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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소리

[문장의소리] 사랑에 대답하려다 사랑을 질문하게 된 소설 with 정용준 소설가 | 812화 '지금 만나요'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12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정용준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정용준 소설가는 2009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가나』,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선릉 산책』, 중편소설 『유령』, 『세계의 호수』, 장편소설 『바벨』, 『프롬 토니오』, 『내가 말하고 있잖아』, 산문집 『소설 만세』, 『밑줄과 생각』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황순원문학상, 문지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소나기마을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젊은예술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장편소설 『너에게 묻는다』를 출간하였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 작가소개 & 근황토크 04:04 신작 소설 '너에게 묻는다' 소개 10:02 현실감, 디테일이 촘촘한 인물들 18:47 JTBC '이혼숙려캠프:새로고침' 21:02 토기와 토기장이 25:46 학대와 사적 제재 28:00 단단하게 글을 쓸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나요 31:57 벌벌떨고 온 힘을 다해도 못죽이는 엄마에게 사랑을 느낀다 33:21 영디는 어떻게 진행을 그렇게 잘해요? 34:45 나를 설레게한 만화 '하이큐' 36:23 내가 가장 사랑하는 건 '이야기' 38:38 책낭독 41:12 아웃트로 & 향후 일정 Q. DJ 우다영 :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정용준 소설가 : 방학 끝났고, 개강했습니다. 이 짧은 문장 하나에 제 근황이 다 담겨 있는 것 같아요. 방학 동안 여름 호에 발표할 소설을 하나 썼고, 최근 송고를 했습니다. 내내 더워서 힘들었는데, 소설 한 편 쓰니 마음이 괜찮은 것 같아요. Q. 정용준 소설가님께서 직접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너에게 묻는다』를 소개해 주신다면? A. 『너에게 묻는다』는 장편소설이고요. 소재로 말하면 아동 학대에 관한 소설이고, 작가 입장에서 말하자면 단순한데 늘 괴롭고 궁금했던 의문점, 부모는 사랑하는 아이에게 왜 그렇게 하는 것인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같은 것이요. 정말 사랑하거든요. 정말 사랑하는 존재에게 그렇게 한다는 게 정말 괴로울 텐데, 그런데도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에 대해 글 쓰는 동안 많이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은 그러한 부모를 어떻게 계속 사랑하는가가 아이러니하더라고요. 사랑하고, 산다는 부분을 고민하다가 우리가 농담처럼 이야기하곤 하는 ‘사람은 도대체 뭘까?’를 이야기로 한 번 써 보자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장편까지 길게 쓰게 되었습니다. Q.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너에게 묻는다』의 제목은 어떻게 정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연재하다가 중단했는데, 쓰다가 막혀서 중단한 것도 크지만, 원래 제목은 ‘나의 대답’이었어요. 소설을 처음 쓸 때는 이 문제와 이야기에

2025.09.18
[문장의소리] 시인과 함께 모서리에서 놀기 with 김사라 시인 | 811화 '당신의 첫'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11회는 [당신의 첫]으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김사라 시인과 함께합니다 *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 작가를 초대합니다. [작가소개] 김사라 시인은 제25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01:07 작가소개 & 근황토크 03:05 등단, 당선 전과 후의 변화 06:58 교육학 졸업생, 시에 빠져든 계기 09:15 좋아했던 시집 10:45 기억나는 심사평 15:43 어떻게 시의 질료를 채집하는지 17:55 연작의 구성을 가진 시 21:25 시 속에 '지하철' 25:30 모서리에서 놀기 27:40 해외로 입양을 간 쌍둥이 32:55 유독물질? 유독시? 위험한 독서를 하고 계시네요 35:20 밸런스 게임 37:00 하나의 목소리인 줄 알았는데 다가가자 수천 개로 갈라졌다 38:45 시낭독 첫낭독 44:00 방송 소감 향후 계획 Q. DJ 우다영 : 최근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활동을 시작하셨는데, 주변에서 어떤 축하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김사라 시인 : 다들 자기 일처럼 축하를 많이 해주었고, 놀라워해 주고, 저도 거기에 놀랐습니다. 너무 따뜻한 축하를 많이 해 주셔서 저도 즐겁고 따뜻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Q. 당선 이전까지 공모를 많이 내셨는지, 이번 당선을 확신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공모에 대한 경험이 많은 것이 아니어서 이번 결과를 듣고 오히려 더 기뻤던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Q. 당선 과정에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신지, 등단 이후의 일상에 달라진 것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여기에 있는 것도 굉장한 일상의 변화이고요. 기억에 남는 축하의 말이 있었는데, 제 시에 나온 여자들의 이름을 모두 적어 유리에 새겨 준 친구들이 있어요. 그걸 보고 한바탕 울고, 몇 달 동안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Q. 당선 전화를 받으실 때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A. 그날은 제가 아침에 일찍 나갔다가 들어와서 밥을 차려 먹고, 저녁에 일을 가야 해서 자고 있었어요. 낮잠이나 오후 잠을 자면 온몸에 땀이 나고 헐떡거리며 일어나곤 하잖아요. 그런 상태에서 전화를 잠 안 잔 티를 내려고 노력하며 받았고요. 꿈인가? 아직 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뭐라고 대답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곤 친구들에게 전화하고, 옷 갈아입고 양치하고 나와서 일하는 곳으로 가면서 소중한 알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credit] ㅇ 연출 | 유계영 시인 ㅇ 진행 | 우다영 소설가 ㅇ 구성 | 문은강 소설가 ㅇ 시그널 | 손서정 ㅇ 일러스트 | 김산호 ㅇ 원고정리 | 강유리 ㅇ 녹음 | 문화기획봄볕 ㅇ 쇼츠 | 아이디어랩 (Makesense 이용호) ㅇ 기획·총괄 | 한국문화예술위원

2025.09.10
[문장의소리] 세계를 향해 탁 돌아서는 순간 작동하는 판타지 with 배명훈 소설가 | 810화 '지금 만나요'

안녕하세요? 소라님들, 문학의 소리를 듣고 전하는 문학 라디오, '문장의소리'입니다. 저는 우다영입니다. 810회는 [지금 만나요]로 진행됩니다. 오늘은 배명훈 소설가와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소개] 배명훈 소설가는 2005년 SF 공모전 당선과 함께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타워』, 『안녕, 인공존재!』, 『총통각하』, 『예술과 중력가속도』, 중편소설 『가마틀 스타일』, 『청혼』, 장편소설 『신의 궤도』, 『은닉』, 『맛집폭격』, 『첫숨』, 『고고심령학자』, 『빙글빙글 우주군』, 동화 『끼익끼익의 아주 중대한 임무』, 산문집 『SF 작가입니다』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 장편소설 『기병과 마법사』를 출간하였다. [방송내용] 00:00 인트로 01:07 작가소개 & 근황토크 03:00 『기병과 마법사』책소개 04:10 기억에 남는 독자 코멘트 08:35 기사가 아닌 기병, 유목민을 다루는 세계관 19:02 주인공 영윤해 27:25 작가님이 꼽는 가장 재미있는 인물 29:50 거문담? 술름고리? 공간의 탄생 비화 32:55 전투 장면 36:28 이 부분을 집중해서 보시면 좋습니다 39:00 20년 후 나에게 전하는 말 Q. DJ 우다영 : 최근 장편소설 『기병과 마법사』를 출간하신 후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배명훈 소설가 : 출간하고 나면 사람들이 ‘저런 작가가 있었구나’ 하며 강연 같은 것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요 몇 달 동안은 강연하고, 강연 준비하고, 또 최근에는 쓰고 싶은 단편이 있는데 글이 나올랑 말랑하고 있어서 언제 쓸 수 있을까 노리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Q. 배명훈 소설가님께서 직접 최근 출간하신 장편소설 『기병과 마법사』를 소개해주신다면? A. 제목을 통해 연상되지만, 판타지 소설이에요. 제가 단편소설은 판타지를 많이 썼었는데, 장편으로 판타지는 처음 쓴 것이고요. 전쟁, 모험, 사랑, 세상의 종말, 그걸 막아내는 운명 같은 것들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Q. 그간 독자님을 만날 기회가 많으셨을 것 같은데, 독자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독자분들 중 그런 분들이 많으셨어요. ‘내가 판타지는 주로 읽지 않았는데, 혹은 전쟁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읽어보니 재미있다’, ‘다 읽어보니 이해가 되고 잘 그려진다’는 제게 만족스러운 평이 있었고요. 인상적이었던 평은 제가 이 소설의 주인공 외모에 대해 묘사하지 않았는데, 몇몇 독자분께서 ‘잘생긴 게 틀림없다’고 해 주셨어요. 마치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강동원 배우의 후광 연출 논쟁처럼 말이죠. 후광은 연출된 적이 없으나 보이는 것 같다는 것처럼, 외모에 대한 묘사는 없으나 잘생긴 게 틀림없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2025.09.03
[문소의 여름방학] 지금 문학하고 있습니다만? EP.04

문소의 여름방학 마지막화!를 맞이하여 작업실로 작가님들을 초대했습니다. 문학을 한다는 것은, 책상에 앉기 전 하염 없는 딴짓의 시간까지 포함하는 것... 4인의 작가님이 글을 쓰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치며, 또 어떤 능력을 발휘하시는지 대결을 진행합니다! 소설팀 VS 시팀의 방구석 올림픽 '지금, 문학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시작합니다. 00:00 인트로 02:30 게임 1. 작가들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06:55 속마음 인터뷰 1 08:35 게임 2. 글쓰기는 '집중력'이 합니다 10:25 속마음 인터뷰 2 12:08 게임 3. 손은 산성비보다 빠르다 15:53 속마음 인터뷰 3 19:19 게임 4. 글쓰기의 힘은 '엉덩이'에서 온다 21:48 번외게임 & 엔딩

2025.08.30
[문소의 여름방학] 도서관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EP.03

도서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놀이의 장소로 도서관을 탐방하는 작가 4인방의 본격 브이로그 예능 ! 다채로운 문학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문소의 여름방학' 세 번째 에피소드 [도서관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를 공개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지 않아도, 문학적 공간의 분위기와 재미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 일상 속 도서관을 즐기는 방법을 안내해 드려요 문학에 대한 관심이 절로 생기는 도서관에서의 방학, 함께 즐겨 볼까요? 00:00 인트로 00:25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도서관'입니다. 02:27 도서관 입장! 05:14 오전 미션 시작 + 도서관 즐기기 22:30 오후 미션 시작 + 도서관 즐기기 30:06 도서관 여행 소감 공유 32:02 우리에게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

2025.08.22
[문소의 여름방학] 텍스트힙의 종착지는 '서예'다 EP.02

영디 : 북촌 한옥마을에는 왜 왔죠? 유피 : 텍스트힙을 체험(?)해보러 왔습니다 다채로운 문학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시작한 '문소의 여름방학' 그 두번째 에피소드! [텍스트힙에 관한 동양적 접근] 따라 쓰고 싶은 시나 소설을 각기 선정 문장을 먹으로, 마음으로 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00:00 인트로 00:14 텍스트힙(text-hip)은 실제하나 01:56 서예 배우기 1 05:00 쉬는 시간 07:02 서예 배우기 2 08:21 필사할 책과 문장 10:55 족자에 필사하기 도전! 12:45 아웃트로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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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twisted love

모든 걸 가지고 태어난 듯한 너. 너는 항상 높은 자리에서 빛났고, 난 늘 너의 그늘이었다. 부모에게도, 형제에게도 버림받은 삶. 친구들에게 미움받고, 어른들에겐 무시받는 삶. 나는 나의 삶을 끔찍이도 동정했고, 너의 삶은 추악하게 시기했다.아니, 실은 추앙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갖고 싶은 그 모든 것을, 넌 너무나도 쉽게 가지고 있었으니.밤마다 나는 신께 빌었다.처음에는 이렇게 빌었다. 내가 네가 될 수 있게 해달라고. 부디 네 삶을 내가 살아가게 해 주신다면, 저 완벽한 생을 빼앗아주신다면, 모든 걸 드리겠노라고. 네 얼굴, 네 가족, 네 친구들, 네 습관들, 네 실수들, 네 과거들, 네 아픔들. 이 모든 걸 제발 내가 누리게 해달라고.그러나 신께서는 응답하지 않으셨고, 아마도 그건 바닥 끝에서 하늘 위까지 올라가길 바라는 나의 소원이 신께서도 이루어 줄 수 없을 만큼 거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다음에는 이렇게 빌었다. 내가 네가 될 수 없다면, 넌 추락하게 해달라고. 같이 저 땅 끝까지 추락해서 내가 네 추함을 바라보며 웃음 짓게 해달라고. 내가 갖고 싶어 시기하고 혐오했던 너를 이루고 있는 요소들 하나하나까지 모조리. 사라지고 부서져서 네 마음에 아물 수 없는 상처가 나게 해달라고. 끊임없이 네가 그 상처를 바라보고 어루만지다가, 심하게 덧나 네가 고통 속에서 한없이 머물며 죽어가게 해달라고.그러나 이번에도 신께서는 내 간곡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고, 아마도 그건 선한 신이 보기에 나의 기도에 인간의 추악함이 깃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다.그리하여 마지막에는 이렇게 빌었다. 내가 네가 될 수 없고, 네가 나보다 더 낮은 곳으로 추락할 수도 없다면,저 완벽한 사람이 제 것이 되게 해 주세요.

2025.10.06 이다민
수필 미인(美人)

“나는 내가 무조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해”그녀의 확신이 담긴 한마디는 온통 흑백으로 가득한 내 마음속에 색을 한 방울 떨어뜨렸다.밝고도 맑은, 그런 달달한 색채가 마음에 들었다.온전히 스스로를 살아가며 긍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가, 명확한 근거 없이도 행복에 확신을 가지는 그녀가 나는 내심 부러웠다.그 부러운 마음에는 시기, 질투 같은 때 뭍은 감정이 섞이지 않았으며 오로지 그녀의 생각을 나도 품어가고 싶다는 마음만을 가졌다.많은 돈, 명예가 성공인 줄 알았던 나는 그것들이 충족되어야만 행복에 빠져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건 아마 착각이었을 것이다. 그 착각으로 난 큰 목표 없는 삶은 행복을 바랄 수 없다고 생각했었나 보다.순수하게 내가 하고픈 것을 좇아가지 못한 나는 성과라는 타이틀에만 행복 이란 것을 입혀, 과정을 살아가는 나를 사랑치 못했나 보다.그런 마음을 품었던 내게 그녀가 건넨 말 한마디는 너무나 신선하게 느껴졌다.색맹인 내가 색을 찾은듯한 기분이었다. 그녀는 항상 내 범위 밖의 답을 꺼내 왔다.하고 싶은 게 있어서, 행복을 위해 살고 있어서 등등 그런 요소로 그녀는 행복을 확신했다.행복을 대하는 내 태도가 처음부터 옳지 않았을 것이다.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을 정하고 그것만을 위해 노력한 나와 행복이라는 추상적 감정을 본질로 삼고 살아가는 듯 보이는 그녀의 삶, 그 둘 사이엔 극명한 차이가 있었다.각자의 고충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내가 느끼는 그녀의 분위기는 대체로 무겁지 않았다. 인생의 한순간들을 충만의 생각으로 채워가는 듯 보였다.그에 반해 난 부족함에 집중하고, 결핍의 생각들로 순간을 보내왔다.“네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맞는 방법인듯해”그녀가 그런 말을 할 때면, 나는 그 방법이 내게 맞는 방법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가 그 방법에 맞춰 바뀌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살아야 내 인생의 공허가 사라지지 않을까 해서.내 생각으로 해석한 그녀의 음성에 나는 공백이 된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내일에 자그마한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을 느꼈다.행복을 미루며 성과를 원했지만 모든 것이 무너져 삶의 의미를 잃은 내가, 하루라도 더 살아갈 수 있도록 수명을 만들어준 그녀는 어쩌면 내 일상에 의미를 바꿔 놓을 수도 있지 않을까?

2025.10.05 안강준
숙향에게

숙향아,오려거든 전부 오지 눈 앞에서 어른거리다 사라지면 나더러 어쩌라는 말이냐. 나는 네 얼굴을 잊었건만, 숙향아, 네가 웃어보이던 입꼬리며, 날름거리던 건물 속 그림자며, 적정한 습도, 시원스런 대기같은 것들 등.. 아, 너의 자는 눈의 자태는 신성하였는데, 이젠 눈물 젖은 무성영화처럼 남아있는 것은 나의 발로로구나 숙향아.

2025.10.05 박민결
거미줄에 이슬 치기

너와 함께 등교할 때, 너는 아침에 비친 이슬을 바라봤어. 나도 너랑 나누어 마시는 이슬의 입자를 즐겨 먹었었는데 아스팔트 위를 돌아다니던, 공기가. 내 슬리퍼에 붙은 채로, 학교 주변을 나왔다 너와 집을 나누던, 내가. 너보다 더 컸다 ​ 아침은 늘 이런 식으로 나에게 왔다 늦밤에 가려진 교실 안 커튼으로 빛이 번져, 책상에 조심히 누운 식으로. 밤을 닫았고 도로는 돌아다니고 있는 공기를 도로 잡아. 열기를 내밀다가, 모두의 발에 붙어갔다 너는 아침에 ​ 학교로 들어가면 무엇을 배울까? 무엇을 배웠을까? 나는 조심히 끈적이는 법을 배웠었고, 조심히 끈적이는 법을 배웠는데 ​ 독은 위험한 상황에서만 써야 한다는 1학년 햇살 반 선생님의 말씀이 내가 다닌 교실에 급훈 게시판에 붙어 있었다. 지금도 붙어 있겠지만 ​ 내가 다니던 학교에는 괴물이 없다. 공룡이 없다. 벌레가 없다. 유령이 없다. 괴담이 없다 내가 알기로는 우리가 걸었던 길에는 무서운 일이 없었어. 무서운 이야기는 교과서 안. 전설들 호랑이들, 내가 걸린 질척이는 기침뿐 내 감기도 조심히 학교에 퍼져갔다 ​ 내 입으로, 네 입으로 선생의 목소리로 하나의 소문을 학교 안으로 빚어냈다 일정하게 부피를 부풀리며 ​ 나는 너의 실내화를 벗었다 꽤 많은 친구는 잘 붙어있는데 나는 내가 떨구는 이슬이 아침에 더 잘 보였다 학생들이 너와 함께 집을 지니고 다니던 그 골목길을 ​ 우리가 다녔던, 학교는 산에 붙어있고 나는 네가 교과서에서 봤던 호랑이, 괴물, 유령을 바라봤다 한국 산에는 호랑이가 없지만 세상 어디에도 귀신, 유령은 없겠지만 나는 네가 나아갔던 길을 믿었다 어쩌면, 믿지 않았을 것 같은데. 같이 나아갔다고 믿어. 네가 마셨던 공기를 나누어 마셨다 ​ 이슬이 조금씩 맺는 중 ​ 한국 거미에는 독이 적다고 쌓인 게 많다고 나는 배웠는데. 우린 슬픔에서 모은 독을 늘 집에 걸어 놓아야 했다 걸어 놓았다 ​ 누구에게나 안전하게 ​ 교실 커튼을 처음으로 벗긴 사람은 나였겠지만 슬리퍼가 자국으로 범벅 나는 늘 아래를 보며 기침했다 너와 함께 밤을 걷어 내면서, 아침으로 걸어 나갔다 아침에 밝아 보이는 어제의 자국 ​ 어젯밤 동안 바닥에 가래를 뱉은 사람들이 오늘도 거미줄을 치우고, 거미줄 위를 올라간다 공기가 젖은 모습으로 ​ 나는 오늘도 내 몸에 묻은 독을 털어내고 학교 주변 산을 산 사람처럼 산책했다 ​

2025.10.05 송희찬
빛을 탐하다

피가 나더라도 떠내려가는 강물에 손을 씻으면 상처는 없던 게 되는가 비가 내리더라도 태양이 뜨거워 전부 없어져 버리면 비는 내리지 않던 게 되는가 내가 빛을 탐하였으나 그 빛이 꺼진다면 나는 빛을 탐하지 않은 게 되는가 그럼에도 꺼져가는 빛을 잡고만 있다면 나는 무엇을 탐한 것인가 빛은 꺼졌다 나는 빛을 가지고 있지 않다 허나, 여전히 빛을 탐하였다 내 손엔 여전히 잔열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빛을 손에 넣었는가

2025.10.05 구운복어회
소설 마피아게임

ㅡ이제 우리는, 마피아 게임을 시작할 거야. 교실 안을 조금만 둘러봐도 알 수 있었다. 아비규환이 된 실내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가격하고 생명을 긁어내고 있었다. 그들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까맣게 잊은 채로.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철의 한 아침이었다. 학생들은 다음날부터 여름방학이 시작된다는 기대감 속에서 평범하게 등교하고 공부했다. 눅눅한 교실 안에는 여행을 갔다는 세 명이 빠지고 스물한 명이 남아있었다. 그들은 여섯 개의 수업들이 지나갈동안 그저 방학의 계획에 들떠있었다. 물론 그들이 학원 특강을 듣고 여행을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끝까지 평범할 수 있었다면 한 학기의 마지막 종례가 시작되어야 했을 시간이었다. 그러나 담임이 아직 오지 않은 교실은 장마의 물기를 머금은 채 오래도록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할 것이 없어서인지 그저 주인 없는 교탁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들도 무언가를 느꼈는지 가끔 지나가는 몇 번의 목소리 외에는 시계 초침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정적이 썩 달갑지 않았던 누군가의 음성. ㅡ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나. 비가 이렇게 내려도 돼?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그저 교실 안에서 초라한 공명만을 만들고 있었다. 찰칵. 교실의 앞문이 잠기는 소리였다. 안에서 아무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아 바깥에서 잠겼으리라. 찰칵. 교실의 뒷문도 잠겼다. 물론 바깥에서. 주변은 숙덕이는 소리들로 가득찼다. 큰 소리도 종종 들렸다. ㅡ곧 누가 와서 열어주겠지. ㅡ그래, 좀만 기다려. ㅡ모르고 잠근 거면 어쩔 건데. ㅡ비명이라도 질러? ㅡ어차피 못지를거. ㅡ질러봤자 누구 들어줄 사람이 밖에 있겠냐, 빡대가리야. ㅡ빡대가리는 너지, 방금 잠근 사람 있을 텐데. ㅡ그래서 소리 한번 지르면 어쩔래? ㅡ질러봐, 한번. 밖에 누구 하나 있나. ㅡ여기, 사람, 있어요, 문, 열어, 주세, 요 그러나 밖에는 아무도 없었고 당연하게도 그의 목소리는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ㅡ시발 여기 사람 있다고. 문장의 끝으로 치닫을수록 언성이 높아졌고 끝에서는 가래섞인 음성이 갈라졌다. ㅡ너 원래 욕 안 하잖아. ㅡ몰라, 죽기 전에 나도 욕 한 번 해보자, 시발. 틀린 말은 아니었다. 죽기 전에 욕 한마디 해보겠다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니까. 그런데 이들은 왜 ‘죽기 전’이라고 했을까. 어차피 나가게 될텐데. 사실 이것은, 어쩌면 인간의 ‘예감’이 아니었을까. 또는 ‘느낌’. 아니면 ‘감각’. ㅡ야, 우리 폰 있잖아. 전화라도 어디든 해봐. ㅡ다 냈겠지. ㅡ공폰내고 폰 가지고 있는 애가 여기 22명 중에 한 명도 없어? ㅡ 21명이야. ㅡ그게 중요하냐고. ㅡ일단 진짜 한 명도 없어? 어차피 안 불어. 우리 나가야 할 거 아니야. 평소에 조용하던 하나가 손을 조심히 들었다. ㅡ나 있긴 한데- ㅡ빨리 내놔봐. 지금 당장. ㅡ아니 그게- 흐름을 주도하고 있던 반장은 그의 손에 들린 휴대폰을 거칠게 빼앗았다. 그리고 그의 휴대폰의 배경 화면에는, 무엇인지도 모를 교복을 입은 일본 애니메이션 속 여자 캐릭터가 있었다. ㅡ배경 화면이 참- 취향은, 음. 그래. 둘

2025.10.05 6개월된 러시안블루
love myself

거울 앞에 섰다. 왠지 오늘따라 못나 보이는 내 모습. 정면을 보기 부끄러운 마음에 거울 속 다른 사람 없나, 살펴보다가 너를 발견했다.너와 나의 시선이 마주쳤다. 나는 너를 빤히 바라보았고, 너 역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우리는 오랜 시간 눈을 맞추었다.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서로를 바라보았다. 네 눈동자가 내게 사랑을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거울 속 너를 발견한 이후, 나는 매일 거울 앞에 섰다. 너는 또 한 번 나를 바라봐주었다. 너의 그 열기 가득한 눈빛을 마주하고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그러다 가끔 네가 우리의 눈 맞춤을 끊고 다른 곳을 볼 때면 언제 나를 다시 봐줄까 전전긍긍, 속으로 끙끙 앓았다.아, 왜 난 몰랐을까. 거울 속 너와 눈이 계속 마주쳤던 이유는, 넌 너를 바라보고, 난 널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정작 네가 날 바라볼 땐, 거울 속 너는 내 시선을 외면하고 있었다. 나는 네가 날 사랑하는 순간엔 애달파했고,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 순간엔 몸 달아했다. 그리하여, 나는 완전히 뒤틀린 사랑을 했다. 왜 몰랐을까. 네가 날 바라보지 않을 때, 나도 나 자신을 한 번씩 바라봐줘야 했던 것을. 반복된 엇갈림에 지쳐, 거울 속 나는 아파하고 있었다. 네가 날 바라보지 않을 때와, 네가 날 바라보고 있던 순간에도.

2025.10.05 이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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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소식 2025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

2025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안내 2005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고(最古) 온라인 문예지 문장웹진에서 문학 콘텐츠 발굴 및 문학애호가·예비 작가 지원을 위한 서포터즈를 아래와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모집 일정 ㅇ 공고 및 지원 : 2025. 5. 12(월) ~ 5. 16(금) 23:59 ㅇ 발표 : 5. 23(금) ㅇ O.T : 5. 28(수) 16:00 / 대학로 예술가의집 (*선정자 필수참석) □ 모집 대상 ㅇ 선발인원 : 6명 ㅇ 자격 :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 ※ 우대사항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지원서 제출 시, '글틴 월 장원 선정 공지글 스크린샷', '문장청소년문학상 상장 혹은 상패, 수상 공지게시글' 등 첨부 □ 활동 기간 ㅇ 임명일로부터 12월까지 □ 활동 내용 ㅇ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수도권 및 지역별 문학 행사, 문학기반시설(작은 서점·문학관 등)을 체험하거나 문예지, 문학 작품을 읽고 콘텐츠화하여 문장웹진(https://munjang.or.kr/webzine)에 소개한다. (총 3회) ※ 문장웹진 20주년 맞이 과거 문장웹진 콘텐츠 취재 1회 의무 □ 활동 혜택 ㅇ 문장서포터즈 임명장·수료증 수여 ㅇ 서포터즈 활동비 지급(콘텐츠 1건당 30만원/원천세 포함) ㅇ 활동비와 별도로 취재에 필요한 인터뷰 비용 지원(총 3회) ㅇ 문장서포터즈 굿즈 지급 □ 지원 방법 ㅇ 문학광장>알림광장>문장공모 ※ 문학광장 회원가입 후, 양식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여 제출 □ 접수 및 문의 ㅇ 담당자 연락처 : 061-900-2337 / kml3108@arko.or.kr

2025.05.08
문장소식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작품집 발간 기념 이벤트(얼리버드 댓글 이벤트)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작품집 발간 기념 이벤트〉 ㅇ 이벤트기간 : 2024. 11. 27(수) ~ 12. 6(금) ㅇ 당첨인원 : 30명 ㅇ 당첨경품 :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 앤솔러지 소설 및 에세이 각 1권(총 2권) / 출판사(아침달) ㅇ 참여대상 : 문학광장 회원 ㅇ 당첨자발표 : 개별안내(별도 공지없음) ㅇ 참여꿀팁 : '호텔프린스 소설가의방'의 많은 원고에 댓글을 달수록 당첨확률이 올라갑니다. ㅇ 유의사항 - 이벤트 참여 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 수집한 개인정보는 이벤트 경품 발송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 문학광장 회원가입 시 등록한 연락처로 안내하오니 회원정보를 꼭 수정해주시기 바랍니다. - 당첨 사실 안내 후, 일주일 이내 회신이 없으면 당첨이 취소되오니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ㅇ 문의 : 061-900-0326

2024.11.27
문장소식 2025년 1분기 소설가의방 입주작가 모집

2024.11.07
문장소식 제2회 마로니에온라인백일장

2024.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