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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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一 人 詩 爲 (일인시위) ‘젠트리피케이션’
하림 치킨 본사와 엘레강스 성형외과 사이 마룬 파이브 노래. 귀를 막아. 비명을 쳐. 도망가. 지난 주 여 선배가 올리브영 짬뽕 얼굴 크림을 사용해봤다. 크림이 너무 오랜 시간으로 얼굴에 녹아있었다. 얼굴이 쫌 노래졌다. 크루톤 같은 것이 됐다. 그래서 그 소녀가 얼굴을 상추로 싸고 나는 샐러드라고 불렀다 나는 그 소녀에게 이 노래를 썼다 CGV에서DMZ물병 살 수 있고 DMZ에서GNC 단백질 가루 살 수 있고 GNC에서 비피 리가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줄 수 있지만 추석날에 캐러멜 라떼만 구하고 싶었다! 헬조선! 헬조선! 헬조선! 헬조선! 어렸을 때 잠이 오도록 김치를 세어봤던 착한 김밥천국 아주머니들 밤새 우는 소리 들었다 아침마다 옥상에 젖은 베개 커버를 널어 말리는 김밥천국 아주머니들을 보았다. 다시 마룬 파이브 노래를 들어 귀를 막아 돌아서서 가버리고 싶은데 캐러멜 프라푸치노색 안경 통해 세계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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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애들이 하림 앞에서 옷에 목베개를 넣고 꼽추 시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채린이 그걸 발견하곤 그 애들을 아주 혼쭐을 내주었더라는 일화다. 그 이후로 애들이 반성해서 하림에게 무척 잘해 줬다는 결말이었다. “나는 오히려 나한테 꼽추라고 하는 거 신경 안 써. 그런데 채린이 때문에 반에서 애들이 꼽추의 ‘꼽’ 자도 못 꺼내. 나한테 조금이라도 함부로 하는 애는 교양 없는 무식한 애로 낙인찍히거든. 너도 그날 가게에서 처음 나 보고 놀란 거 꼽추라서 그런 거잖아. 다 알아. 근데 나, 그런 거 아무렇지 않아.” “그런 것 때문에 놀란 거 아니야.” “그럼, 왜 그렇게 놀랐는데?” “아니, 그냥 네가 우리 가게 온 게 신기해서 그랬어. 너 이 동네 안 살잖아.” 하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채린이랑 같은 동네 산다고 소문 다 났나 보네.” 하림이 성큼성큼 앞서 걸었다. 한참 걸어가다가 세 갈래 길 앞에서 하림이 멈춰 서더니 내 쪽으로 뒤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