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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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몸에서 출발하여 마음의 우주에 이르기까지
정리 한창훈(소설가) intro 고향을 가서 고향을 잊어버리다 서라벌예대, 이문구 가족 오관유정 유리사투리 우리말이 갖고 있는 율조성 자벌레가 나비되기 마음론에서는 배척할 것이 없다 서양철학에는 블랙홀이 있다 어느 날 소설에 많이 지쳤다. 작가들이여 독자를 상대로 데모를 하라 한번 이민은 영구한 이민이다 영원히 사라져버린 것, 그것은 고향 한창훈 선생님,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상륭 허허허. 지금 살고 있는 섬 이름이 뭡니까요? 한창훈 제가 사는 데는 거문도입니다. 박상륭 네? 한창훈 거. 문. 도입니다. 박상륭 거기서 여기까지 어려운 걸음을 했으니 저야말로 감사하죠. 한창훈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요, 길 떠나는 자에게는 이유가 세 가지 있는데, 하나는 길 자체의 유혹이고, 하나는 풍문이고, 하나는 충동이라고 하셨습니다. 박상륭 그래, 어느 경우입니까? 한창훈 저는 선생님이 오셨다는 풍문을 듣고 마음이 설레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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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바람이 전하는 말 외 1편
소설·낭송 : 한창훈 출전: 한창훈 소설집 『나는 여기가 좋다』, 《문학동네》,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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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에 사시는 소설가 한창훈 선생님이 전화를 걸어오셨다. “요즘 뭐하고 지내냐?” “그냥 글도 쓰고…… 일도 하구요.” “어딜 출근하고 있다는 말이냐?” “네.” “못 그만두냐?” “음……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만두기는 좀 그런데, 무슨 일 있으세요?” “여기 거문도에 말이야, 배 타는 총각이 하나 있는데, 성격도 좋고…….” “선생님. 지금 저보고 시집가란 말씀이세요? 선 보라구요?” 와락 웃음이 터졌다. 시인 하나는 마라도로, 소설가 하나는 거문도로. 이슈는 되겠지만 이건 명백히 류외향 시인의 아류다. 거문도 바닷가 항구 근처에 자리 잡고 앉아 한창훈 선생님과 싱싱한 회 한 접시 떠놓고 소주를 마시며, 배 타고 돌아올 신랑을 기다리는 것도 제법 운치 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류다. 해서 한창훈 선생님께는 그저 다음에 거문도로 여행이나 한 번 가겠다 말씀을 드리고 말았다.《문장 웹진/2008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