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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상처

  • 작성일 2016-05-09
  • 조회수 1,351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상처



세피아(김소정)



오랜만에 휴대폰을 손에 쥐어 보았다. 검은색 바탕 위로 내 얼굴이 살며시 비쳤다. 한 달 만에 재회한 휴대폰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내 손을 다 덮고도 남을 크기의 휴대폰을 손에 쥐고 엄지손가락으로 애써 전원을 눌렀다.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내 얼굴을 비추던 검은 화면 위로 하얀 바탕에 통신사 로그가 그려졌다. 그리고 몇 초 후 그동안 켜보지 않은 것을 원망하듯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밀려왔다. 메시지 하나하나에 읽고 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나는 밀린 과제를 더 미루고픈 마음에 도망치듯 휴대폰을 침대 위로 던지고 방에서 나왔다.


아무도 없는 집의 부엌은 식탁 위 반찬들만 고요히 조명을 받고 있었다. 나는 썰렁한 공기 속을 걸어 식탁의자에 앉았다. 어둑한 침묵에 태클을 걸고 싶은 마음에 달그락 와그작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밥을 입속에 밀어 넣었다. 식후 침대 위에 눕는 그 나른한 행복을 아는가. 나는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눈이 반쯤 잠긴 채 나른한 행복감에 젖어들려는 찰나 팔꿈치에 딱딱한 물체가 느껴졌다. 아까 던진 휴대폰이었다. 휴대폰은 또다시 내 얼굴을 살며시 비추었다. 나는 화면을 켰다. 빨간 전화 모양의 부재중 표시가 시계 옆에 떠다니고 있었다. 나는 부재중 표시 버튼을 누르고 스크롤을 내려갔다. 스팸, 친구, 엄마 모르는 번호…… 그러다 눈에 익은 번호가 내 손을 멈추었다. 010.xxxx.xxxx 분명히 저장되어 있지는 않지만 익숙한 냄새가 나는 번호였다. 어디서 보았을까 하고 머리를 굴려 보다 작은 탄식과 함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떠올랐다. 끔찍했던 날들. 이 익숙한 냄새의 번호가 내 머릿속에서 그날들을 억지로 끄집어내려 했다.


그 기억 속의 나는 나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내 자신을 위해 타인의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나만 생각했고, 내 상처만 보았다.


아빠 없이 사는 것에 익숙했던 중학교 시절. 엄마가 한 아저씨를 집으로 데려왔다. 앞으로 같이 살게 될 것이라는 엄마의 통보.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빠와 이혼했다는 통보 이후 두 번째로 충격적인 말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어느 날 같이 살게 되었다는 것은 15살 사춘기 청소년이 반감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나에게는 높기만 한 대문을 고개 숙여 들어와야 할 만큼 큰 키와 깡마른 체구, 그리고 흙으로 만든 도자기 그릇 같은 까만 피부의 아저씨는 나와 동생을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나와 동생은 뜬금없이 같이 살게 된 아저씨를, 아빠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엄마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저씨의 모든 말과 행동이 아니꼽게 들리고 화가 났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 싫어 화를 냈고, 베란다 가득 담배 냄새를 풍기는 것에 화를 냈다. 조용히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도 왠지 모르게 전과 달리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다. 나는 그 나쁜 기분을 종종 겉으로 드러냈다. 소리를 질렀고 화를 냈고, 반항의 의미로 방문이 부서져라 세차게 문을 닫았다. 방문을 거칠게 닫을 때마다 내 마음속의 문도 하나씩 닫아 갔다.아빠 없이 사는 것에 익숙했던 중학교 시절. 엄마가 한 아저씨를 집으로 데려왔다. 앞으로 같이 살게 될 것이라는 엄마의 통보.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빠와 이혼했다는 통보 이후 두 번째로 충격적인 말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어느 날 같이 살게 되었다는 것은 15살 사춘기 청소년이 반감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나에게는 높기만 한 대문을 고개 숙여 들어와야 할 만큼 큰 키와 깡마른 체구, 그리고 흙으로 만든 도자기 그릇 같은 까만 피부의 아저씨는 나와 동생을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나와 동생은 뜬금없이 같이 살게 된 아저씨를, 아빠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엄마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저씨의 모든 말과 행동이 아니꼽게 들리고 화가 났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 싫어 화를 냈고, 베란다 가득 담배 냄새를 풍기는 것에 화를 냈다. 조용히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도 왠지 모르게 전과 달리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다. 나는 그 나쁜 기분을 종종 겉으로 드러냈다. 소리를 질렀고 화를 냈고, 반항의 의미로 방문이 부서져라 세차게 문을 닫았다. 방문을 거칠게 닫을 때마다 내 마음속의 문도 하나씩 닫아 갔다.


어느 날 금붕어 어항 속 물을 갈아 주어야 했다. 나는 금붕어를 어떻게 다른 통 속에 옮길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아저씨가 도와주겠다며 식탁에 놓인 작은 체로 금붕어를 들어 올렸다. 얇은 유리 층으로 덮인 장식용 체는 친구가 생일선물로 준 것이었다. 친구에게 받은 소중한 선물 위에서 금붕어가 파닥파닥 뛰는 것을 보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해버렸다. 속에 있는 검은 말들을 모두 쏟아냈다. 아저씨는 멍한 표정으로 내 입에서 나오는 거친 말들을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멍한 표정 위에 서려 있는 상처받은 눈이 초점 없이 내 눈과 마주쳤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날 밤 아저씨는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왔다. 나를 보더니


“내가 그렇게 싫나,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거가, 나는 그냥 네 엄마를 좋아하는 것뿐인데…….”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아저씨가 장난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우리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괜한 장난을 걸으셨던 것이다. 하지만 누구의 간섭도 받기 싫어했던 중학교 시절의 나에게 아저씨의 장난은 고역이었다.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되는 장난에 나는 참지 못하고 또 화를 냈다. 상처를 받은 아저씨는 나에게 화를 내지 못하고 술을 마시고 집으로 들어왔다. 하루하루 그런 날이 반복되었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시끄러운 날들이 계속되자 엄마가 조용히 나를 불러냈다. 그리고 아저씨가 우리와 친해지고 싶은데 그 마음이 서툴게 표현되어서 장난을 치는 것이니 너무 싫어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매일 술 마시는 모습만 보여주지만 아저씨도 사기를 당해서 돈을 다 날리고 아내도 도망가 힘들게 살았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열심히 일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니 아저씨가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뿐. 친해지고 싶어서 계속 장난을 걸어오는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몇 달 후 아저씨는 우리 집을 나갔다. 집에는 다시 조용한 평화가 찾아왔다.


침대 위에서 낯익은 번호가 주는 기억을 곱씹으려니 머리가 멍해졌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책상 앞으로 갔다. 그리고 4일 전에 온 이 부재중 전화에 답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하는데 눈앞이 흐려지더니, 책상에 놓인 종이 위로 툭 하고 소리가 났다.


눈물이 났다. 그때의 아저씨를 원망해서 나는 눈물도, 미안해서 나는 눈물도 아니었다. 그때 엄마가 해준 아저씨 이야기가 이제야 들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제야 아저씨의 상처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내에게서 버림받고 힘들게 생활했던, 우리에게 장난으로밖에 마음을 표현할 수밖에 없던 아저씨에 대한 연민이 눈물을 흐르게 했다. 상처만 가득한 채 술을 마시는 모습이 떠올랐다.


아저씨가 집을 나가려 짐을 싸면서 했던 말이 기억난다.


“내가 네 엄마를 좋아하는 마음이 너희에게 상처가 되었다면 미안하다.”


그날 밤 이불 속에서 몰래 눈물을 흘렸던 것이 기억난다. 나는 그 이후로 아저씨를 완전히 잊고 살았다.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죄를 짓는 일이 아닌데, 죄인처럼 고개를 숙여 우리에게 사과를 했다.


어떤 소설책에서 타인을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어른이 된 것이라고 했다. 정말 책에서 말한 어른이 된다, 라는 말에 아무런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진심으로 눈물이 흘렀다. 초등학교 때 아빠가 우리를 버리고 떠났다는 것에 대한 원망의 눈물보다 훨씬, 서러운 소리를 냈다. 마음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휴대폰을 손에 꼭 쥐었다. 그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아저씨에게 이제 행복한 일들만 있기를 조용히 기도했다.



■ 수상소감

중학교 때 글틴에 가끔씩 글을 올리며 문장청소년 문학상을 받는 사람들은 얼마나 글을 잘써야 할까 하고 생각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10대의 끝에서 이 상을 받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감사한 기분이 듭니다.
글틴을 알기 오래전부터 작가를 꿈꿔왔지만 저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는 것에 좌절도 하고 과연 소설을 쓰는 작가를 하면서 돈을 벌수는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글틴에서 저와 같은 꿈을 가진 또래들의 글을 읽으면서, 직접 글을 쓰고 조언을 받으면서 제가 글을 쓰는 것에 얼마나 즐거움을 느끼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미래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전업 작가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지만 앞으로 무슨 직업을 가지든 글 쓰는 일은 계속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시나 소설보다 생활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다른 분야의 글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말 그대로 10대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생활과 생각들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생활 속에서 깨닫거나 느낀점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표현한다는 것은 저에게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생활글을 쓰면서 많은 조언을 받았는데 제가 글틴에서 조언을 받은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조금 더 솔직하게 구체적으로 저를 드러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솔직하게 제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은연중에 혹은 일부터 제 자신을 숨기는 습관이 생겼는데 그것이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글을 쓸 때 좋지 못하다는 말을 듣고 고치려고 노력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번 문학상에서 우수상을 받은 것도 그렇지만 글틴은 제가 작가의 꿈을 가지고 글을 쓰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또 또래친구들과 재미있는 글을 공유할 수 있는 고마운 장소였습니다.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많은 십대친구들이 여기서 글을 쓰면서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소정김소정 (필명 : 세피아)
함양고등학교 3학년
장래희망 : 에디터


《문장웹진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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