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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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인터뷰-‘후회 없음’을 결심하다
그렇게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후회 없는 사람으로 보이길 바라는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그의 ‘후회 없음’이 자연스러운 감정의 산물이 아니라, 매 순간의 결심에 가깝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그는 얼마 전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미 나는 바뀔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앞뒤에 붙은 글을 다 옮기진 않았으나, 저건 당연하게도 후회와 절망의 말이다. 그런데 나는 저 문장을 그대로 가져와 이렇게 바꾸어 말하기도 하는 그를 상상하게 된다. 아니요. 저는 이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이 전복을 가능케 함으로써 결국은 그를 지금의 안자혜로 조금씩 만들어 온 결심이 바로 NICU 담당의의 ‘문학’일 것이다. 작가소개 / 김상혁 2009년 《세계의문학》 신인상 등단. 시집 『이 집에서 슬픔은 안 된다』(민음사, 2013), 『다만 이야기가 남았네』(문학동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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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인터뷰-'후회 없음'을 결심하다 2 -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담당의사 안자혜
[기획-인터뷰] '후회 없음'을 결심하다 2 -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담당의사 안자혜 인터뷰 : 김상혁 인터뷰 요청에 안자혜 선생님은 부담스러워했다. 자신은 장인(匠人)도 아니며, 뛰어난 성취를 이룬 것도 없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와 생각해 본다. 왜 하필 그였나? 의사를 인터뷰하겠다고 정한 다음에 그를 떠올린 게 아니었다. 기획 인터뷰 청탁을 받고 나서, 그의 직업이나 삶에 대한 충분한 정보도 없이, 나는 안자혜 선생님을 만나야겠다고 결심하였다. 소셜미디어로 이야기 몇 번 주고받은 게 다였는데. 인터뷰 중에도 몇 번쯤 떠올렸을 것이다. 왜 안자혜인지. 어쩌다 NICU인지. ― 기사를 봤어요. 항상 사람이 부족한 곳이라고요. 외과 사정이 꽤 어렵다더라, 이 정도가 저 같은 문외한의 이해인데. ― 외과 어렵죠. 그런데 어려운 지점이 좀 다릅니다. 우선 소아청소년과와 비교하면, 외과는 과 자체가 어렵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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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후회할거야]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후회할거야!
후회. 이 말의 뜻을 알고 있다는 것은 ‘사람’이라는 이야기일 거야. 왜냐하면 동물은 후회를 모르거든. 동물은 본능을 충족하기 위해 살아갈 뿐이고 오직 사람만이 후회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고 살아가지. 그래서 삶은 고단하고 피곤한 거야. 후회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후회 없는 삶’이란 말은 이율배반적이지. 후회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후회의 의미를 알겠어. 또 후회 없는 삶이 진짜 삶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만하지. 내 이야기를 조금 들려줄게. 난 프로레슬링 선수가 되고 싶었어. 그래서 가출을 결심했지. 스승의 집에서 먹고 자면서 기술을 배우는 내제자(?弟子)가 되고 싶었어. 역도산의 내제자였던 안토니오 이노키나 김일처럼. 온종일 아드레날린과 헤모글로빈을 흘리며 단백질을 섭취하는 삶을 살고 싶었던 거지. 그래서 내가 어떻게 했는지 알아? 당대 프로레슬링의 최고 정점이었던 이왕표 선수를 무작정 찾아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