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9)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누구보다 낯선
은주는 동전으로 팁을 두고 종이에 감사 인사를 적는다. 그런데 "막상 이곳을 떠나려 하니 이상하게 이 집에 돈은 남겨 둘 수 있어도 감사 인사만은 남기고 싶지 않단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사흘 전 거실에서 사라진 집 모형을 생각하니 더 그랬다." 결국 은주는 감사 인사가 적힌 종이를 구겨 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온다. 택시를 기다리던 은주 부부에게 메이드의 딸이 뭔가를 전해 주고 간다. 집 모형이 사라진 것은 메이드의 고의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소설은 끝난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은주는 또 한 명의 낯선 사람을 만난다. 바로, 은주 자신이다. '은주는 은주가 낯설다'라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은주가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자. 그녀는 메이드에게 팁을 주는 문제에 관해 지호와 이야기하면서 팁을 주는 것이 혹 결례는 아닐까 걱정한다. "친절을 돈으로 갚을 경우 모욕으로 느끼는 나라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또 은주는 '메이드'라는 단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영화칼럼_명작에서 괴작까지] 쾌감이 왜 나빠요?
에드거 라이트에 대한 호감은 어쩌면 지독한 상황에서 구출된 사람이 느끼는 감사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고백하기에 조금 바보 같은 얘기이기는 하나 2004년 잭 스나이더 감독이 만든 〈 새벽의 저주 〉를 보고 나는 한동안 밤에 외출을 하지 못했다. 그 영화에선 좀비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기에 밤 외출과는 사실 별로 상관이 없다는 데까지 오면 이 이야기는 더욱 바보스러워진다. 스물한 살이었고 아무 데도 적응을 못했고 진로는 불투명했고 여러 가지 정서 장애를 가득 안고 있었는데 그걸 좀비 영화가 건드려버렸던 것이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불안해졌고, 밤에는 몇 안 되는 친구들이 불러도 잘 나가질 못했다. 좀비는 왜 그렇게 무서운가? 그 답은 쉬웠다. 〈 레지던트 이블 〉에 나오는 좀비 괴물 개나 거대 트롤 같은 걸 생각하면 전혀 무섭지 않다. 좀비는 인간일 때만 무섭고 인간의 형태를 약간만 벗어나도 바로 우스꽝스러워진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문학특!기자단]우리들, '문장의 거리'에 빠져들다
(준형)” 대답 말미에 준형은 행사 당일에 도움을 준 미술 단체 라운드 테이블과 음악 크루 소울 스토어, 놀이 물품을 후원해 준 1388 청소년상담센터와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글틴 담당 정대훈 선생님, 그리고 죄송스럽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 많은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당일 취재를 갔을 때, 조금 늦게 도착한 탓에 모든 행사를 찬찬히 살펴보지는 못했다. 그런 기자단과 또 아쉽게도 행사를 놓친 많은 분을 위해 행사 당일의 현장 분위기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부탁했다. “행사 준비를 끝낸 뒤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어요. 저희가 행사 진행을 하기로 한 구역에서 갑자기 서커스 쇼가 보였어요. 문학이라는 게 역동적이지 않아서 사람들 눈길끌기가 힘들었는데, 그 쪽에 행인들 시선을 뺏기니 문제가 있었죠. 하지만 오후에 좀 더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이 모두 열심히 사람을 끌어 모아서 나쁘지 않은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