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1) 글틴 > 소설 爾[너] 나는 정경의 빠른 지나감 때문에 그리고 가로등 불빛의 화려함 때문에 그 정경을 제대로 눈에 담을 수 없었다. 그러나 너, 너의 조는 모습만은 제대로 눈에 담을 수 없었다.너는 긴 감[黑]색 머리를 길게 늘여뜨리며 고개를 꾸벅거리고 있었다. 겨울이어서 불그죽죽한 체크무늬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있었고, 감청색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눈의 일부를 가릴 정도로 기른 앞머리의 엉망인 형태가 눈에 띄었다. 너의 그 앞머리를 단정하게 다듬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 둘 사이의 거리―고작 세 걸음 남짓―가 너무 멀어 나는 일어섰음에도 걸음을 내딛지 못하였다. 지하철은 덜컹거렸다.역에 도착하여 나는 너를 뒤로하고 내렸다. 졸고 있던 너는 종착역까지 가서야 잠에서 깨었다. 너는 내가 언제부터 잠들어 있었던가 하며 몽롱한 채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물론 아무도 없었다.지하철에서 내리고 너는 위를 보았다. 천장이 보였다. 형광등 몇 개가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글틴모두보기
자료광장(1) 근대문학총서 > 시 한국근대문학 디지털 총서 8 자연송 두 배달부(配達夫) 태양(太陽)은 남편(男便), 달은 아내 둘은 생이별(生離別)의 부부(夫婦) 그 둘의 생업(生業)은 배달부(配達夫) 태양(太陽)은 ‘용맹(勇猛)스러운 정력(精力)’을 배달(配達)하고 달은 ‘평화(平和)로운 잠’을 배달(配達)한다 흐린 날의 구름 속에 드는 태양(太陽) 흐린 날의 낮[晝]에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태양(太陽)은 두 주먹 용감(勇敢)히 쥐고 단기(單騎)로 천병(千兵), 만마(萬馬)의 적진(敵陣)을 쳐들어가는 것 같고 또한 그는 거리에 도열해(堵列)해 섰는 부로(父老)와 병사(兵士)들에게 차례(次例)로 악수(握手)를 베풀고 지나감 같기도 하다 우별제(右別題) 엷게 흐린 구름 속에서 내비치는 태양(太陽)은 물속에서 내다보는 주린 무서운 호랑이 눈 같습니다 달과 태양(太陽)의 숨바꼭질 태양(太陽)은 달의 따님과 지구(地球)의 영식(令息)의 두 남매(男妹)를 데리고 하늘 위에서 사는 홀아비 자료광장모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