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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특!기자단]우리들, '문장의 거리'에 빠져들다

  • 작성일 2013-12-25
  • 조회수 1,422

[문학특!기자단]




우리들, '문장의 거리'에 빠져들다

― 청소년 문학 단체 《월 스트리트》 인터뷰



김유진, 배혜지, 조인영(‘문학특기자단’ 글틴 명예기자)




WS-청소년-1


11월의 마지막 날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한 무리의 청소년이 나타났다. 앳된 얼굴을 하고 동물 잠옷을 입은 이 소년소녀들의 출몰에 행인들은 흥미로운 시선을 던졌다. 이들은 곧 공원 한쪽에 커다란 현수막 하나를 걸기 시작했다. '월 스트리트 문학 페스티벌'. 현수막 앞에 설치된 테이블에는 직접 만든 원석 팔찌와 포춘 쿠키, 이벤트 패널과 책이 진열되었다.
"원석 팔찌랑 쿠키, 책을 팔아 생긴 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됩니다!“
직접 만들었다는 팔찌를 하나 집어 들자, 한 소녀 회원이 당차게 한 말. 동물 잠옷을 입은 이 청소년들은 오로지 '문학'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인 문학 단체 '월 스트리트'의 회원들이다.
이 조그맣고 당찬 청소년 문학 단체가 대학로에서 '문학 페스티벌'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문학 특!기자단’이 빠질 순 없었다. 글틴 기자 김유진, 배혜지, 조인영이 직접 대학로로 발 빠르게 뛰어가 축제 현장을 살펴보았다.
한 발짝 늦은 건지 쿠키가 올려 있는 테이블은 텅 비어 있었고, 남은 팔찌도 얼마 없었다. 축제가 막바지라 지칠 만도 한데, 회원들은 여전히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물건을 팔기에 여념이 없었다.
"옆에서 공연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약간 위축돼요."
멋쩍은 듯 웃는 한 회원의 말에 주위를 돌아보니, 공원 곳곳에는 마술 쇼며 길거리 노래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겸손한 말'에도 불구하고 물건이 거의 다 팔려 텅 빈 테이블을 보니 꽤 성황리에 축제를 마친 모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길거리 행사를 마무리한 회원들은 곧바로 아르코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초청 작가 강연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히 몸을 움직였다.
"강연 전에 단체 사진 가능해요?"라는 기자단의 말에 우르르 모여 동물 잠옷을 입은 뒷모습 사진을 찍어 주는 센스를 잊지 않은 채.
축제가 끝나고 몇 주 후, 문학 특!기자단과 월 스트리트 회원들이 인터뷰를 위해 단체 채팅방에서 만났다. 두 차례에 걸친 인터뷰에는 강예송(19), 김동혁(19), 정지혜(19), 한소리(19), 함준형(19) 회원이 참여해 대화를 이어 갔다.



미래 동인을 꿈꾸는 문학 단체 … ‘문장의 거리’
입시 단체에서 탈바꿈을 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축제 기획


먼저 기자단과 월 스트리트 회원 일동이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월 스트리트 여러분께 간단한 소개를 부탁했다.
“네가 해.” “네가 해.” 하고 잠시 아옹다옹한 뒤 대답이 돌아왔다.
“저희는 입시 목적으로 만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창작 활동도 늘리고 축제 활동도 하며 미래 동인을 계획하고 있는 문학 단체입니다! 참고로 귀여운 친구들이 모인 곳이에요.(소리)” 귀여운 애교를 덧붙인 대답.
이어 “월 스트리트는 사실 되게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이름이에요. 문장을 뜻하는 ‘월’ 자를 바탕으로 뭔가 이름을 지어내려다가 함준형 친구가 장난으로 내뱉은 ‘월 스트리트’란 이름이 괜찮다고 받아들여져서 만들어졌죠. 저희 단체의 정체성은 일단 시작은 입시 스터디로 시작했지만, 후에 방향을 조금 달리하여 문학을 사람들에게 쉽게 어필하고, 그 외에도 잡다한 문학적 활동을 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예송)”라고 더 구체화된 답변이 돌아왔다.
‘월 스트리트’라는 이름의 의미는, “순수 우리말 중에 ‘월’이라는 단어가 있어요. 그리고 모두가 아는 증권가 월스트리트가 있고. 거기서 나온 말이 월 스트리트예요. 문장의 거리.(준형)”라고.
입시를 준비하고 글을 쓰던 모임이 어떻게 청소년들끼리 문화 축제를 만들겠다는 당돌한 도전을 했느냐고 묻자, 당장에 돌아오는 대답은 “제가 그랬습니다.(준형)”였다. 다른 이들도 한마디씩 덧붙인다.
“처음에는 가볍게 별 생각 없이 하자고 했는데 일이 생각보다 커져서 저희도 당황했어요.(지혜)”
“저는 대학입시 실기 때문에 활발한 활동은 못 하고 디자인 쪽을 맡아서 했어요. 결국엔 실기날과 겹쳐서 막바지에 갔지만 애들 다 열심히 하고 즐거워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굉장히 보기 좋았어요.(소리)”
문장 글틴에서 지원하는 청소년 문학 축제 행사에 가장 즉각적으로 신청했던 게 준형이다. “덕분에 일이 커졌다”고 장난스럽게 투덜거리는 다른 회원들의 말이 이어지는 가운데, 준형에게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저희 단체가 입시 단체에서 탈바꿈을 하려면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축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준형)”



인적 · 물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
문학은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힘든 것 … 조금만 더 정성을 들이면 꼭 그렇지만도 않아


다들 조금 투덜거리면서도 덕분에 즐거운 경험을 했다는 태도. 그렇다면 이런 행사를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 왔던 것일까. 구체적인 준비 과정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았다.
“저희는 원래 매주 제기동에서 모임을 가졌어요. 다른 단체에 비해 만나는 시간이 잦아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축제를 준비할 수 있었어요. 저희는 맨 처음 카페에서 축제의 방향성을 정비했고, 그것을 통해 기획서를 제작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곳저곳에 후원 신청을 했어요. 저희가 유명한 단체가 아니라 별다른 성과는 없었지만요. (웃음) 내년엔 비영리 법인을 만들어 활동하려 해요.”
청소년 신분으로 후원을 받으러 신청했다는 것이 흥미로워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실질적인 현금 후원금은 없었고 필요한 현금들은 전부 저희가 충당했어요. 저희가 받은 것들은 물품 후원이나 인력 지원 등이었어요. 다른 놀이들이랑 부스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축제 막바지에 준비했고요. UCC 세 편을 만들어야 했는데 이 부분은 동혁이랑 예송이가 멋지게 처리해 줬어요.(준형)”
대답 말미에 준형은 행사 당일에 도움을 준 미술 단체 라운드 테이블과 음악 크루 소울 스토어, 놀이 물품을 후원해 준 1388 청소년상담센터와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글틴 담당 정대훈 선생님, 그리고 죄송스럽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 많은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당일 취재를 갔을 때, 조금 늦게 도착한 탓에 모든 행사를 찬찬히 살펴보지는 못했다. 그런 기자단과 또 아쉽게도 행사를 놓친 많은 분을 위해 행사 당일의 현장 분위기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부탁했다.
“행사 준비를 끝낸 뒤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어요. 저희가 행사 진행을 하기로 한 구역에서 갑자기 서커스 쇼가 보였어요. 문학이라는 게 역동적이지 않아서 사람들 눈길끌기가 힘들었는데, 그 쪽에 행인들 시선을 뺏기니 문제가 있었죠. 하지만 오후에 좀 더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이 모두 열심히 사람을 끌어 모아서 나쁘지 않은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윷놀이와 병뚜껑 튕기기, 림보 등을 통해 시선을 모은 뒤에 이벤트성 행사로 월 스트리트에서 가장 문학적으로 보이지 않는 애를 고르게도 하고, (웃음) 시인의 시를 제한된 시간 내로 외우게 하고 완벽히 외우면 상품을 주는 행사도 열었죠. 문학이라는 게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더 정성을 들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예송)”
여기서 잠시 짓궂은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래서 가장 문학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뽑힌 사람과, 실제 월 스트리트 내부인의 시각에서 봤을 때 가장 문학적이지 않은 느낌의 사람은? (웃음)”
“함준형 친구가 1등을 했어요. 월 스트리트 멤버들도 이견이 없었고요. (일동 웃음) 실제로 문학적이지 않은 친구는…… 글쎄요. 애들이 다들 문학에 대해선 개성 넘치는 생각을 가져서 딱히 꼽을 만한 아이는 없는 것 같아요. (웃음) (예송)”
“어…… 인과응보죠. 다음에는 조금 더 발전하는 준형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준형)”
장난스러운 소감도 이어졌다.


WS-청소년-2



준비 기간만 두 달, 역동적인 놀이판으로 문학을 끌어내는 게 힘들어


직접 축제를 만들어 본다는 것은 분명 즐겁지만 힘든 경험이었을 터.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줄줄 답변이 쏟아져 나왔다.
“아마도 의견조율이랑 시간문제가 아니었을까?(소리)”
“제일 힘들었던 건…… 아무래도 축제 준비 과정에서 의견 충돌도 잦았고, 그것 때문에 쌓인 감정을 처리하는 거였어요. 처음에는 ‘재밌게 놀듯이 기획해 보자!’라는 생각이었다가, 점점 일이 커지면서 다들 많이 지친 거죠. 그래도 그렇게 쌓인 감정은 날 잡아서 확실히 처리했어요!(지혜)”
“당시 시험기간이어서 사람들을 끌어 쓰기 용의치 않았어요. 그리고 처음 하는 일이라 대부분 미숙한 일이 많았고. 맨땅에서 무얼 일구어내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은 몰랐네요. (웃음) (준형)”
“축제라는 게 큰 프로젝트잖아요. 저희 단체는 이런 프로젝트를 사실상 처음 접하게 됐거든요. 아무래도 능숙치 않은 점이 있다 보니 문서화를 해서 효과적으로 전달을 하면 좋았을 텐데 처음에는 그러질 못해서 일일이 따로 연락을 했었거든요. (준형 : 1대 1로 아홉 번!) 그래서 서로 잘못 알고 있는 점도 있었고, 나중에서야 열정과 경험이 생기다 보니까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동혁)”
실무적으로, 감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행사를 현실로 만들어낸 월 스트리트. 그러나 모든 일이 계획대로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 행사에서 예상치 못한 일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는지 물어보았다.
“제가 실기 마치고 왔는데 사람들의 참여도가 저조했던 것 같았어요. 애들이 많이 실망했더라고요. 근데도 웃으면서 열심히 해서 뿌듯해한 것 같더라고요.(소리)”
“준비 과정에선 상상물은 청춘 드라마물에서 본 것 같은 그런 것들이었지만, 현실은 드라마 같지는 않더라고요. 그래도 나름대로 괜찮았어요. 포기 안 하고 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니까요.(지혜)”
“음…… 친구들이 반 정도가 축제 시작할 때가 다 되어서야 와서 많이 당황했었어요. 그래서 나머지 친구들 기분이 많이 상했고, 남은 친구들 셋이 어떻게 해서든지 이끌어 나가느라 힘들었어요. 덕분에 축제 시작이 한 시간 늦춰지긴 했지만, 축제 하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웃음) 마술쇼 같은 경우의 수는 저희가 공문을 가지고 있고 저쪽에는 공문이 없었는데 저희가 축제 준비를 하지 못해 제지를 못 한 타격이 컸어요. 그리고 문학이라는 콘텐츠가 역동적이지 않은 콘텐츠라서, 그것을 역동적인 놀이판으로 이끌어내는 부분이 힘들었어요.(동혁)”



상상 너머 도전정신
“한번 해보는 거죠, 해볼 수 있고, 해보기 가장 좋은 나이니까”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고 행사를 무사히 끝마친 월 스트리트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청소년으로서 쉽게 도전하기도, 마무리 짓기도 어려웠을 경험. 그 경험을 통해 이들은 무엇을 느끼고 배웠을까?
“재밌고 힘들었어요. (웃음) 그런데 저는 축제를 해서 뿌듯한 게 아니라, 스터디원들이랑 이런 추억 아닌 추억을 만들었다는 게 좋았어요. 솔직히 축제야 크게 되면 좋은 거고, 작게 되더라도 그것대로 괜찮은 거잖아요. 사실 아이들 성격이나 스타일을 이번 축제를 통해 많이 파악했어요. 저 스스로에 대해서도요. 사람들은 청소년들이 이런 축제를 기획했다는 점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데, 사실 별거 없다고 생각해서 겸연쩍었던 것도 많았거든요. 전 축제를 통해 우리 스터디가 나아갈 방향성과 (그리 영향력 있지 않은) 유명세보다는 친구들 간에 유대감이 조금이나마 더 형성된 것 같다는 점에 의미를 두려고 합니다.(지혜)”
“축제에서 가장 크게 배웠던 것은 아무래도 도전정신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어리게 취급했었는데 작가를 초청해 보고 후원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어리지만 누구 못지않게 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틴이나 다른 친구들도 상상을 뛰어넘거나 하고 싶은 도전을 두려움 없이 해봤으면 좋겠습니다.(동혁)”
“계획을 하다 보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요 그런데 프로젝트를 실행하면 막상 그 문제점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우리를 볼 수 있었어요. 어떻게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무얼 하려고 하는지 확실하게 정해 놓으면 결국에는 어떻게든 되는 듯싶어요. 잃을 것 없는 십대니 글틴 여러분 저지릅시다. (웃음) (준형)”
“앞에서 애들이 다 말해서 별로 말할 게 없네요. (웃음) 다 맞는 말이에요. 한번 해보는 거죠. 해볼 수 있고, 해보기 가장 좋은 나이니까.(예송)”



“다 함께 불타오를 수 있는 힘, 여러분에게 있으니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세요”


한 번의 행사를 통해 알게 모르게 많이 성장했을 월 스트리트의 청소년들. 용맹무쌍하게 행사를 치러낸 선배로서, 미래에 행사를 준비할 다른 청소년들에게 “이것만은 꼭 해라!” 혹은 “이것만은 죽어도 하지 마라!”라고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었다.
“해야 할 건 아이들에게 동기 부여를 해주는 거고 하지 말아야 할 건, 없는 것 같아요. (웃음) 동기 부여만 제대로 하면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축제를 벌일 때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 혼자면 힘들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불화가 생기는 것 같아요. 난 이만큼 했는데 넌 그만큼도 못 해주냐. 이런 상황이 안 나오려면 혼자 불타지 말고 아이들 염통에 불 지르는 것을 우선시해야만 하는 것 같아요. (웃음) (준형)”
“그걸 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애들이 각자 잘하는 게 있는데 그걸 잘 체크해 두면 행사를 열 때 굉장히 유용하거든요. 나는 쓸모없는 재주밖에 없어, 아냐, 난 아예 재주가 없어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살펴서 말해 줬으면 좋겠어요. 난 이런 걸 잘한다. 물론 친구들이 발견해 줘도 좋고요.(예송)”
다소 갑작스러울 수도 있는 인터뷰에 성실히 답변해 준 월 스트리트에게, 마지막으로 그들의 뒤를 이어 이런 축제를 준비할, 혹은 준비하고 싶어 하는 글티너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부탁했다.
“친한 친구들끼리 하세요.(지혜)”
지혜가 의미심장한 대답을 단숨에 내뱉자, 순간적으로 단체 채팅방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의미를 묻는 질문에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친한 친구들끼리 해도 이런저런 감정의 소모가 많은데,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마주쳐서 이런 축제를 기획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 많을 것 같거든요. 서로의 스타일도 전혀 모르는 상태이고요.(지혜)”
“그리고 항상 계획을 거대하게 잡지 마세요. 처음엔 작게 시작해야 돼요. 욕심은 버려야 합니다.(소리)”
“서로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는 것도 중요하고, 시간 배분도 잘해야 해요. 그러니까 이 모든 것을 하려면 친한 친구들끼리 하세요.(지혜)”
준비 과정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귀여운 투정 섞인 조언들. 그러나 마지막 조언은, 그만큼 뿌듯한 점도 많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는 것이 묻어나는, 힘 있는 말이었다.
“글틴 친구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희 개개인은 정말 평범하거든요. 원래 스터디할 때도 평범했어요. (그런데도 이런 축제를 해냈어요.) 어른들이 학생신분이 가장 좋을 때라고 하는 이유가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해요. 여러분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세요.(동혁)”


WS-청소년-3


아직 어린 문학청년들, 손에 아무것도 쥐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축제를 열어 보겠다고 생각한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역동적이지 않은 문학이라는 콘텐츠를 역동적인 놀이판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문제가 생겼을 때 고민하고 문제를 문제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성장의 돌파구로 만드는 그들의 무한한 열정과 도전을 칭찬해 주고 싶다. 도전을 통해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다웠고, 이런 문학청년들이 있기에 문학계의 미래는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들의 도전을 보고 또 다른 많은 청소년들이 무작정 '한번 해보는' 도전정신을 키울 수 있으리라는 바람도 피어났다. 앞으로도 발전할 그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글틴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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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1
요즘 SNS에서는 시가 유행이라고?

[문장서포터즈] 문장서포터즈 1기 '몽글' 6명은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몽글'은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문학 관련 콘텐츠를 취재하며 다양한 형식으로 재생산하는 기획자로서 문학을 탐구합니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6개월간 문장웹진 '모색'에서 문장서포터즈의 다양한 기획을 만나보세요. *몽글 : 문장서포터즈의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에 몽글몽글 뭉치어 있게 해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 요즘 SNS에서는 시가 유행이라고? - 문학예술 융합 인터뷰 : 포엠맥 편 채미나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잃을 게 없어요. 너무 겁먹지 마세요. 요즘 핫한 SNS인 인스타그램에서는 시가 유행이자 젊은 세대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시를 계속해서 읽던 마니아층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시를 즐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한 하나의 흐름 속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소규모 문학 매거진 포엠맥(@poemmag)과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안녕하세요! 우선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먼저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포엠매거진이고,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현대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소개할 것은 없습니다. 포엠맥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스무 살 때부터 시를 엄청 좋아했어요. 꾸준히 읽고, 혼자 쓰다가 독립 출판도 하고요. 시라는 장르에 매력을 느꼈던 것과는 별개로 전공은 패션 디자인을 선택했는데, 졸업하고 회사도 다녔지만 미련이 남더라고요. 시를 주제로 해서 콘텐츠화하고 싶다, 시의 매력을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퇴사하자마자 바로 포엠맥 계정(@poemmag)을 만들었어요.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저는 전에도 유튜버처럼 콘텐츠 만드는 작업을 했어요. 그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혼자서도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 카피라이팅, 큐레이션 등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원래부터 콘텐츠 제작 쪽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아니면 글을 쓰시다가 자연스럽게 넘어오신 걸까요? 처음에는 100% 쓰는 쪽에 더 가까웠어요. 스물부터 스물여덟까지 세 권의 시집을 독립 출판했어요. 처음의 꿈은 시인이었어요. 다른 직업을 가지면서, 시인을 병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전업 시인은 힘드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저는 쓰는 쪽보다 사람들을 혹하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더 적합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글 쓰는 것만큼 디자인과 마케팅을 좋아하거든요.(하하) 시에 전념하면 두 가지를 놓치게 되는 것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총합해 본 것이 바로 포엠맥이에요. 저만 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져서 더 애착을 갖게 되어요. 포엠맥을 운영하면서 좋았던 점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포엠맥을 운영하는 매일매일이 기뻐요.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도 즐겁고, 업로드 하였을 때 사람들이 반응을 남겨 주는 걸 보는 일도 즐거워요. 매 순간 행복하지만, 최근에는 열흘 정도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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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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