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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눈

  • 작성자 데카당
  • 작성일 2023-11-04
  • 조회수 344

흩날리는 눈들이 보인다

오돌토돌 튀어나온,

반질반질 매끄러운 눈들

서로 매인,

그러나 퍼져있는.

이제는 나를 보는가?

눈이 나를 보는지,

내가 그 속에도 있는건지

자각 없는 눈은 그렇게

은밀한 강탈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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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약처리 도기 조각과의 대담

나를 위해 죽어줘, 나를 찢어줘 내 머리를 비집고 나온 숨구멍을 찢어줘 손으로 다정히 감싸안고 부드럽게 찢어줘 전지가 부착된 내게서 전선을 뽑아 둥그렇게 둘러줘 경동맥을 얼싸안은 감동으로 말이 안 나오도록 나선형으로 둘러서 조바심을 내고 올라가도록 눈에 들어오는 빛에서 보이는 숨구멍 주위로 동그랗게 감아줘 갈길 없는 전자가 내 눈으로 돌아나오도록 그리곤 들끓는 전자들의 난교로 문드러질 눈알도 파내줘 난교와 고난의 차이를 알려줘, 이와 뒹구는 나에게 이를 씹는 이가 내려앉게 구멍을 파고 수정체를 놓아줘 수정한 이를 머리에 가져가줘, 표백된 두피를 만들어줘 녹슨 선로에 앉아 전선에 매달린 참새들을 바라본다 참새들의 눈에도 전자가 있는데, 참새들의 목에도 피가 도는데, 참새들의 숨구멍에도 전지가 박혔는데, 그러면 참새들도 선로에서 이런 생각을 할까 잘 모르겠어, 그러니 날 위해서 죽어줘 나를 찢고 죄고 파내서 강간해줘 열차가 녹을 벗기며 다가오기 전에, 선로를 죄는 두갈래 바퀴를 끌어안고 바스러지기 전에

  • 데카당
  • 2024-07-03
모내기

어떤 단상이 떠오르다 사라진다, 망치가 날아든다 망치도 그냥 망치가 아니라 온갖 망치들이 날아든다 단상 위에 오르려 했던 나를 내리찍는 망치, 자리에 앉은 내 무릎에서 노려보던 망치, 모내기에 만난 망치, 그러니까, 당근같은 말뚝을 박던 시뻘건 망치, 그 말뚝이 뚜벅뚜벅 걸어와 머리 위에 앉았나보다 말뚝이라면, 뚜, 벅, 뚜, 벅,의 박자로 왔겠지 변박을 제시하는 망치들의 걸음걸이도 뒤따랐겠지 뚜,벅뚜, 벅, 뚜벅뚜 머리에 앉은 말뚝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피가 자라난 논에서 물을 빼는게 어떠냐고 묻고, 자리를 잡지 못하는 말뚝을 들어서 봉긋 솟은 곳에 둔다 구릉에 묶인 구름같이 고요한 말뚝, 잠이 와 눈을 감는다 어떤 단상이 떠오른다, 망치가 걸어오는 단상 걸어온 망치가 단상 앞에 멈춘다 망치를 그려나가던 구릉에 망치가 오른다 올라온 망치가, 망치가... 단상이 흩어진다 흐릿해진 단상과 평탄화된 구릉, 말뚝이 가운데 박혔고, 검붉은 것들이 날려서, 사진을 찍었다면 당근과 눕혀놓은 망치 하나일 텐데 어떤 단상도 떠오르지 않아서 카메라가 없었다

  • 데카당
  • 2024-07-02
가편집본-제목없음

데릭 앤 더 도미노스의 레일라를 듣는다. 으, 너무 유명한 건 싫은데. 하지만 내가 들으려고 하는 부분은 슬라이드 기타 솔로인걸, 남들은 리프를 좋아하거나 어쿠스틱 편곡을 듣는다. 기껏 솔로 잘 뽑아놔도 듣지 않는 건 부정타는 짓이다. 재미없는 사람들. 재미없는 사람들의 재미없는 취향이 음악시장을 더럽힌다... 그래, 음악인은 돈도 못 벌고 마약, 알코올 중독으로 요절해야 하는 것이다. 믹 재거를 저주하며, 디오를 추억하며, 브라이언 존스는, 누구세요? 어서 시체가 되어야 더 열광하며 듣지 않겠는가, 그렇다기에는 이엘피보다 킹 크림슨이 좋긴 하지만. 플리의 다음 곡은 이생강류 대금산조. 어떤 친구는 국악을 배우는 내가 메탈을 듣는게 신기하댔다. 메탈보다 락을 더 듣는데. 그 친구가 듣는 음악들은 크립, 좋은 밤 좋은 꿈... 재미없는 친구. 재미없는 사람이니까 재미없는 친구들이겠지. 나는 왜이리 재미없게 살아왔나? 인생 길다지만, 누가 졸업하고 친구를 만든다고. 대금산조인 이유는 국악기들에 하나씩은 붙은 하자가 그나마 적다는 것. 가야금, 거문고는 음량이 작고, 피리, 단소는 음역대가 절망적으로 좁다. 해금, 아쟁은... 이어폰으로 듣기에는 너무 째진다. 태평소도 마찬가지. 이런 악기들로 몇백년을 버텼다니, 조선, 꽤나 대단할지도? 대금은, 저 단점들을 골고루 갖는다. 애매한 음량, 애매한 음역대, 이게 독주악기라니, 유교 문화권의 고매하신 양반님네들은 무슨 재미로 음악을 들었나. 산조가 없을 적에는 더더욱, 청성곡 수제천, 그 외 비스무리. 아, 미안합니다, 국악 전공자들, 나는 전공생이 아닌지라. 재미없는 귀를 가졌기에 해금의 멋을 모르고, 거문고의 풍류를 모른다. 양반들도 몰랐을걸? 풍류는 기생에서 나오지 거문고에서 나오지 않았을 테니까. 기만자들, 돈 많고 세금 안 내니까 그러는 거다. 산조를 소개할 때는 참 낯간지럽다. 산조 들어볼래? 마음속으로는 거절을 바라면서. 그렇다, 가 나오면 우선 놀란다. 정말? 그리고 어떻게 해야 짧게 말할지 고민, 물론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뭐뭐뭐류 대금산조 중 무슨 장단, 으, 길어, 이걸 발음해야 한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괴롭다. 하긴, 나는 비대면으로만 소통하는 사람인걸, 대면시에는 헛소리와 욕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좁은 어휘에서도, 좁은 욕의 스펙트럼. 지람, 염병, 또, 뭐였지. 하여튼,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나와 소통하고 싶은 사람도 나처럼, 전기가 연결돼야 말을 할 수 있기를. 상대적 박탈감 따위 느끼고 싶지 않으니까. 혀가 꼬이는 기분을 느끼는 꼴을 직접 보고 싶지도 않다. 꼴사나워, 이런 꼴은 나 하나만 있어도 역치다. 역치마다 토를 한다면 사흘만에 탈수로 죽겠지, 아, 부럽다, 그런 가능세계의 나, 그런 감수성의 나, 그런 예민함의 나. 상대적 박탈감, 어감이 참 좋다. 비교를 기반으로, 나같은 사람의 비교를 기반으로, 다져진 사람들의 패배감, 싸운 적도 없으면서, 으, 다시 보니 별 같잖은 말이나 만들어 냈다. 언더독이 되고 싶은 개새끼, 그저 자라서 보신탕이나 될

  • 데카당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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