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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플랫폼 〈문장〉을 기대하며

  • 작성일 2012-12-11
  • 조회수 522

 

   [새 문장에 바란다]

 

 

문학 플랫폼 〈문장〉을 기대하며

 

조정미

(시인, 출판기획자)

 

 

 

 

   나는 한때 문청이었다. 대학시절에는 문예지를 탐독했고 PC통신 문학동아리 활동도 열정적이었다. 그 결과 문예지 등단도 했고 한 권의 시집도 냈다. 그래서 시인이라는 이름을 갖기도 했지만 직장인의 삶을 선택하게 되었고 16년째 출판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지금은 예전과 같은 열정은 남아 있지 않지만, 문학에 대한 목마름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아쉬움을 〈문장〉을 통해 간간히 풀어오곤 했다. 이 자리를 통해 〈문장〉에 고마움을 전한다.

   사이버문학광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문장〉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문학애호가들부터 한때 작가지망생이었던 사람들, 현재 뜨거운 문학청년들, 문예창작학과 진학을 꿈꾸는 청소년들, 이제 무대에 나선 신진작가들,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기성작가들, 선생님으로서의 역할을 해주고 계시는 중견작가들까지 다양하다. 각자의 목적은 다르겠지만, 그들은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로서 이 자리에 모여 있다. 〈문장〉은 이와 같은 문학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여 새로운 문학의 생산, 유통, 소비의 모형을 보여주고 있는 공간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문장〉이 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충분한 기술적 진보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진행하게 된 사이트 리뉴얼은 매우 기쁜 소식이다. 〈문장〉은 콘텐츠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다만, 그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으로서의 웹서비스에 아쉬움이 있는 것이다. 웹서비스는 IT기술과 디자인, 그리고 콘텐츠가 결합된 형태이다. 애플의 성공 사례를 짚어본다면 금방 납득이 가는 문제다. 그래서 나는 〈문장〉이 이번 리뉴얼을 통해 멋진 변신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한다.

   기술적으로는 SNS와의 연계성과 소통이 원활해졌으면 좋겠다. 지금도 일부 콘텐츠에서는 트위터 공유 기능이 지원되고 있으나, 트위터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다양한 SNS와의 유연한 연계가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트윗봇 등과 같은 알림서비스를 활용하여 새로운 콘텐츠가 업데이트 되었다는 소식을 굳이 방문하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문장〉 회원들의 SNS 활동 역시 〈문장〉으로 연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될지는 모르겠지만, 〈문장〉 앱을 설치한 이용자의 경우에는 SNS에 구축하는 콘텐츠들도 〈문장〉 블로그로 축적할 수 있으면 블로그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 다음으로는 다양한 사용자 환경을 지원했으면 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OS, 브라우저 환경을 선택하는 이용자일수록 적극적인 사용자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여론을 주도하는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 까닭에 얼마나 새로운 이용자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는가 하는 것이 사이트의 경쟁력과 평판을 좌우한다. 얼리어답터이자 오피니언 리더이며 크리에이티브 유저인 사용자들에게 찬사를 받는 〈문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이용자 콘텐츠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블로그 기능이 강화되어야 하는데, 나의 경우에는 네이버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문장〉 블로그를 이용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차별화된 기능이 필요하다.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다른 블로그나 SNS에 써놓은 글이나 그림도 블로그에 축적될 수 있게 함으로써 개인 콘텐츠 통합관리가 가능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그와 같은 방식으로 블로그에 축적된 개인 콘텐츠를 ebook으로 제작하여 다양한 전자책 유통사에 판매하고, 인세 지급까지 가능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구현된다면, 문학 플랫폼으로서의 〈문장〉의 역할은 확실하게 수행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가치는 이동하는 것이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문학작품을 생산하고 유통하고 소비하는 일련의 과정이 변화하고 있다. 단순하게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의 변화로만 이야기해서도 안 된다. 매체가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 향유의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저자와 독자의 커뮤니티를 확고히 하며, 그들이 원하는 문학광장의 모습을 충분히 실현하는 문학플랫폼으로서의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을 기대한다. 그곳에서 나도 다시 열정적인 참여자로서 글을 쓰고 싶고, 마음 맞는 문학 친구들과 멋들어지게 놀아보고 싶다.

 

   《문장웹진 12월호》

 

 

 

 

 

 

 

 

   지금 ‘사이버문학광장(www.munjang.or.kr)’은 홈페이지 개편 작업이 한창 진행입니다. (2013. 1. 10 오픈 예정)

   본 내용은 새 '사이버문학광장'에 대한 다양한 기대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올 12월과 내년 1월 두 달에 걸쳐, 각 분야 다양한 필자의 글이 릴레이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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