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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와 사랑

  • 작성일 2024-06-01
  • 조회수 548

   해파리와 사랑


장대성


   슬플 일인가? 인터넷에 해파리를 검색했을 때 바다에서 헤엄치는 사진보다 냉채가 먼저 나오는 게


   이 집 해파리는 분명 먼 바다에서 왔을 거예요

   식감이 기가 막혀요

   그런 리뷰 한두 개도 아닌데


   너는 불쌍하게 여기는 것 같다 해파리가 심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식탁에 젓가락을 내려 두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더는 이 쫄깃함을 즐기지 못하겠다고


   해파리는 뇌도 눈도 입도 없어

   생각하지 못하고 말하거나 보지도 못한대


   책장에서 오래된 과학 서적을 꺼내 읽으며 너는 신중하다 미간에 주름이 흐른다 이해는 어디서 떠밀려오는 해초일까

   그런데 너는


   해변까지 밀려온 해파리를 밟고 으아악 소리 지른 적 있잖아? 묻고도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대신


   해파리도 사랑을 하나

   거기에 적혀 있어?


   너는 열심히 페이지를 넘긴다 알을 낳는대 독이 있고 물고기를 먹기도 한대 정말이지 알면 알수록


   키우고 싶다 해파리 어항을 하나 살까 아니야 해파리는 자유로워야 돼 자유는 무엇일까 내 몸속엔 뭐가 많아도 너무 많지


   밥 다 식겠다

   네가 해파리로부터 다시 네게 도착할 때쯤 손목을 잡고 거실로 나왔다 우리는 해파리가 아닌 사람이라서


   먹어야 사니까 먹어야

   해파리 걱정도 할 수 있는 거니까


   나는 젓가락을 들고

   생선의 뼈를 발라 흰 살을 올려 준다


   이런 아침에는 집이 꼭 커다란 어항 같다 어디든 바깥처럼 보여서 머리를 자주 박는다


   그러면 머리에서 피가 흘러

   이 느낌은 해파리가 모르는 것


   무엇도 모르는 채 흐르는 해파리에게도

   사랑은 있는 것이겠지


   때로 아무것도 없으며 쫄깃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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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7-01
생강

생강 손미 나는 생강처럼 지내 두 마리 물고기가 등이 붙은 모습으로 등을 더듬어 보면 생강처럼 웅크린 아이가 자고 있어 나는 여기서 나갈 수 없다 어둠 속에서 음마 음마 물고기처럼 아이는 울고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지려고 파닥거리지 나는 침대 끝에 몸을 말고 누워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아이를 등에 붙이고 침대 끝에 매달려 외계에 있는 동료를 불렀다 시는 써? 동료가 물어서 차단했다 나는 검은 방에 누워 빛은 모두 어디로 빠져나갈까 생각하다가 내 흰 피를 마시고 커지는 검은 방에서 깜깜한 곳에서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땅속에서 불룩해지는 생강처럼 매워지는 등에서 점점 자라는 생강처럼 한 곳에 오래 있으면 갇히고 말아

  • 관리자
  • 2024-07-01

늪 김태경 저 연꽃들 연못 위에 핀 형형색색의 손짓이거든 지키려고 탈출을 멈춰 서던 중이었다 정제된 춤 동선이 어그러지면 안 되지 까만 별은 검은 빗방울 속에서도 빛나야 해 투명해진 작은 말이 파란 문을 되뇌는 동안 소리 없는 외침에 이끌린 건 꽃이 있어서 유일한 길목일 거야 담 밖 아닌 담 안에서 수면을 지나가면 연못 안에 공터가 있다 벽 없는 그곳에서 당신이 웅크렸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혼자 있었나요 눈웃음에 가려진 침묵의 푸른 눈물 스침은 베고 찌르듯 밝아서 눈부시고 말의 몸이 푸르게 변해 떨어진 비에 아프거나 당신의 눈물샘부터 투명해져 사라지거나··· 연못에 빨려 들어가도 흔적 없거든 출구였거든

  • 관리자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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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건

  • 남기윤
    훈훈해요

    재밌게 봤어요

    • 2024-06-05 13:50:54
    남기윤
    훈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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