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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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마침표
마침표 김명환 언제부터인지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마침표를 찍어 놓고 지웠다 찍었다 새운 밤도 많았지만 언제부터인지 시가 갇혀버릴 것 같아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없을 것 같아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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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느껴 봐!」외 6편
한다 마침표 같은 점 하나가 굳은 땅을 뚫고 나온 너에게 나도 안녕? 한다 난 아침밥 먹기 전에 무에게 물을 주고 숙제하면서 무는 무슨 생각으로 그 자리를 지키는지 물어보고 두 개, 네 개, 여섯 개 생각이 많아진 무 이파리처럼 나도 생각이 많아진다 내 손가락만 하던 무가 내 팔뚝만 하다가 엄마 다리통만 한 무로 자라났다 나는 무를 쑤욱 뽑아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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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곡선처럼」외 6편
마침표 너머 하얀 여백에 하얗게 숨어 꼬리만 살랑~ 나 혼자 살랑살랑 괜히 내 얼굴만 빨개지는 선생님 첫사랑 이야기 독특한 점 끝을 알 수 없는 시커먼 어둠 속 아주 아주 작은 먼지만 한 점* 60억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날 놓칠까 봐 뚫어지게 보는 점 푸른 하늘을 품어 푸른 줄로만 알았던 그 점이 내 눈에 쏙 들어온다 아파트 숲도 살랑살랑 바람도 점 보이저 1호를 타고 창밖 바라보는 나를 보면 그런 점에서 보이는 독특한 점 하나 수학 시험지 오답 문제 푸는 시간에 턱 괴고 멀거니 하늘만 쳐다보는 나 * 1990년 보이저 1호가 사진으로 찍은 지구 우리 같이 가위바위보 가위와 만나면 바위는 달처럼 동글동글 웃지 가위가 두 팔로 바위 토닥토닥 안아 주어서 바위와 만나면 보는 마음이 훨훨 날아갈 듯 가벼워 바위가 보의 주름 반반하게 펴 주니까 보와 만나면 가위는 가슴 속 가위표 후련하게 잘라 내 보가 가위 상처 포근포근 싸매고 보듬어 주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