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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연재에세이] 콘텐츠의 사회학②
세카이계 상상력은 김성중의 「허공의 아이들」(《창작과비평》, 2010년 겨울호) 같은 작품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단편에서 주인공 소년소녀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 세계의 마지막 잔존자가 되어 허공으로 떠오르면서 부서지는 세계를 바라본다. 그러다가 소녀가 먼저 죽고 소년은 홀로 남겨진다. 나는 이 단편이 결국은 홀로 남겨진다는 것의 의미를 탐문하는 작품이라고 읽었다. 작가는 그 물음을 위해 세계의 종말이라고 하는 거대한 세트를 마련한 것이다. 김애란의 「물속 골리앗」(《자음과모음》, 2010년 여름호)도 이 계열이다.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우울이 ‘대홍수’와 같은 재난의 상상력을 추동하고 있다. 이 ‘위기상황’을 주인공은 아버지의 유령과 조우하면서 넘어간다. 이러한 착한 결말이 조금 맥빠지기는 하지만, 그것도 분명히 치유의 한 방식일 것이다. 세카이계의 출현이 ‘거대 서사의 몰락’ 이후의 공허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아직 우리는 이 공허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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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명작에서 괴작까지 17] 재능이라는 말
정세랑 (소설가)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0년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이만큼 가까이』로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이 있다. 《글틴 웹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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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독자모임 - 소설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윤고은 『1인용 식탁』, 문학과지성사, 2010년. 김지윤 : 저는 윤고은 작가의 작품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최근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렸던 「평범해진 처제」도 재밌게 읽었어요. 『1인용 식탁』도 재밌게 읽었고요. 항상 유머도 있고 톤도 발랄하고, 그럼에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소설도 마찬가지고요.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나’와 같이 버스의 12B자리에 앉는 ‘천칭’이라는 여성 이야긴데요, ‘나’는 왼쪽으로 허리가 틀어졌는데 천칭은 오른쪽으로 허리가 틀어졌고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이 함께 붙어 있는 모양이 사람 인(人)자를 만드는 것 같았다,고 하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이영순 : 천칭이 이 남자를 팀장님이라고 하면서 만나자고 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