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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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ㅎㅇㅅㄴㄷ
많이 많은 얼굴 많은 열쇠 많은 너 행운 샀는데 하얗습니다 하연수는 동행 있습니다 더 많은 우리 우리가 잘하는 건 둥글고 넓은 농담 여러 번 담을 수 있는 비유 네가 우릴 어떻게 읽을지 궁금해 발음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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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원래는 잘못 만들어진 푸딩
파란 물약을 닮은 저 푸딩을 풀잠자리 거머리 독사 등등 쏙 뺐다고 해서 변신의 효능은 사라지진 않으니 원래는 잘못 만들어진 푸딩이란 없으니 이 행성에선 우연으로 불완전해지니 각웅은 귀여움으로 봉배는 쾌활함으로 금팔은 엉뚱함으로 그리고 덕오는 다정함으로 각각 푸딩의 다양한 아이덴티티를 발아하여 반짝반짝 윤이 난다 참말 멋지구나 이젠 여자애인지 남자애인지 혹은 펭귄인지 오리인지 화성인일지 구분 안 되는 건 백 가지가 넘는 맛의 특징 때문이며 무얼 좋아하는지 다 티가 나면 그런 것 혐오를 벗으면 푸딩처럼 말랑거리오 인본주의를 버리면 쉬이 변형된다오 우리는 동네에 생긴 빈티지 샵을 지나치지 않기 골목 구석에 놓인 작은 잡화점을 꼭 들르기 작고 소소한 일상을 돌보며 거기 모여 언제까지나 끝도 없이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기 그럼 정령들은 몰래 오늘의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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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사랑을 둘러보다
내상에 더디 피 흘리고 있었음이여, 걸음은 신발을 끌고 나가 홀연히 그와의 지난 꽃길에 내닫고 생각은 그가 따서 차려 준다던, 흰 꽃밥에서 지칫지칫 발 디뎌 밟다 찾아낸 네잎 클로버 두 개와 오잎 클로버 한 개 두 개 행운과 낭패스런 불행 하나였네 세월 가도 꽃말은 게 서서 한 발자국 도망도 못 하였음을, 셈법으로 곱게 엄지 검지 두어 번 휘어감아 줄기 꿰어 돌렸던가 세잎인데 이파리 돋을 때 상처가 껴 한 두어 장 더 난다고 몰라 뭐 행운이야 꽃 같은 거 그런 거, 툭 내쏘는 한 마디로 설핏 저물어 가던 나는 어느덧 덧난 잎 내게 들여 놓았네 찌르르 심장 뛸 때, 안 들키려던 낌새 같은 거 그런 거 반복된 손가락짓이 채근인 듯 그가 성가셔했고 우리 사이 낀 떨칠 수 없는 감정이 말라버린 흙덩이로 떨어졌네 행복에서 나아가던 행운이여 너는 이내 저만치 돌아서던 오오, 행운에서 더한 상황으로 나아갔던, 딱한 불행이여 나는 이파리를 하나 떼어내어, 이젠 행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