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 from the North Country
- 작성자 김백석
- 작성일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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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516
Girl from the North Country
저녁 보다는 새벽에 어울릴 시간. 나는 흥얼거린다. 신나는 일도 불행한 일도 없이. 단지 주문처럼, 그저 습관처럼. 아니 이걸 습관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으으음
으으음
멜로디는 아마도 밥딜런의 노래.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 중요한것은 내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수의 노래를 듣는 다는것. 그래서 그것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는, 그런것이 더욱 중요하다 내게는.
인스타에 들어간다. 릴스를 내린다. 예쁜여자가 춤을 춘다. 천박하다. 얼마나 몸을 팔아 댔을까. 몇개를 내렸다. 눈이 아프다. 눈을 엄지로 누른다. 인스타의 홈 버튼을 누르고 스토리를 누르고 누르고 누르고.
그들의 삶이 영점 몇초 만에 스쳐 지나간다.
급식 사진을 올린 친구. 빠르게 넘긴다. 친구가 여친과 찍은 인생네컷을 본다. 못생긴년들이 잘도 연애한다. 친구의 여자친구의 인스타에 들어간다. 이런년을 보고도 자지가 서나. 혼자 웃는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핸드폰을 끈다. 방의 불을 끈다. 인스타는 이제 재미없다. 다시 핸드폰을 킨다. 어두워진 방에서 옅은 불빛이 서린다.
트위터에 들어간다. 06변녀 구함, 자평 받아요, 좋아요 백개면 실섹 아무나. 그래 어차피 팔이댈 몸이면 당당하게 팔아라. 역시 인스타 보다 재밌다. 도파민이 올라온다. 모든것을 눈에 담는다. 방은 어둡다. 핸드폰은 더 밝아진다.
트위터 글에 좋아요를 누른다. 그리고 메세지를 보낸다. 저랑 해요. 가슴이 뛴다. 트위터에 있는 프로필에 들어간다. 꽤 잘생기게 찍은 사진이 있다.
계속 하트를 누른다. 저랑 섹스해요. 메세지를 끊임없이 보낸다. 나는 스팸 문자처럼, 공장처럼 메세지를 뿌린다.
띠링 알람이 울린다. 답장이 왔다.
ㅋㅋㅋ그럴까요
여러 메세지가 오간다. 일종의 공식이 있다. 굳이 상대를 알려고 할 필요가 없다. 서로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을것이다. 아마도.
단순한 흥미 위주의 장난 그러다가 날짜를 잡고 장소를 잡고 술을 사고 그리고 그리고 섹스를 하는 것이다. 그저.
주머니에 있는 전담을 빤다. 연기가 나온다. 내일은 토요일이다. 걔도 나도 학교에 가지 않는다.
내일 만날래?
어차피 잃을 것도 없다. 그런 관계다. 다른 여자들의 답장은 오고 있다. 까이면 딴년한테 들이대면 그만이다.
한 몇분있다가 답이 온다. 승낙이다.
또 다른 여자에게도 답장이 온다. 다른 이야기를 나눈다. 만나기로 한 여자가 묻는다. 어디서 만날지를.
서울에서 볼까? 최근에 나온 영화 볼까?
필요에 따른 질문들이 쌓인다. 목표는 분명하다.
그래 그래 그래
필요에 따른 답들이 쌓인다. 목표는 하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엄지는 빠르게 움직인다. 걸레같은 여자들은 다 똑같다. 이렇게 말하면 ㅋㅋㅋㅋㅋㅋ을 치고 저렇게 말하면 이렇게 대답한다.
어느새 해가 떠오른다. 하늘이 주황빛을 물든다. 커튼을 내리고 핸드폰을 끈다. 아침이 오고있다. 내일 보려면 지금이라도 자야한다.
전담은 매트리스와 침대 사이에 숨긴다. 삐꺽이는 침대에 눕는다. 거의 2주만의 섹스다. 역시나 기대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저번주는 아쉽게 꽝이었다. 여드름에 돼지년이 화장을 떡칠한게 아직도 눈앞을 어지럽힌다. 상상만 해도 토가 올라온다.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그래도 이번에는 봐줄만하겠지. 몸에 나른해진다. 눈이 감긴다.
내일이 왔다. 시간은 오후 3시. 몸은 가볍다. 집은 한가하다. 엄마와 아빠는 아마도 골프를 치러 갔겠지. 아무도 없다. 썰렁하기 그지 없다. 이상한 한기가 느껴진다. 참을 수 없는 금단 증상을 느낀다.
베란다를 열고 연초를 꺼낸다. 하나를 배어문다. 라이터가 켜지는 소리. 연기가 뿜어진다. 혀로 입술을 햝는다. 캡슐의 달달한 맛이 느껴진다. 순간 나른해 진다. 도파민이 올라온다. 짜릿한 느낌이 든다.
이제 준비 해야한다. 부시시한 머리를 감는다. 향수를 뿌린다. 머리에 약을 치고 옷을 빼 입는다. 손목에 애플 워치를 찬다. 충전이 안되있다. 어제했어야 하는데 까먹었다. 어쩔 수 없다. 그냥 껴야한다.
지하철을 탄다. 노약석에 앉은 여자들이 보인다. 거참 아침부터 더러운 꼴을 본다.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꼭 인성도 박았다. 나는 그 년을 몰래 영상으로 찍는다. 인스타를 키고 스토리에 올린다.
검은 글씨로 못생긴년들이 인성도 안좋아요 꼭. 그냥 스토리에 올리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이미지 관리를 해야한다. 친친을 건다. 스답이 왔다. ㅋㅋㅋㅋㅋㅋㅋ부터 여러가지 이모티콘. 나는 옅게 웃으면 하트를
누른다.
시간은 빠르게 간다. 어느새 도착했다.
우리는 서울에서 보기로 했다. 여자는 평범하게 생겼다. 찐한 코 쉐딩과 진득하게 붙어있는 쌍테. 쫙 달라붙는 옷들, 가슴을 부각시키는 힌티. 빠져 나온 브레이지어.
나는 속으로 웃는다. 너무 평범해서. 아니 너무 전형적이어서. 딱 먹기 좋게 생겼다. 도파민이 올라온다. 이번에는 뽑기 성공이다.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영화를 본다. 조용한 영화관에서 거의 단둘이, 서로의 귓속에 말들을 속삭인다.
영화 재밌어?
귀를 간지럽히는 야릇한 입김. 나는 그녀의 귀를 약하게 문다. 보통 여자는 이쪽이 민감하다.
그녀의 손이 내 사타구니로 온다. 확실히 이년도 한두번 놀아본게 아니다.
그래 연인처럼. 영화는 빠르게 끝난다. 쿠퍼액이 찔끔 나왔다. 야릇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빠르게 모텔을 잡는다. 앞 편의점에서 술을 사고 그녀와 들어간다. 약간 안달난듯. 술을 마신다. 안주로 닭발을 시킨다. 홍조가 띤다. 목소리의 톤이 올라간다.
야한 이야기가 온간다. 어떤 체위가 가장 꼴려, 성감대기 어디야, 그러다 옷을 벗는다.
영상을 찍는다. 핸드폰을 탁자 위에 올려 놓는다. 모든 것이 담긴다.
사랑이며 유대며 하는 눈에도 안보이는 것들은 원래 그랬던것처럼 사라진다. 진득한 쾌락이 그 안에 담긴다. 그러니까 모든것이 담긴다.
그녀를 품에 안는다. 뒤로 관계한다. 그녀의 목을 잡는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그녀를 껴 안는다. 옛기억이 떠오른다. 흥분과 고양으로 시간이 느려진다. 첫사랑이 떠오른다. 첫 섹스가 떠오른다. 더 쌔게 그녀를 끌어 안는다. 야릇한 비명이 울린다. 귓속에서 그 소리는 변질되고 메아리친다. 오래된 이의 목소리로 변해간다.
세번쯤 사정한다. 모든것이 끝난다. 쾌락은 진득한 액체로 흘러나온다. 자그만한 핸드폰은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영상을 나누어 가지면 저 여자는 자기 트위터에 올리든가, 돈 주고 팔겠지. 참 재미있는 세상이다. 나른한 느낌과 혐오감이 떠오른다. 더러운년. 더러운년과 한 나는 아마도 더러운 새끼겠지. 죄책감을 느낀다. 동시에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녹아서 흐르고 싶다. 지독한 공허감.
나는 말을 건다. 무엇인가 확인 받고 싶다.
“근데 이거 왜 하는 거야”
섹스에 의미를 부여했던 시절은 너무 이르게 지났다. 그런데도 나는 묻는다.
그녀의 눈은 반쯤 풀려 있다. 나는 그 눈을 본다.
“몰라 나도 모르겠어”
눈을 본다. 검은 동공. 반사된 나.
그녀는 웃는다. 낮게, 슬프게 읊조린다.
“아, 재밌잖아, 너도 재밌어서 하는거 아니야”
나는 따라서 웃는다. 웃음을 띤다. 웃음을 짓는다.
웃음에는 무엇도 담기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은 단지 웃음뿐.
담배를 꺼낸다. 연기가 나온다. 연기가 뿜어진다. 그녀에게로. 나에게로. 그리고 모텔 천장에게로. 거대하게 부푼 연기는 금세 사라진다. 공허감을 재회한다.
옷을 주섬주섬 꺼내 입는다. 굴러다니는 술병을 치우고 닭발을 버리고. 허전해저버린 속을 떠올린다. 무엇가 사라진 듯한 기분이다. 그러나 깨달는 법조차 잊었다. 자괴감이 떠오른다.
약간의 알콜냄새와 땀냄새만이 조금 남아서 코끗을 흩는다. 냄새는 금방 사라진다.
밖으로 나간다. 해가 졌다. 빛은 없다. 아른거릴 신기루조차 남지 않았다.
그러나 빛은 있다. 모텔에서 술집에서 자동차 라이트에서. 낮보다 더 밝은 밤이다.
그리고 그 모든 빛을 그녀의 얼굴이 받는다. 동시에 여름밤의 느긋한 온풍이 분다.
첫사랑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녀의 냄새가 불어온다. 코끗에 남는다. 때때로 냄새는 영원하다. 나와 처음을 함께했던 그녀의 냄새가.
한눈에 반했다는 말은 사라져 버렸다. 서로의 수준을 재단하면서 실리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대신한 지금. 한눈에 반했다는 것은 진실로 거짓이다. 그러나 혀속에서 굴려지는 말을 참을 수 없다.
어쩌면 어쪄면. 짧은 변덕일거다. 내일이면 이 확신은 줄줄 흐르고 한낱에 말라버릴것이다. 그리고 자책하겠지.
어쩌면 나는 그저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여자와 더 섹스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니까 내가 뱉는 말을 그리 이상할건 없을것이다. 어쩌면. 그래 어쩌면. 나는 뱉어야 한다.
한음절 한음절을 끈질기게 나오지 않는 말들을 뽑아낸다.
“사귈래?”
답은 돌아 오지 않는다. 아니 답은 돌아왔다. 지독한 웃음으로. 웃음에는 무엇도 담기지 못한다. 보이지 못하는 것들은 전부 사라져버린 시대이기에. 그러나 무언가를 본다. 이제는 다 까먹은 말들이 머릿속을 해집는다. 고개를 푹숙이고 그녀는 빠르게 사라진다. 어둠속에서 사라지는 그녀는 느린듯 빠르다.
사라지는 그녀를 본다. 아니 나는 그 너머의 오래된 인연을 본다. 그녀는 교복을 입고 있다. 가방을 매고 있다.
헛웃음이 나온다. 지독한 냄새가 난다.
오늘따라 많은것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띠링 알람이 울린다.
머해?
술마시자
오프해요?
나 외로워ㅠ
거대한 모래가 쌓인다. 발버둥은 나를 더욱 깊게 내동댕이 칠뿐. 숨이 막힌다. 숨을 쉴 수가 없다. 숨을 쉬고 싶지 않다.
나는 단지 보이지 않는 것을 말하는 방법을 잊었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도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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