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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에 뭐가 있니

  • 작성일 2024-06-01
  • 조회수 1,002

   우리 사이에 뭐가 있니


장대성


   나는 너를 어르고 달래 주었지

   베개 밑에 묻은 식칼을 과도로 바꿔 주면서

   세상에 얼마나 많은 부적이

   귀신으로부터 방문을 걸어 잠그는지 아느냐고


   나란히 누우면 팔꿈치가 닿는 침대

   무드등의 얕은 빛이 어깨에 맺힐 때마다

   우리는 각자의 악몽을 나누기 위해 손을 잡았지


   어긋나며 흐르는 손금을 따라


   빗길에 차를 몰다가 사람을 쳤어

   개가 되어 밤새 누군가를 기다렸어


   빛에 얼굴이 매몰된 사람이

   네가 나를 찌를 거래


   이불을 발로 차는 내 습관으로

   우리의 꿈속에 한파가 찾아와

   눈보라에 발목이 파묻힌 채

   서로를 죽을 때까지 사랑해야 한다면 어쩌지


   과일을 깎듯 서로의 피부를 쓸어내리다 문득

   베개 밑에 묻어 둔 믿음이 두려워진다면


   덜덜 떨리는 너의 어깨 너머에서

   무드등의 불빛이 깜박거리고


   내가 너의 귀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벽에 깃든 그림자의 몸집을 키운다


   오늘은 손을 놓고 자자

   우리가 서로의 어둠을 만드는 것 같아


   너는 무드등의 스위치를 내린다

   방은 관처럼 고요하고 어두워져

   눈을 감지 않아도

   서로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되어서


   천장에 붙여 둔 야광별이 겨우

   자신의 몸만큼만 빛을 뿜어낼 때


   슬며시 눈을 감는다

   푹 자고 일어난 아침


   어제 꿈속에서 울던 양이

   창문을 열고 들어왔다


   우리에게 자신의 언덕을 나눠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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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7-01
생강

생강 손미 나는 생강처럼 지내 두 마리 물고기가 등이 붙은 모습으로 등을 더듬어 보면 생강처럼 웅크린 아이가 자고 있어 나는 여기서 나갈 수 없다 어둠 속에서 음마 음마 물고기처럼 아이는 울고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지려고 파닥거리지 나는 침대 끝에 몸을 말고 누워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아이를 등에 붙이고 침대 끝에 매달려 외계에 있는 동료를 불렀다 시는 써? 동료가 물어서 차단했다 나는 검은 방에 누워 빛은 모두 어디로 빠져나갈까 생각하다가 내 흰 피를 마시고 커지는 검은 방에서 깜깜한 곳에서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땅속에서 불룩해지는 생강처럼 매워지는 등에서 점점 자라는 생강처럼 한 곳에 오래 있으면 갇히고 말아

  • 관리자
  • 2024-07-01

늪 김태경 저 연꽃들 연못 위에 핀 형형색색의 손짓이거든 지키려고 탈출을 멈춰 서던 중이었다 정제된 춤 동선이 어그러지면 안 되지 까만 별은 검은 빗방울 속에서도 빛나야 해 투명해진 작은 말이 파란 문을 되뇌는 동안 소리 없는 외침에 이끌린 건 꽃이 있어서 유일한 길목일 거야 담 밖 아닌 담 안에서 수면을 지나가면 연못 안에 공터가 있다 벽 없는 그곳에서 당신이 웅크렸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혼자 있었나요 눈웃음에 가려진 침묵의 푸른 눈물 스침은 베고 찌르듯 밝아서 눈부시고 말의 몸이 푸르게 변해 떨어진 비에 아프거나 당신의 눈물샘부터 투명해져 사라지거나··· 연못에 빨려 들어가도 흔적 없거든 출구였거든

  • 관리자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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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건

  • 남기윤
    최고에요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 2024-06-05 14:20:59
    남기윤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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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서토
    공감합니다

    "내가 너의 귀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우리가 서로의 어둠을 만드는 것 같아"

    • 2024-06-09 12:56:05
    양서토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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