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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2013년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곡비처럼-김애란론
[2013년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최우수상-비평&감상글 곡비처럼-김애란론 한승용 (전주 상산고 3학년) 상갓집에서는 곡소리가 끊겨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사람이 하루 종일 울 수는 없는 일. 상가에서는 전문적으로 우는 여자를 불러 대신 울게 했다. 곡비哭婢. 남을 대신해서 울어주는 사람. 사시사철 엉겅퀴처럼 푸르죽죽하던 옥례 엄마는 곡哭을 팔고 다니던 곡비哭婢였다. 이 세상 가장 슬픈 사람들의 울음 천지가 진동하게 대신 울어주고 그네 울음에 꺼져 버린 땅 밑으로 떨어지는 무수한 별똥 주워 먹으며 까무라칠 듯 울어대는 곡소리에 이승에는 눈 못 감고 떠도는 죽음 하나도 없었다. 저승으로 갈 사람 편히 떠나고 남은 이들만 잠시 서성거릴 뿐이었다. 가장 아프고 가장 요염하게 울음 우는 옥례 엄마 머리 위에 하늘은 구멍마다 별똥 매달아 놓았다. 그네 울음은 언제 그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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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인터뷰] 책은 한 달에 25권정도 읽고 장르는 안 가려요 외 2편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인터뷰①] 책은 한 달에 25권 정도 읽고 장르는 안 가려요 - 비평&감상글 부문 우수상 수상자 한승용 인터뷰 작성 : 이상학(문학특!기자단 3기) 2005년을 시작으로 올해 10회를 맞는 2014년 사이버문학광장 시상식. 《문장》에 등록된 총 3417건의 창작물 중 월 장원으로 선정된 50편 중 우수한 작품을 골라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최우수상, 특별상, 위원장상 등 8편의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이 진행됐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행사에는 한국일보 황영식 논설위원, 이정록 시인, 김도연 소설가 등이 참석했고, 소설, 장르소설, 시, 산문 부문으로 나뉘어 시상이 진행됐다.(수상자 전체 명단은 문장의 ‘알립니다’ 게시판, ‘2014년 제10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선정 발표’ 수록) 시상식의 마무리로 시낭송이 이어졌다. 심영해 수상자는 수상작 「주간 김밥집」을, 성하영 수상자는 「머리카락」을 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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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2014 문장청소년문학상_최우수_시] 머리카락
[2014년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최우수상 _시] 머리카락 성하영(필명 : 흐린) 흔드는 대로 흔들린다 나의 몸에서 가장 힘없는 미미한 향과 햇볕으로 사는 머리카락 그러나 머리카락은 자란다 계속 내려와 손을 잡으려 한다 뺨을 타고 흘러내린 몇 올은 처음 보는 곡식의 색이다 한 올 한 올 끊어질 듯 이어지며 무언가를 품고 있다 목을 꺼슬하게 감싼다 부드러울 겨를 없어도 온기는 머금었다 머리카락이 펜 끝에 물들도록 말을 건다 아 그렇게 견뎠던 걸까 부는 바람 따라서 일 년에 반 뼘씩 자라났던 걸까 가위가 다가온다 반색하며 말을 걸면 그는 썩둑썩둑 대답했다 한 뼘 두 뼘 세월을 잘랐다 머리카락에는 감각이 없다 그러나 머리카락도 숨을 쉰다 미세한 가닥 깊숙한 곳에서 심장도 뛴다 뒤늦게 말을 건다 우두커니 앉아서 햇볕을 받는다 따듯한 바람이 너를 끌어당긴다 날아가고 싶다면 놓아줄 수 있을까 나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너에게 외로웠겠다 손을 잡으려는 노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