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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_산문_비] 물의 정령

  • 작성일 2013-08-02
  • 조회수 560



물의 정령


이제니



삶이란 어떤 특별한 무엇을 위한 고행의 길이 아니라, 어떤 완성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그 무엇이 아니라 그저 순간순간 살아가는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들. 비가 온다. 쉼 없이 비가 온다.



비가 온다. 방은 어둡고 빗소리만이 가득하다. 단조로운 소리의 질감이 평면의 색깔로 변하는 순간, 음音에서 선線으로, 선線에서 면面으로 펼쳐지는 순간, 그렇게 어떤 공간이 발생하는 순간. 그러면 다만 거기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된다. 고요히. 떨어지는 폭포수 아래 앉아 있는 기분으로. 가고시마 현의 작은 섬. 야쿠 섬 깊은 숲속에는 수령 7200년 된 삼나무가 있다는데. 그 삼나무. 조몬스기를 보러 가고 싶은 그런 날이다. 나무든 바위든 돌이든 무엇이든 세월의 더께가 쌓이면 정령이 깃드는 법. 가미かみ. 신. 정령. 참나. 깨달음은 의외로 쉬운데 망각 또한 쉬워서. 어쩌면 그 망각이 사람을 살게 하는지도.


어둑어둑한 방안. 비는 고요한 소리의 우물을 만들고 어두운 빛의 동굴을 만든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떠나간 마음을 지금 여기 이곳으로 불러들인다. 사방으로 흩어졌던 마음을 바라보게 하고 순간순간에 집중하게 한다. 맑고 화창한 날의 명랑하고 쾌청한 기운에 비하면 다소 회색에 가깝지만, 비 오는 날의 기운은 명상 중에 놓여 있는 사람의 깊고 고요한 뇌파의 일종인 알파파의 그것과 유사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하늘에서 물방울들이 떨어진다. 끊임없이. 끊임없이.


어릴 적 엄마는 비가 와서 한산해지면 가게 문을 닫고 우리 남매들을 데리고 동네 산책을 하곤 했다. 그러다 길모퉁이의 만화방을 발견하고는 우리를 앞장 세워 들어가셨다. 너희들도 골라 봐, 하면서 엄마는 이런저런 만화책들을 열성적으로 꺼내 계산대 위에 올려 두었다. 황미나, 김혜린, 신일숙, 김동화 등등. 당시 유명했던 순정만화 작가들이 그린 불새의 늪, 굿바이 미스터 블랙, 우리는 길 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 같은 만화책이었다. 만화방 주인아저씨가, “순정만화를 보기에는 애들이 아직 어린데요.” 하는데도 엄마는, “괜찮아요. 애들도 보고 저도 볼 거예요.” 하면서 웃었다. 우리는 만화책이 가득 담긴 봉지를 하나씩 들고는 부자가 된 기분으로 골목길을 돌아 집으로 왔다. 집으로 온 엄마는 과자들을 꺼내 접시에 나눠 담고 부엌으로 가 부침개를 만드는 등 본격적으로 만화책 볼 준비를 했다. 고소하고 바삭하게 김치전이 구워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만화책을 가지런히 옆에다 쌓아놓고 엄마를 기다렸다. 열린 창문 너머론 여전히 비가 내린다. 김치전 부치는 소리가 꼭 빗소리를 닮았구나. 완성된 부침개 접시를 들고 엄마가 방으로 오고. 그러면 우리는 갓 부쳐낸 바삭한 김치전을 먹으면서 나란히 엎드려 누워 만화책을 보았다. 순정만화는 처음 보는 것이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었다. 물론 제일 재미있어 하고 신나하는 것은 엄마였다. 빌려온 만화책 중에서 그림체가 가장 멋지고 예쁜 만화책도 우리보다 먼저 엄마가 읽었음은 말할 것도 없고. 그렇게 우리는 때 아닌 이른 나이 여덟 살에 순정만화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 후로도 엄마와 우리들은 비가 와서 한산한 날이면 가게 문을 닫고 이런저런 소소한 모험 아닌 모험들을 일삼으면서 동네를 산책하거나 재미난 놀이들을 발명하곤 했다. 그런 비 오는 날들의 따뜻하고 풍요로운 느낌들. 그때의 엄마는 이제 일흔 살 할머니가 되어 매일매일 성경책만 읽으시지만. 어릴 적 우리들에게 나눠주었던 그 모든 자신의 사랑은 가물가물 잊으시고 나이 든 우리들을 여전히 어린 아이 돌보듯 마음 쓰고 걱정하시지만. 그때의 엄마보다 훨씬 더 나이를 먹었는데도 여전히 비가 오면 어린 아이처럼 사랑 받고 있는 기분이 드는 것도 어쩌면 그런 소소한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비가 온다. 나는 다시 나만의 동굴로 들어간다. 언제부턴가 주위의 모든 것들을 이미 없는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한 달 전쯤 죽은 개가 살아 있었을 때도 그랬었지. 어디 개뿐이랴. '그 일을 묵인하면 난 개야. 그런 후 그는 네 발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건 카프카의 문장이다. 나는 이 문장을 『 미나 타넨바움』이라는 영화의 인트로에서 읽었다. 그래, 읽었지. 미나 타넨바움은 자살한다. 스스로를 죽인다. 미나 타넨바움이 죽기 전, 미치다시피 하여 거리를 걷다가 횡단보도 앞에 서 있던 장면이 생각난다. 미나는 그때 노래를 불렀나.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던 게 아니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나.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장면들은 있지도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나는 이런 장면들이 좋았다. 흔들리면서 스쳐지나가는 것들. 없어도 그만이지만 없어서는 안 될, 어떤 존재의 결핍을 말해주는 사소하고도 결정적인 단서들. 헛된 조각들. 마음이 미어지는. 그런 의미에서 홍상수의 영화, 『 해변의 여인』에서 고현정이 도마배앰 도마배앰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낸다라는 동요를 부르면서 해변의 수풀 속을 헤치고 걸어 들어가는 혹은 걸어 나가는 장면도 좋았다. 뜬금없이 나직하게 흘러나오던 도마배앰 도마배앰이라니. 좋지 않은가. 그런데 도마뱀은 정말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 노래를 부르면서 어둠 속에서 걸어가던 고현정의 모습을, 그 어둠 속의 얼굴을, 일상 속에서의 나 자신이라고 느낀다. 내 속에 쌓여 있는 그런 흔들림에 대한 감각들이야말로 무언가를 쓰거나 만들어내는 동력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비가 온다. 가만히 빗소리를 듣는다. 어떤 존재의 쓸쓸함을 드러내 보이는 소리. 일상적인 날들 속에 문득 끼어드는 알 수 없는 슬픔 같은. 그것들이 뒤섞이면서 이상한 조합으로 다시 뒤섞여 내게로 다가올 때, 무언가를 보여주고, 무언가를 들려줄 때, 어떤 문장이 발생한다.
비가 온다. 지금 이 순간 비가 온다. 나는 나만의 동굴에서 무언가를 쓴다. 어느 순간부터 어떤 대상에 대해 쓰려고 하면, 쓰고 있는 그 대상에 대해 아무것도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을, 그 무엇도 쓸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괴로운 일이지만 어쩌면 이 삶이라는 것 자체가 그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 특별할 것 없이 때때로 내리는 비처럼. 모든 대상은 특별하지 않은 그 이유로 모두 특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들. 그 모든 대상에 대해 제대로 밝혀보려고 하지만 끝끝내 어떤 얼룩 같은, 그림자 같은, 어렴풋한 풍경 하나만을 써냈을 뿐이라는 생각에 다시 괴로워지지만, 그런 이유로, 그렇기에, 다시 이 순간순간의 사물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어느 비 오는 여름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만화책을 보고 있던 그날들처럼. 삶이란 어떤 특별한 무엇을 위한 고행의 길이 아니라, 어떤 완성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그 무엇이 아니라 그저 순간순간 살아가는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들. 비가 온다. 쉼 없이 비가 온다. 언젠가 비는 그치겠지. 언젠가 비는 또 다시 오겠지. 비가 온다. 물방울의 정령이 내 마음을 두드린다. 나는 이 비에 대해 무언가를 써내려간다. 다시 이 순간을 써내려간다. 길게 길게. 하염없이. 하염없이.




《글틴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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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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