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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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추모도서출간파티
추모 도서 출간 파티 김승일 조금 유명했던 사람이 마흔둘에 죽어서 그를 알던 사람들이 안타까워하였다 그를 모르던 사람들도 그가 마흔둘에 죽었다는 소식을 어디선가 듣고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 하였다 그 사람과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주도하여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한 글을 여러 사람에게 받아 추모 도서를 냈다 그 책의 출간 파티가 있었다 그가 죽었을 시기에 한국은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상점이 저녁 10시까지만 열었고 5인 이상 집합 제한이었고 집필에 참여한 사람들이 5명이 넘어서 5인 이상 모이긴 했지만 테이블을 구분하여 떨어져 앉았고 평균 맥주 2잔씩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들 갔으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출간 파티가 열리면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갈 때 길에서 택시 기다리는 것도 일이었는데 이렇게 10시에 헤어지니 좋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 어떻게 아냐면 시간이 흘러 추모 도서가 절판이 되고 그때 출간 파티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날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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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자가격리
한 지인이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와 접촉하여 자가격리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무리 둘러봐도 말과 손과 숨을 둘 마땅한 곳이 없어서 나도 저절로 자가격리 되었다. 허파도 심장도 생각도 따라서 자가격리 되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들 때에도 늘 혼자였기에 자가격리는 맞춘 듯 내 몸에 잘 맞아서 방에 틀어박혀 책 읽기에는 더없이 좋았으나 아무리 집중해서 읽으려 해도 눈이 글자에만 머물고 문장 속으로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오늘따라 눈이 나한테 왜 이러나 했더니 아까부터 머리통 속에서 생각만으로도 감염되는 신종 바이러스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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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간다
한때 손을 잡고 다녔지 겨울 산 겨울 강 천하절경 로또부지 온 김에 보러 가자 대자연 뷰 같이 살자는 가짓부렁 믿는 발등 도끼 찍기 생이 별거니 코로나19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장례식장에서 나와 천변을 걸었다 마흔 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답하지 못해서 좋아요 누를까 말까 이런 태그에 목매는 사람은 어떤 사람 (마흔살까지, 마흔살까지살아야해, 마흔살까지만, 마흔살까지만살자, 마흔살까지써야지) 크리스마스이브에 대궐 같은 옥탑에서 혼자 사는 중년 게이 우리 죽기 전까지 가까이 어울려 지내요 말을 받들었다 이 악물고 간다 아주 간다 개 죽음에 끌려 곧 곤두박질치겠지 아아 마시고 사무실에 들어가면서 똥 치우는 사람 개 얼굴에 (팀원) 은주 씨 얼굴을 주인 얼굴에 (팀장) 용희 씨 얼굴을 따 붙이고 싶네 크게 웃었다 한 번뿐인 인생 막 살자 막사막사 이런 건배사도 하는 마당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