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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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추모도서출간파티
전에 헤어져야만 해서 어땠냐고 참 깔끔한 행사였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일찍 헤어져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일찍 헤어져서 집에 가서 누워서 추모 도서를 읽으며 그를 추모하며 꺼이꺼이 울었다는 사람이 있었고 조금 울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사랑하는 내 남편 당신의 추모 서적 출간 파티는 산뜻하게 기억되고 있어요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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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불가능한 대화들, 불가능한 현실들
하지만 추모 시설은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이 공원 안에 추모관이나 위령탑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며 추모 공원 진행도 갈 길을 잃는다. 대구시에서 내놓은 타협안은 유족들과 이면 합의를 하고 대외적으로는 안전을 위한 테마파크를 세우기로 한 것이었으나 유족들에게 말한 것들, 그러니까 추모 묘역을 만들고 위령탑을 세우고 수목장을 만드는 일 등은 실현되지 않았다. 유족들은 시가 눈감아 주기로 한 채 서른두 명의 유골을 새벽에 이 공원에 묻는다. 마치 도둑처럼 새벽에 전세 버스를 타고 숨어들어 이미 파놓은 구덩이에 서른두 명의 유골을 묻고 갔다. 그러나 이후 누군가의 고발로 이것이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지면서 유족들은 졸지에 암매장꾼이 된다. 2년이 넘는 법적 공방 끝에 유가족들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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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죽은 선생님의 사회에서 (1)
말하자면, 그간 한국 사회에서 교사는 사회적 약자와는 전혀 무관한 자리에 놓여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2023년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직업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교사는 학생, 학부모, 교원의 희망 직업 순위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사회적 인식이 좋은 직업군 중 하나이며,7) 안정적으로 고용을 보장 받을 뿐만 아니라 방학이 있는 등 워라벨도 챙길 수 있고 학교 내 학생들과의 관계에서도 우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기에 지난 서이초 교사 추모 집회에서 외쳐진 ‘교사 생존권 보장’이라는 구호가 낯설게 들렸던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