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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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두 손으로 들어야 하는 것」외 6편
별들을 받쳐 주니 반짝이는 생각들 은하수 되어 하늘 끝까지 흐른다 기둥처럼 호수처럼 하늘처럼 어마어마한 우리 엄마 아빠 꿋꿋이 10년째 나를 받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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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저수지
저수지 이규리 무심히 산과 나무, 고요까지 수면이 복사한다 한 생을 거꾸로 박아 넣는다 해도 대저 말이란 게 없다 몸이 조금씩 마르는 걸로 대답은 충분한 거지 물 위에 젖어 엉긴 나뭇잎 건지려 집게로 수면을 집어 올리자 일가(一家) 잘 다려 놓은 긴장이 집게 끝에 쭈욱 딸려 나온다 일사불란, 통념이란 그렇게 움직이는 거다 산이 슬쩍 박아놓은 외눈동자 백내장 젤라틴 엷은 막 걷히자 참 맑은 감잣국 한 솥 잘 식어 하늘 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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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고백
고백 진은영 내 죄를 대신 저지르는 사람들에 대해 내 병을 대신 앓고 있는 병자들에 대해 한없이 맑은 날 나 대신 창문에서 뛰어내리거나 알약 한 통을 모두 삼켜 버린 사람들에 대해 나의 가득한 입맞춤을 대신하는 가을 벤치의 연인들 나 대신 식물원 화단의 빨간 석류를 따고 있는 아이의 불안한 기쁨과, 나 대신 구불구불한 동물내장을 가르는 칼처럼 강, 거리, 언덕을 불어 가는 핏빛 바람에 대해 할 말이 있다 달콤한 술 향기의 전언을 빈틈없이 틀어막는 코르크 마개의 단호함과 확신에 대해 수음처럼 또다시 은밀해지려는 나의 슬픔에 대해 할 말이…… 나 대신 이 세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희망하는 이들과 나 대신 어두워지려는 저녁 하늘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검은 묘비들 나 대신 울고 있는 어머니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