되어 모두가 잘사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어린 강아지가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내뱉는 한 마디가 집 없는 민초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집을 거주의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고 소유나 재테크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큰 문제예요. 다음엔 누가?

 

의상대사 : 저는 돈의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동시 한 편을 읽겠습니다. 20쪽입니다. (모두 박수)

 

   행복한 동전

 

    엄마보다 앞서 뛰어가던 세 살 아기
    뭔가 주워 엄마에게 쑥 내민다

 

    엄마, 제가 처음으로 엄마께 드리는 돈이에요
    하듯이

 

    “아유, 우리 아기가 돈을 다 주네.”
    엄마는 아기가 준 돈을 받아들고
    깔깔 웃으며 아기 손 꼬옥 잡고 간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10원짜리 동전
    어린 천사 만나 행복한 동전이 되었다

 

   

- 20쪽, ‘행복한 동전’ 전문

 

권화빈 : 좋아요, 아주 나긋한 톤입니다. 그럼 10원짜리 동전에 대해서 말해 볼까요? 여러분의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재밌는 에피소드 없나요.

 

의상대사 : 요즘은 10원짜리가 있어도 잘 쓰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길에 10원짜리 동전이 떨어져도 줍지 않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은행에서도 귀찮다고 잘 안 받아 주려고 해요.

 

 

권화빈 : 예전에 은행에 저금통을 갖다 줬더니 은행 직원이 반려하더군요. 그래서 좀 난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싫은 소리도 좀 한 것 같아요. 예전 시골 역 마당에 장이 섰습니다. 그때 장이 끝나면 큰 마당을 직접 쓸었던 기억도 있어요. 역 광장을 쓸면 동전 줍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장터가 사라지면서 오롯이 옛 기억으로만 남았네요.

 

김미경 : 공중전화가 생각나요. 공중전화에 잔돈이 있으면 호주머니 안의 10원짜리를 꺼내 나머지를 채우면 100원이 똑 떨어졌던 기억이 나네요. 한때의 즐거운 기억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젠 10원짜리 동전이 동전 같지 않아요.

 

우옥영 : 저는 이 동시를 읽고 가슴이 찌릿했어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10원짜리 동전의 가치를 새삼 느꼈다고나 할까.

 

우병훈 : 저는 이 아이의 손을 통해서 모성애를 짚어 봤어요. 어머니가 아이가 내민 손을 꼬옥 잡아 주는 모습에서 무언가가 가슴 속에서 뭉클 치솟아 오르는 것을요.

 

의상대사 : 저도 공감해요.

 

권화빈 : 그래요. 이런 아름다운 모습들을 자주 봤으면 좋겠어요. 어려움을 잘 모르고 크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부모에게도 책임이 있겠지요. 현대 물질만능주의도 많이 경계해야 되겠어요. 이제 한 분 남았군요. 우병훈 님은 어떤 동시가 더 맘에 와 닿았는지요?

 

우병훈 : 저는 44쪽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을 꼽겠어요. (낭독)

 

    스스로 해야 하는 일

 

    이 세상에는 자기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 꼭 있다

 

    푸드덕 부지직 배 속 똥통 비우기
    솨아아 쭐쭐쭐쭐 배 속 오줌통 비우기
    뿌우웅 뿌운 배 속 가스통 비우기
    치카치카하기와 세수하기

 

    이런 건
    산적, 해적, 조폭 두목이라도
    부하들에게 절대로 시킬 수 없다
    이런 일은 스스로 해야 한다
    대통령, 국왕, 회장이라 해도

 

권화빈 : 오, 멋진 낭독입니다. 굵은 목소리로 조용히 힘 있게 잘 읽으셨습니다. 귀에 쏙 들어오네요. 이 동시를 들으면서 모두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요?

 

의상대사 : 제목이 우선 뭔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과연 스스로 해야 할 일이 아이들에겐 어떤 것이 있을까 하고 질문하게 했습니다.

 

우옥영 : 대통령도, 돈 많은 기업의 회장도 결국 이런 일들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었지요.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고요.

 

김미경 : 옥영 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살면서 평등한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동시가 아닌가 싶어요. 권력과 돈을 가져도 이런 일에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해주는군요.

 

권화빈 : 맞아요. 시인은 이런 사소한 듯한 것에서 깊은 주제를 찾아내는 능력과 재주를 가졌습니다. 일상에서 동시의 소재를 건져내는 모범을 잘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주시 100인 독서클럽 휴(休)’ 회원들

 

권화빈 : 이제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한 분 한 분 한 마디씩 하고 끝내야겠어요.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시의 세계를 들여다봤습니다. 준비된 간식을 먹으며 뒷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요약 발언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옥영 : 권오삼 선생님의 동시집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동시란 아이만 읽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이제부터는 항상 어른 친구처럼 가까이하겠습니다. 이 동시집을 통해 동심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깊이 감사드려요.

 

의상대사 : 동시집 제목이 내 눈을 붙잡았습니다. 다정하면서도 따뜻한 친구 같은 마음을 가지게 했습니다. 동시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가치를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동시를 읽겠습니다.

 

김미경 : 아주 동시 맛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트럼프가 나를 향해 아직도 무언가를 말하면서 짖고 있는 것 같아요. 시어 한 구절 한 구절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동시의 맛을 제대로 봤습니다. 동시로 세상을 읽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병훈 : 한 편의 동시가 주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시의 깊은 맛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어 한 자 한 자가 주는 인상은 깊었습니다. 거리감 없이 앞으로 자주 동시를 접하는 시간을 만들겠습니다.

 

권화빈 : 긴 시간 ‘동시, 똑똑’이라는 주제로 동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말 그대로 동시의 문을 똑똑 두드려 열고 신비한 동시의 세계를 마음껏 여행했습니다. 이 시집에 실린 50편의 동시를 감상하면서 동시의 또 다른 맛을 깊이 음미했습니다. 제목이 주는 호기심, 행과 연의 조화, 리듬감, 개성 있는 표현, 이미지의 풍부함은 이 시집의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한 편 한 편의 동시가 주는 깊고 넓은 울림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이제 마지막 8월 모임만 남았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지미를 거두고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모두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권화빈
사회자 / 권화빈

책은 삶이다”라고 책의 정의를 내리는 시인 겸 독서운동가

 

의상대사
참여자 / 의상대사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책의 가치를 역설하는 휴, 열혈청년

 

우옥영
참여자 / 우옥영

피부 케어를 하며 책 삶도 열심히 케어 하는 휴 운영위원

 

김미경

참여자 / 김미경

휴 살림을 알뜰살뜰 챙기며 아름다운 ‘책삶’을 살아가는 총무

 

우병훈

참여자 / 우병훈

휴의 홍보위원으로 책 읽기를 엄청 즐기는 빼어난 실력의 多讀家

 

 

 

/////  “ 내가 독서운동가로 불리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아침마다 내 베개 위에 펼쳐진 한 권의 책이 오늘의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

- 독서운동가 권화빈

 

 

   《문장웹진 202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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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7-01
거대한 존재들의 무한한 경탄

[에세이] 거대한 존재들의 무한한 경탄 제이크 레빈 소개 거의 12년 동안 나는 한국 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다. 지난해부터 강의하는 교사의 내면적 생활과 관련된 일기와 같은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 외국인 교수로서 처음 강의를 시작했을 때 모든 것이 낯설고 이방인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한국 문화에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교수의 삶은 익숙하지 않다고 믿는다. 학생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고 다른 교수의 마음도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강의실에 들어갈 때마다 새로운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이전에 만나지 못했던 민족을 만나는 것 같이 나는 죽을 때까지 방랑자처럼 매일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 학교에서는 현실에 경험한 것이 꿈꾸는 것 같고 꿈꾸는 것이 더 현실처럼 느껴지듯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가끔은 사라진다. 이 산문은 시나 소설이 아니고 현실의 기록도 아닌 교사로서의 삶의 내면적 반응이다. 교사는 인간이다. 가끔 사회가 인문대 교사의 인간중심주의를 억압한다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의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계산하지만 인문학과 시의 영향력은 계산될 수 없는 가치다. 인간중심주의 가치를 점점 찾기 힘든 사회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문화를 배워야 한다. 이 모순적인 긴장의 환경에 존재해야 한다. 학교의 목적은 타인의 인간성을 인정하는 것에 있다. 이 산문은 한 인간의 존재하는 기록이다. 거대한 존재들의 무한한 경탄이라는 제목은 완전한 이해가 불가한 타인의 인간성을 발견하는 것에서 왔다. 이 기록은 내 개인적 경험과 전해 들은 동료 교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며 영어로 작성한 문장을 나의 소중한 학생 김혜인이 나와 함께 번역하였다. 지우개 머리 어떤 날 나는 대답하기 위해 여기 있고, 어떤 날 나는 오직 듣기 위해 여기 있다. “질문 있어?” 많은 학생들이 질문의 형태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그다지 어려울 것 없는 예술을 배웠다. 그런 질문에 대답하는 유일한 방법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질문자가 자신의 질문에 답변하는 동안 사용감 있는 지우개처럼 커피를 홀짝이며 머리에서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것을 느껴 보라. 학생들의 목소리는 배경소리가 되어 가다가, 불현듯 보이스 오버. 지우개는 부러지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얼룩을 견딜 수 있을까? 숭고한 느낌 지난 몇 주간, 를 듣는 학생들은 책상 아래 숨어 있었다. “교수님, 저희는 불확실성에 머물고 있어요.” 그들은 말한다. 일정 기간 동안 불확실성에 머문 뒤, 한 학생이 책상 아래서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저는 숭고한 느낌을 얻었어요.” 그들이 말한다. “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압도당해 죽음이 무섭고 두려워요.” “이제 제 핸드폰 돌려주시겠어요?” 정적. 학생이 나를 응시한다. 정적. 나는 천천히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학생을 응시한다. 흰 두루미 “주말 잘 보냈니?&r

  • 관리자
  • 2024-07-01
아, ‘장르 문학’ 하시는구나

[에세이] 아, ‘장르 문학’ 하시는구나 김용언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고, 열심히 읽고, 그에 관한 잡지를 만들고, 또 가끔은 관련 공모전 심사를 보면서 언제나 느끼는 바가 있다. 한국에서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이해도는 여전히 심각하게 척박하다는 점이다. 가장 모순되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은 ‘장르 문학’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다. ‘(그냥) 문학’1)의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소설들은 굳이 ‘장르 문학’이라고 불린다. SF, 판타지, 미스터리/스릴러, 로맨스, 공포, 무협 등의 꼬리표가 붙고 낱낱이 분류되며 ‘문학은 문학이지만 그냥 문학이라고 부르기보단 그 안의 장르로 명명되어야 하는’ 존재가 된다.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장르 문학에 속하지 않는 작품은 그냥 문학이 아니라 ‘비장르 문학’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아니면 순문학 역시 일종의 장르임을 인정하면서 모든 작품을 ‘장르 문학’이라고 불러야 하는 건 아닐까? 예전 한국 문단에서는 ‘순(純)’이라는 단어가 참여 문학/민중 문학 등의 대립항처럼 불렸다고 하는데, 지금에 와서는 참여 문학/민중 문학도 ‘그냥’ 문학에 포함된 것 같다. 아무튼 거칠게 말해서 ‘장르’를 사용하지 않고 인간과 현실 자체에 집중하는 소설을 ‘그냥’ 문학으로 호명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장르’로 호명되는 특정한 이야기들에는 그 장르가 만들어지게 된 역사가 있고 또 그 안에서 통용되는 특정한 규칙이 존재한다. 그런 약속된 구조와 규칙을 이용해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해서, 그 결과물이 ‘그냥’ 문학으로 불릴 수 없고 장르 문학으로만 불려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장르 문학도 문학임을 인정하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그건 너무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굳이 받아들여 달라고 애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그 장르 문학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불편해지는 순간들이 자꾸 찾아온다. 이를테면 한국 작가의 소설이 해외로 번역되었을 때 현지 리뷰들을 찾아보면, 스릴러/미스터리/공포 등의 명칭을 명확하게 부여하면서 소개한다. 한국에서는 기존 등단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때 ‘추리적 기법을 활용한’ 또는 ‘경계를 넘어선 상상력을 발휘한’ 등의 애매모호한 문구로 시작할 때가 많은데, 해외에서는 자신들에게는 낯선 작가의 번역 작품의 특성을 단번에 설명하기 위해 ‘이것은 스릴러다’ 또는 ‘이것은 공포소설이다’라고 알려준 다음 그 작품의 특성이 어떤 점에서 새롭고 멋진지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장르 문학과 장르 아닌 ‘그냥&r

  • 관리자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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