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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재학생 여러분께

  • 작성일 2018-08-01
  • 조회수 1,075

[글틴스페셜]




≪문장웹진≫ 8월호 '글틴 스페셜'에서는 특집으로 제13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들의 에세이를 여러분께 선보입니다. 사이버문학광장 글틴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실래요?
(사이버문학광장 글틴 바로가기 : https://teen.munjang.or.kr)





전국 재학생 여러분께



한서웅




전국의 초중고교 재학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학교를 다니지 않는 이른바 '홈스쿨러'라 합니다. 홈스쿨러라는 이름이 익숙하지는 않겠지만 텔레비전이나 SNS에서 익히 들어 본 적은 있겠지요. 맞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부러워하는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 홈스쿨러입니다. 간소하지만 이제부터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의 삶이 궁금한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저의 삶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알아 두셔야 할 게 있습니다. 홈스쿨러라고 크게 대단하거나 훌륭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학교를 다니는 학생보다 부정적인 면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든 다니지 않는 학생이든 똑같은 청소년이니까요. 그러니 부디 고루한 선입견이나 차이를 두고 읽지는 말아 주십시오. 젊은이든 노인이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차별되거나 구분되는 타자가 아닌 서로 다른 사람이니까요.
준비되셨으면 이제 저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라고 별다른 것은 없습니다. 여러분과 조금은 다른, 어쩌면 많이 다른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니까요. 또 홈스쿨러마다 다른 점이 많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학교를 다니지 않은 완전 홈스쿨러와 다니다 자퇴한 홈스쿨러, 다녔다 안 다녔다 반복하는 홈스쿨러 등 매우 다양한 홈스쿨러가 이 세상에 살고 있지요. 저는 첫 번째 부류입니다. 학교를 제 의지로 안 간 게 아니라 부모님께서 학교를 좋지 않은 시설이라 판단해 홈스쿨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보내지 않은 부모님을 원망하는 일은 전혀 없답니다. 저도 학교가 얼마나 무섭고 황당하고 모순된 곳인지 잘 알거든요. 말이 길어진 것 같군요.


저는 아침 여덟 시에 일어나 세수하고 식사를 합니다. 늦게까지 빈둥거리다 아홉 시쯤에 일어날 때도 잦습니다. 밥을 먹고 나면 상 치우고 설거지를 합니다. 설거지는 형제끼리 돌아가면서 차례대로 아침 점심 저녁 하지요. 설거지를 하고 나면 기독교도인 부모님을 따라 억지로 예배를 드립니다. 이때 부모님을 제외하고 예배에 충실히 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찬양도 건성으로 하고 복음도 건성으로 읽지요. 똑바로 읽지 않는다고 혼날 때가 많답니다. 요즘은 거의 줄어들었지만 한심하게도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반복해 온 일이랍니다. 그러고 나서 이불 개고 양치질하고 나갈 채비를 마친 뒤 도서관에 갑니다. 어쩌다 도서관이 학교 같은 곳이 되었는데, 당연히 학교보다 백 배는 자유롭습니다. 책만 읽으면 되니까요. 저는 주로 소설을 읽습니다. 재미있는 책이라면 시 수필 평론 가리지 않고 읽는 편입니다. 도서관을 자주 다니다 보니 책을 사랑하게 되었고 글을 쓰게 되었지요. 요즘도 책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답니다.
도서관에서 돌아오면 점심식사를 합니다. 간단하게 감자를 먹거나 김밥부터 토스트까지 다양합니다. 여러분이 학교에서 드시는 급식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군요. 여러분은 주로 어떤 음식을 드시나요? 저는 제가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고 봅니다. 점심을 끝내면 책상에 앉아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공부를 합니다. 한마디로 자유롭게 놉니다. 너무 놀면 부모님의 호통이 떨어지기도 해 도서관에 한 번 더 가거나 헬스장에 갑니다. 최근 건강을 위해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나쁘지 않습니다. 근육이 느는 기분이 들고 샤워를 할 수 있어 좋더군요. 여러분은 학교 운동장에서 체육 활동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달리기도 하고 농구도 한다더군요. 가끔은 저도 여러분처럼 친구들과 뛰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혼자 운동할 땐 지치고 재미없기도 하거든요. 운동을 마치고 집에 오면 다시 책 읽고 공부하거나 해야 할 일을 합니다. 마냥 늘어지거나 빈둥빈둥 놀 때도 많습니다. 물론 계속 놀 수는 없습니다. 빨래 널고 화장실 청소하고 거실 청소하고 심부름하고 어머니 따라 시장에 갔다 오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혹시 부모님 따라 '짐꾼'으로 시장에 간 적이 있나요? 시장에 자꾸 가다 보면 많은 것이 눈에 들어오지요. 어느 물건이 저렴하고 비싼지 알 수 있고요. 식재료를 전부 사면 집에 돌아와 식사 준비를 합니다. 상 닦고 반찬 놓고 수저 놓고(지겹도록 들은 말입니다) 부엌일 도와드리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일곱 시가 되고 아버지가 오셔서 다 함께 저녁식사를 합니다. 저녁은 푸짐합니다. 여러분은 저녁에 어떤 음식을 드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무척 배부르게 먹는 편입니다. 저녁을 먹으면 또다시 설거지하고 여덟 시 뉴스를 보거나 책 읽고 한 주에 몇 번 영화 보고 게임도 합니다. 단, 게임은 부모님이 너무 싫어하시기 때문에 절대 오래 할 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게임하는 모습이 눈에 띄면 즉각 호통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잘 하지 않습니다. 게임은 계속하다 보면 질리기 마련이거든요. 저에겐 게임보다 재미있는 책과 영화와 음악이 있으니까요. 여러분은 여가를 어떻게 보내시는지 모르지만 재미있는 게임도 많이 하시고 다른 것도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살아 있을 때 재미있게 사는 게 중요하니까요.(물론 쉽지 않다는 것 잘 압니다)
공부에 관해 이야기해 볼까요. 저는 학교 재학생에 비해 공부를 거의 안 하는 편입니다. 이 부분에서 여러분은 매우 부러워하시겠지요. 공부를 안 한다니, 시험도 안 치르다니! 저야 살면서 쳐본 시험은 초졸 중졸 검정고시와 한자시험밖에 없지만 여러분은 기말고사 무슨 고사 수능 등등 쳐야 할 시험이 산더미일 겁니다. 여러분은 공부에 한해선 저를 부러워할 수밖에 없겠지요. 대체로 자유롭고 공부도 거의 안 하고 노는 시간도 많으니까요. 이때까지 제 하루 일과를 듣고 부러운 면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저도 여러분에게 부러운 것이 있답니다.
저는 친구가 없습니다. 물론 학교 다니시는 분 가운데 친구 없는 분도 많겠지만, 저는 친구가 없습니다. 여자 친구는커녕 남자 친구도 없고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교회 친구들만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은 학교를 다니니까 친구가 많겠지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절친, 중학교에서 처음 만난 친구, 고등학교에서 새로 사귄 친구…… 친구가 많아 일일이 다 만날 수 없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저는 친구 많은 여러분이 부럽습니다. 어디 놀러갈 때 친구와 함께 가는 것만큼 즐겁고 신나는 일이 없지요. 혼자 있는 게 심심해 이곳저곳 여행을 다녀 봤는데 제 곁에 아무도 없으니 재미도 의미도 없더군요. 어떤 여행이든 누군가 함께 있어야 뜻깊은 여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혼자면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녀도 금방 싫증나고 지루해지지만 친구와 함께라면 골목길을 누벼도 마냥 재미있고 기쁘겠지요.
제겐 친구는 없지만 형제가 많습니다. 홈스쿨러 가운데서도 극히 드문 경우인데요, 제 가족은 오남매, 일곱 명입니다. 어렸을 때는 형제가 많으니 친구 걱정을 할 필요 없겠다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친구는커녕 골칫거리만 되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자주 싸워 누나를 증오하게 되었고 동생들과는 매일 다투게 되었지요. 누나를 너무 오랫동안 이 바득바득 갈고 증오하다 보니 내가 정말 가족을 사랑하는 걸까,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가족은 가족입니다.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질 수 없는, 어쩔 수 없이 항상 붙어 있어야 하는 찰거머리 같은 존재. 그럼에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사랑하고 지켜야 하는 존재. 사랑하면서 원망하고 원망하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족이 아닌가 합니다. 여러분은 가족과 사이가 좋은 편인가요? 저는 사이가 너무 가까워 힘들 지경이랍니다. 꿈을 꾸면 어김없이 가족이 나타나니까요. 그래서 발 쭉 뻗고 잘 수도 없답니다. 하루 종일 집 안에 있으니 가족과 계속 함께 있는 것이겠지요. 요즘은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어, 한시라도 빨리 집 밖을 나가고 싶어 안달이랍니다. 얼른 고졸 검정고시를 끝내 대학도 가고 취직도 하리라는 포부를 갖고 있지요. 지금 제 꿈은 하루속히 독립해 나 혼자 사는 것입니다.


자, 여기까지가 일개 홈스쿨러의 일상이었습니다. 이놈 참 하는 것 없이 허송세월 보내고 있구나 하실 수도 있고 정말 부러워죽겠다 하실 수도 있지요.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홈스쿨도 하나도 쉬운 게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학교 다닐 때보다 더 답답하고 숨 막힐 수 있습니다. 앞길이 너무 깜깜해 아무런 대책이 없거든요. 저는 수능 칠 머리도 없고 제2외국어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랍니다. 학교 다니는 분들에 비해 바보나 다름없지요. 수학 사회 역사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글쓰기라든가 영화 관람이라든가 수영이라든가 제 장점에 대해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요. 결국 홈스쿨이든 아니든 각각 다 장점과 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만의 장점을 가지고 열심히 사시기 바랍니다. 저는 저만의 장점을 가지고 꿋꿋하게 살아 보겠습니다. 혹 여러분 가운데 자퇴를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신중히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홈스쿨러 가운데도 도중에 학교로 가버리는 분이 꽤 있거든요. 저희는 여태까지 잘살고 있지만요. 여러분은 여러분대로 행복을 품고 사시기 바랍니다. 자칫 훈계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제가 당당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군요. 행복하게 사십시오. 행복이 없으면 삶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세상은 온갖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지만 우리가 살 수 있는 건 순간순간의 행복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저도 마냥 행복하게 사는 것은 아닙니다. 매일매일 뫼비우스의 띠처럼 같은 삶을 반복하며 멍청히 살다 보면 내가 왜 사는지, 죽어야 하는 게 아닌지 미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어딜 가도 나 혼자밖에 없다는 외로움과 괴로움에 시달려 가끔씩 이불 속에 코를 파묻고 훌쩍훌쩍 울 때도 있지요. 그러나 저는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최종 목적은 행복일 것입니다.
제가 많은 이야기를 빼먹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홈스쿨' 하면 워낙 할 얘기가 많아서 말이죠. 조금이라도 궁금증이 해소되셨는지요? 여러분도 학교 이야기가 차고 넘쳐날 것입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시간이 된다면, 이제 여러분이 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시지 않겠습니까? 참 궁금합니다. 학교 삶은 어떨지, 학교 시스템은 어떨지. 공부는 얼마나 어렵고 친구들은 얼마나 재미있는지.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작가소개 / 한서웅(모로)

2001년 경남 창원 출생. 한국청소년문학상 동상 수상/의정부문학상 차상 수상/현대시문학청소년문학상 금상 수상/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 등.


《문장웹진 2018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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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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