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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이트 이누이트

  • 작성일 2011-07-01
  • 조회수 1,859

이누이트 이누이트

이제니


잠든 적이 없는데 꿈을 꾸었다. 깨어나 보니 흐르는 육면체 속이었다. 녹으면서 얼고 있는 집. 얼면서 녹고 있는 집. 우리는 기어이 떠내려가고 있었다. 거슬러 가는 그곳을 향해. 지나쳐왔던 목소리를 향해.

 

이누이트 이누이트 멀고도 먼 이누이트

 

너는 얼음 위에 문장 하나를 새기고 있었다. 끌칼이 지나간 자리 위로 얼음의 피가 흘러내렸다. 더 많은 얼음을. 더 많은 얼음을. 더 많은 입김을. 더 많은 입김을. 밤의 물을 비추는 것은 저 검은 하늘의 둥글고 차가운.

 

누군가 너의 손에 어제의 불을 쥐어주고 있었다. 네 손의 얼음을 내 손 위로 옮기고 있었다. 처음이라는 듯이 마지막이라는 듯이. 얼지도 말고 녹지도 말고 다만 흐르라는 듯이.

 

이누이트 이누이트 멀고도 먼 이누이트

 

너는 녹아내린 얼음 위에 다시 문장을 새기고 있었다. 해독되지 않는 무늬를 쓰다듬듯 어둠을 만지고 있었다. 투명한 입방체가 흐르고 있었다. 누군가 저편에서 너를 부르고 있었다. 인간의 언어로 인간의 이름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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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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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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