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2)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독한(獨韓)문학]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패러디다
[독한(獨韓)문학]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패러디다 - 티무르 베르메스의 『그가 돌아왔다』와 이기호의 『차남들의 세계사』 이은지(문학평론가) 오늘날 문학은 국경을 긋는 것이 무색할 만큼 서로 닮아가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불안과 도시적 감수성으로 요약될 수 있는 현대 문학의 민낯은 로컬 local에 대한 표정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그 표정은 국가 간 문학을 견주어 읽을 때 발견되는 아주 미세한 차이로부터 간신히 떠오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국과 독일의 문화적 시차는 다르지만 역사적 결은 유사합니다. 그리 길지 않은 공화국의 역사와 유래 없는 분단의 경험은 서로 다른 두 나라가 비슷한 무의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예술을 통해 정치적 무의식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독일문학과 한국문학을 겹쳐 읽는 작업은 저 잃어버린 표정을 포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청소년백일장 수상작품 함께 읽기⑤] 대지의 이마 위 바람에 쓸리우는 시
바람빛 연한 사랑을 채워둔 한지(韓紙)에 항시 곧고 가는 낱말이 떨림으로 자라는 댓살에 수만의 땅을 물고 가는 건강한 바람의 어깨를 보았으리. 구천(九天)을 돌아온 연줄의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는 의지(意志)를 보았으리. 훠어이 훠이 언덕받이에선 휘파람 소리 서둘지 않고 우리들의 새벽은 귀를 여는가. 연이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바람 때문일 것입니다. 바람이 부는 상층부로 연을 띄우기 위해 아이들은 달립니다. 새들이 쏟아지는 빗줄기 속으로 날갯짓 하듯이, 바람을 만난 새가 날개를 펴고 공중을 누비듯이, 바람을 만난 연이 아이들을 제자리에서 연줄을 풀게 합니다. “한결같이 바람소리가 높은 곳에” 닿기 위해 연은 날아오릅니다. 지상의 고통을 잊고 더 큰 자유의 품을 맛보기 위해서일 겁니다. “수만의 땅을 물고 가는/ 건강한 바람의 어깨”일 겁니다. “아직은 설푸른 슬기”지만 “참 눈살 시린 하늘이/ 겨울에도 가슴으로 고여들” 것입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2014 문장청소년문학상_우수_비평감상글] 허상
한승용(필명 : 韓雪) - 1996년 출생 - 상산고등학교 졸업 - 2015년 현재 연세대학교 치의예과 재학중 《글틴 웹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