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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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인습적인 세계를 넘어서
채만식, 현진건, 김동인의 작품을 읽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말을 살려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성희 : 작가는 언어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하 : 이문구는 충청도 방언으로 충실한 작품을 썼습니다. 그런 작가들이 많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작가들의 작품을 읽다보면 재미는 있지만, 문학공부를 소설을 읽어가며 한 것이 아니라 만화를 보고 영화를 보면서 한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만화는 생략과 과장이 많아서 문학적인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은 퍼즐 풀듯이 스토리를 이어갑니다. 그것은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느껴지는 폐단이 있습니다. 또 영상 세대들은 이미지 위주의 소설을 많이 쓰기도 합니다. 영화적으로 이해가 될지 몰라도, 문학에서는 문학으로만 이야기할 수 있는 어법이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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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모마당 연간 최우수상 수상작]산문_나는 유쾌한 구두닦이
그 바쁜 와중에 갑자기 현진건 님의 ‘운수 좋은 날’이 생각나는 것은 웬일?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부르는 곳으로 밀창을 열고 들어가니 당구장이었다. 비교적 젊게 보이는 청년들 서넛이 어울려서 당구를 치고 있었는데, 벽에 기대어 놓은 소파에 걸터앉은 신사가 나를 턱짓으로 불렀다. 신사는 내가 가져다 놓은 구두 통에 발을 얹었는데, 구두가 너무 깨끗해서 왜 닦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눈앞에 보이는 바짓가랑이는 주름이 칼날처럼 섰는데 보드레한 모직 천은 뽀얗게 잔털을 세우고 있었다. 시선을 조금 들자 꺾어 세운 무릎 위로 팔을 걸치고 있었는데, 하얀 와이셔츠 소매가 눈부시게 보였다. 구두 상태가 어떻게 되었든, 순서는 제대로 밟아서 닦아야 할 것이다. 나는 큰 솔을 꺼내어 먼지를 털고 작은 솔로 구두 굽을 닦을 때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구두약을 한 덤벵이 찍어서 구두코에 쓰윽 문지르자 신사가 깜짝 놀라며 구둣발을 뒤로 뽑아냈다.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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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당신은 나의 개
. ■ 작가소개 / 강이라 2012년 신라문학대상 소설 당선. 201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2019년 현진건 문학상 추천작 수상. 소설집 『볼리비아 우표』, 앤솔러지 『나, 거기 살아』, 『당신의 가장 중심』, 『작은 것들』. 《문장웹진 2022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