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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까

  • 작성일 2017-05-01
  • 조회수 932

[글틴 스페셜_제12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감상&비평 부문 수상작]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까



김성호



– 멀리 가는 이야기_김보영


내가 글틴에 온 지도 어느 덧 3년째이다. 이야기글에선 거의 뿌리를 내리다시피 살았는데, 나는 내 글을 평해 주시는 선생님이 어떤 소설을 쓰는지, 어떤 작가인지에 대해 아는 게 전무했다. 그저 담임선생님처럼 이름 석 자만 외우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나는 이번에야 그 선생님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나는 <멀리 가는 이야기>라는 단편집을 통해 김보영이라는 한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단편집은 다섯 개의 단편과 하나의 연작시리즈로 이루어진 SF소설 단편집이다. 평소에 장르문학이라면 판타지나 공포 쪽을 답습해 오던 나로서는 SF소설 입문작인 셈이다. SF라는 장르가 그리 내 흥미를 끈 것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과학을 싫어하는 탓에 SF소설은 뭔가 이해하기 복잡한 실타래로 여겨졌다. 책을 다 읽은 지금에서 생각해 보면, SF 입문작으로서 이 작품은 매우 적절했다. 기존의 SF에 대한 나의 편견과 벽을 허물어 준 고마운 소설이다.
흥미롭게 읽은 작품을 꼽아 보자면, ‘다섯 번째 감각’, ‘우수한 유전자’를 뽑을 수 있다.
‘다섯 번째 감각’은 비단 이 단편집을 떠나, 내가 읽어 본 소설 중 명작 반열에 올려놓아도 될 만큼 나와 꼭 맞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은 알 듯 말 듯, 오묘한 감각의 선을 독자의 머릿속에 그려내며 어딘가로 데려간다. 언니의 죽음과 언니가 사고 났을 때의 자신(주인공 연주)의 행동을 조사하러 온 경찰관, 그리고 경찰관이 말한 사이비종교. 이 세 개의 흐름이 맞물리면서 독자는 첫 문장부터 느꼈던 그 오묘함의 정체를 깨닫는다.
청각. 이 소설의 주제이자 설정이자 커다란 줄기인 ‘청각’이다.
이 세계에서는 말로 대화를 하지 않고 수화로 대화한다. 말을 하지 않으니 음악이 있을 리 없다. 그 사실이 이 소설의 첫 번째 반전이다. 나는 추측해 보았다. 귀라는 기관이 퇴화된 세계인가, 아니면 모종의 이유로 청력을 잃은 사람들의 세계의 이야기인가. 그러한 궁금증은 신흥 사이비종교의 특징이라던 ‘입을 오물거리는’ 행위에서 더 극대화된다. 입을 오물거린다, 이 표현이 얼마나 낯설던지. 우리는 흔히 소리 내어 의사소통을 하는 행위를 ‘말하다’로 표현한다. 말하기 이전에 입술이 움직이는 그 형태를 우리는 생각할 일이 거의 없다. 입을 오물거리는 것은 뭔가를 씹거나 먹을 때 주로 묘사하는 표현이다. 말을 하지 않는 소설 속 세계에서 음식을 섭취할 때를 제외하고 입을 쓰는 일은 없다. 경찰은 말을 하는 행위, 소리를 듣는 행위를 초능력쯤으로 간주한다. 소리를 듣고 소리를 내는 행위는 우리가 지팡이를 휘두르고 마법주문을 외는 것만큼이나 인간의 능력의 범주를 벗어난 ‘초능력’으로 여겨진다.
입을 오물거린다는 표현이 말을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윤성이 등장할 때까지 시간이 걸렸다. 주인공인 연주는 죽은 언니에게 온 편지에 적힌 주소로 찾아간 한 카페에서 윤성을 만난다. 그가 입을 오물거리는, 그러니까 언니가 살아생전 빠져 있었다는 그 사이비종교의 특징을 내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윤성에게서 ‘행복해지는’ 박수 치기를 배운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그녀에게(윤성과 같은 초능력자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허공에 손을 맞부딪치는 것은 무의미한 행동이다. 윤성은 그녀를 자신과 같은 초능력자들의 아지트로 안내한다. 그곳 아지트에는 다양한 나이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녀는 거기서 죽은 언니가 살아 있을 때 했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이해하게 된다. 언니가 기괴하게 몸을 이리저리 놀리는 것은 ‘춤’을 추는 것이었고, 그 춤은 소리, 즉 ‘노래’에 맞춰 행해지는 것이었다. 그곳에는 떠나간 언니의 빈자리가 있다. 윤성과 그들은 손으로 대화를 하지 않는다.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귀가 먹먹해지는 공기의 파동을 이용하여 ‘입’으로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들이 그녀에게 악기를 이용한 ‘노래’를 들려주었을 때, 연주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인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모르던 내 몸의 감각이 깨어난다면?
그녀는 그런 상황이었다. 평생 닫혀 있던 문이 갑작스레 열리며 쏟아져 들어온, 이(異)세계의 존재는 그녀의 청각을 일깨운다. 윤성은 그녀에게 당신도 언니처럼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녀는 아니라고 한다. 그녀는 완강히 그 사실을 거부한다. 연주에게 윤성과 그들은 경찰의 말마따나 ‘초능력자’, ‘외계인’쯤으로 보였을 터였다.
그때 경찰들이 들이닥친다. 경찰에게, 정부에게 ‘청각’은 사이비종교, 이단이다. 정부가 청력이라는 감각의 존재를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은폐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모르겠으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어쩌면 청각은 정부(권력)의 통제와 지배의 도구로 사용되었을지도 모른다.
정부라는 소수의 몇몇 사람들이 다수 인간의 한 감각을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멋진 신세계>를 떠올려 보면 그리 불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한 감각을 통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손쉽게 인간을 지배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겠는가? 누군가를 길들이거나 조종할 때, 물리적인 폭력과 억압보다는 정신적인 세뇌가 더 효과가 있는 법이고,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간 것이 인간의 본능적 감각을 통제하는 것이다. 단순히 인간의 육체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정신과 사상, 나아가 본능까지, 진정한 인간의 ‘지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세계의 정부는 청각을 통제하고 있다. 갓 태어났을 때부터의 감각 차단 세뇌의 발현일 수도 있다. 소리가 없는 세계는 많은 것이 은폐되기 쉽다. 죽어 가는 사람의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구원을 요청하는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나는 사람은 다섯 가지 감각을 통해 그 존재의 ‘실체’와 ‘진실’에 좀 더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 눈으로 보고, 만지고, 냄새를 맡고, 맛보고, 들으면서. 그중에서 하나를 잃어버린다면 그만큼 우리는 그 존재의 진실에서 한 걸음 물러나게 되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집에 들이닥친 경찰들을 피해 윤성과 함께 도망친다. 침묵의 세계에선 도망가는 죄 없는 사람들의 발소리도, 무고한 사람들을 쫓는 이들의 군홧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육안으로 보이는 현실에서 그녀와 윤성은 범죄자이다. 정의와 진실은 침묵에 묻힌 상태이다.
연주는 자신이 언니가 교통사고를 당했던 순간 ‘비명’을 질렀다는 것을 깨닫는다.
꺄악, 그것은 침묵을 벗겨낸 감각의 본능이었다. 거기서 이 소설은 말하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지배할 수는 없다.’ 때로 우리 사회에서는 그 지배를 시도하는 억압이 가끔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억압 속에서도 우리는 아직까지 우리의 감각을 잊지 않고 있다. 정의를 부르짖는 목소리와, 다른 사람들과 뜻을 같이하는 발소리, 의지에 가득 찬 노랫소리를.
그녀는 노래를 부른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소리를 내고, 음을 붙여 노래를 부른다.
우리에게도 소설 속 세계 사람들의 ‘다섯 번째 감각’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그 감각의 존재를 모르고 있을 뿐. 그렇게 생각하니 살짝 소름 돋는다.
‘우수한 유전자’는 짧고 강렬한 이야기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반전을 이해했을 때, 나는 누가 뒤통수를 세게 때리고 지나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소설에서 세상은 두 세계로 나뉜다. 고도의 과학기술과 문명을 이룩한 ‘스카이돔’ 시민들과 질병과 죽음이 만연한 원시적인 ‘키바’ 사람들의 세계이다. 주인공은 스카이돔에서 키바로 파견 나온 조사관으로, 자신의 눈에는 한없이 비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는 키바 주민들을 돕기 위해 왔다. 그곳에서 그는 마을 이장의 집을 방문하여, 스카이돔의 키바에 대한 물질적 지원에 대해 설명을 한다. 하지만 도대체 무슨 이유에선지, 이장은 자신들의 스카이돔을 위한 헌신과 조공을 흐뭇해하며 스카이돔의 어떠한 지원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지능지수, 교육, 실력 등에서 스카이돔과 키바의 경계를 가르는 건 ‘유전자 판별기’의 존재이다. 열성 유전자와 우수한 유전자를 판별하여 키우는 것이다. 주인공은 유전자 판별기 역시 단 한 사람도 사용하지 않은 키바 주민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의구심만 가득하다.
소설 중간 중간에는 주인공이 쓴 듯한 기록 비슷한 것이 있다. 거기서 그는 키바 주민들을 향한 연민과 스카이돔 시민과의 차이 인정 등을 얘기한다.
주인공은 홍역에 걸린 아기를 치료하는 이장의 주술 행위를 가만히 지켜보지 못한다. 나서서 이장을 밀치고 아기를 구하려 한다. 하지만 아기는 이미 죽어 있다.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주인공이 쓴 중간의 기록에서도 그는 아기의 죽음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그리고 거기서 소설은 180도 고개를 홱 비튼다. 나는 후반부까지 그 중간의 기록이 스카이돔 시민인 주인공의 ‘키바 방문기’, ‘키바 시민들을 만나고 나서’ 따위의 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그 기록은 정반대의 시선이었음이 드러난다. 키바 주민의 스카이돔에 대한 글이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거기 나왔던 모든 연민과 차이, 분노는 모두 스카이돔 시민들에 대한 것이었다. 스카이돔은 화려한 문명이 발달한 세계가 아니라, 너무 연약하여 감히 그 돔 밖을 나올 수 없는 존재들의 인큐베이터에 불과했다.
여기서 나는 의문을 던진다.
‘원시적’이고 ‘문명적’인 것의 기준과 판단은 무엇이며, 우리가 무슨 기준으로 ‘열등’과 ‘우수’를 판단하는가? 결국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라는 것을, 소설의 마지막 반전은 말해 주고 있다. 우리가 원시인이라고 생각한 그들이 보기엔 우리가 ‘원시인’인 것이다. 그것은 모두 상대적인 개념이며, ‘남보다는 내가 낫다’는 식의 인간의 자기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한 허울적인 개념에 불과하다. 우리는 나날이 계속되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문명의 도약’이자 ‘인류의 진화’라고 여길지 모르나, 그만큼 자연에서 멀어진다는 사실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후퇴이자 퇴화에 불과하다.


이 두 작품은 내게 많은 생각거리와 문제를 던져 주었다. 이만큼의 깊이와 재미를 느낀 건 오랜만이었다. 특히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서는 말이다.
다만 아쉬움도 존재한다.
‘촉각의 경험’ 같은 경우는 클론의 꿈을 통한 인간과 클론 사이의 교류라는 점이 흥미로웠으나, 이야기의 폭발성이나 극적인 부분의 부재를 느꼈다.
‘종의 기원’은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인간이 로봇을 탄생시킨다는 사실을 역으로 풀어낸 이야기이다. 로봇이 인간을 탄생시키고 파멸시키는 이야기. 그들이 ‘신’이라 믿는 존재는 인간일 테고, 그들은 자신들을 창조한 신을 창조하고 파멸시킨 셈이다. 이런 아이러니 속에서 주인공 케이 히스티온의 ‘종족 보존’에 대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을 불러일으킨 인간의 치명적이고 완벽한 아름다움의 상충됨은 모든 피조물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갈등이 아닌가 생각한다. 피조물의 본능은 창조주에 대한 숭배와 헌신인가? 피조물의 창조주에 대한 시기심, 이라는 질문도 해보게 된다.
‘미래로 가는 사람들’ 시리즈는 주인공이 각각 겪은 에피소드를 기, 승, 전, 결의 순으로 엮은 것인데, 이해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렸다. 우주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래서 그만큼 더 신비스럽고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서 이해하기가 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구체적으로 이 세계가 정확히 어떤 세계인지, 세계관이 모호한 점이 아쉬웠다. ‘기’ 부분의 이야기가 특히 그랬다. 굳이 말하자면 독자에 대한 배려가 조금 더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뒤로 이어지는 이야기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미묘한 점이 여전히 존재했다. 그렇지만 행성과 존재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남은 자들을 그린 이야기에 나는 본능에 이끌리듯 빠져들었다.
나는 한국 문학을 잘 읽지 않는 편이고, 더군다나 한국 ‘장르문학’은 읽어 본 적이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내게 우리나라 장르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SF의 매력과 개성을 실컷 뽐냈다. 단편집의 제목 ‘멀리 가는 이야기’처럼 우리 인간이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얼마나 삶의 영역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지 궁금하다. 작가의 다른 단편집과 장편소설을 읽을 날이 기다려진다.
좋아하는 한국 작가가 한 명 더 생겼다는 점이 독자로서는 기쁠 따름이다.











김성호
작가소개 / 김성호(글틴 필명 : 아그책)

1998년생. 2016년도 제12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감상&비평 부문 수상자
가좌고 문예창작동아리 '창작사모' 1기로 활동하였고, 청소년문화연대 웹진 '킥킥'에 <고3 아그책의 시사소년 표류기>를 연재하는 중이다. 현재 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글을 쓰고 있다. 좋아하는 작가는 스티븐 킹과 정유정, J.K.롤링, 윤이형 등이다.
(위 작품은 2016년도 사이버문학광장 글틴 감상&비평 게시판 3월 월장원 선정작으로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입니다.)


《문장웹진 2017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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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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