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1)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카페 마리안느
카페 마리안느 황인숙 “누군 저 나이에 안 예뻤나!” 스무 살짜리들을 보며 중년들이 입을 모았다 난, 나는 지금 제일 예쁜 거라고 했다 다들 하하 웃었지만 농담 아니다 눈앞이 캄캄하고 앞날이 훠언한 못생긴 내 청춘이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공원 입구
공원 입구 황인숙 쌍둥이 아기를 태운 유모차를 밀면서 허리 굽은 할머니가 횡단보도를 건너오신다 아기들은 사방을 두리번두리번 할머니는 부지런부지런 앞서, 두 날개로 햇빛 알갱이를 흩뿌리면서 커다란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 그림자도 그윽한 나비와 아기들과 할머니 뒤꿈치를 들고서 뒤꿈치를 바짝 들고 따라가 볼까, 저 나비를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개줄을 끄는 사람
개줄을 끄는 사람 황인숙 저 사람은 왜 개줄을 끌고 가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개줄을 끌고 있기 때문이지 때로 그는 식당이나 어떤 공원 앞에서 발을 멈추고 발길을 돌리리 개줄 끝에 개가 있거나, 없거나 어딘가 한 조각이 오려져 나간 혹은 빗금이 그어진 풍경처럼 관리가 안 된 생의 맨얼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