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극, 한 탄, 불 쌍 해, 의미 없 는
- 작성자 AZ
- 작성일 202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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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모된 연필심 끝에는
구겨진 자국만이 가득한 창작이 있었다
르네상스 시대
은화 몇 닢을 손가락 사이에 꽃고 춤을 추는 집시가
발뒤꿈치가 잘려 굽 높은 신발을 신고 거리를 누볐다
그녀의 장례식에는
왜인지 모르게
수많은 동전들이 값싼 단화에 담겨 왔다
무슨 전개가 그래, 하며 웃던 아이는
얼마 가지 않아 입고 다니던 교복 셔츠를 새로 샀다
텅 빈 교실 안에서
세상 밖으로 꺼내진 갈비뼈에게 저녁 노을을 소개시켜 주더라
어둑해지는 바람을 불어넣어 주다가
흉부에 가득 찬 모양인지
다리 두 개를 떨어뜨리며 하늘을 날았다
-오늘 나는
해질녘을 머금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색을 가진 풍선이야
바람이 빠지면 땅에게 안겨서
내일의 아이들에게
짓밟히겠지
-
내일은 오늘보다 일찍 밤이 올 것 같아
미리 풍경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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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Z
- 2024-06-26
아직 여름인 이곳눅진한 공기에 목이 메여 냉장고의 김을 마셨다기도를 타고 흐르는 냉기가 고개를 꺾더니그대로 나를 재우고는 사라지는 푸름을 향해 흩날렸다쨍그랑, 소리와 함께부러진 목을 더듬대며 찾아냈다침잠된 나의 시야 속 눈동자에 붙어 있던간장 냄새가 나는 유리 조각이 얼음을 깨뜨리고 있었다살갗을 벗겨 낼 만큼 차갑고 따가운 형태로 온 몸이 감겨서피부 속 구멍들이 입수를 저마다 외치고 있었다이대로네가잠들면지금우린숨을쉴수없어하지만나는너무외롭고냉기서린이곳에갇혀있는걸우리를들이키면돼갈증이난다면서로를들이키고서로의살을벗겨내고발라내며물이되는거야우리의푸름이소멸의근원이되는거야?그렇게나마지금의목마름을해결할수있어어차피이곳은바다잖아너와우린심해에갇혀있는거야숨을 들이켰다근육을 풀고중얼대는 목소리와 함께바다에 빠지며 입을 열었다다시 숨을 쉬어우리의 갈증은 곧 메말라가
- AZ
- 202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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