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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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젊은작가의 樂취미들] 위대함을 배워보기
근시 안경을 끼고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최소한의 근육만 써서 밥벌이를 하는 내게는 고대 신과 현대인 사이의 거리만큼 먼 존재다. 그러나 한계 너머를 추구하는 본능은 지극히 평범한 개인에게도 작용한다. 모든 취미는 개인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어릴 적부터 줄기차게 동경해 온 것은 강인하고 아름다운 육체였다. 반면 스포츠의 형식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여전히 나는 한국인의 절반이 즐겨 보는 야구와 축구의 기본 규칙을 모른다. 위대한 올림피언 중 하나인 김연아 선수가 세계를 제패할 때도 생방송 한 번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종목을 불문하고 운동선수에게는 무조건 매혹되고야 만다. 우성 유전자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육체와 재능, 그 위에 끊임없이 쌓아올리는 자기 수련은 내가 태어나 단 한 번도 가져 본 적 없는 미덕이기 때문이다. 찔끔찔끔 타던 자전거 취미를 그만두고 수영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한참 전부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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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써니, 혜리, 해피
장편소설 『 나쁜 여자 』 『 마미 누나 』 단편 《 문학과 경계 》「 어머니의 방 」 《 현대인 》「 낮달 」「 비둘기 」 《 실천문학 》「 임실댁 상경기 」 《 현대시문학 》「 당신을 이해한다, 그러나... 」외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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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라디오와 사랑할 때
어쩌면 이 사내는 우리 개개인이라기보다는 우리 개개인들을 뭉뚱그려서 만들어놓은, 어떤 전체의 현대인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함께 해온 한 시간이 그리 지루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목련이나, 개나리 같은 봄꽃은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죠? 꽃 핀 자리에서 살그머니 고개 드는 잎을 보면 꼭 잎이 꽃을 밀어내는 것처럼도 보이죠. 진달래와 철쭉을 구별하는 게 그거라고 합니다. 꽃이 먼저 피면 진달래, 잎이 먼저 솟으면 철쭉. 생긴 게 워낙 비슷해서 그런 구별법이 나왔을 겁니다. 화공이 완성하려던 미인도의 모델은 소경이었죠. 그리고 빼놓은 게 한 가지 있습니다. 화공은 소경 처녀에게 용궁 얘기를 들려줬죠. 용궁에는 여의주가 있는데, 그 여의주를 눈에 대면 세상을 환하게 볼 수 있을 거라고 말이죠. 그래서 소경 처녀는 자꾸만 여의주를 달라고 했던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