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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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4월_시_운] 블랙박스
작가소개 / 최호빈(시인) 1979년 서울 출생. 2012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고려대 국문과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글틴 웹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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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태엽
태엽 최호빈 항상 열어놓는 문인 것처럼 나는 계속 눈을 깜박이고 있다 그것이 최선이다 흑백의 물에 몸을 깊숙이 묻고 없는 영혼에 몸을 깊숙이 묻고 죽은 사람처럼 금방이라도 죽을 사람처럼 보여서는 안 되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누군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눈의 깜박임이 느려지고 있다 그래서 눈에 먼지가, 시계 소리가 그리고 누군가의 말이 자꾸 달라붙는다 이제 나는 누군가가 눈에 입맞춰주기를 기다린다 항상 닫힌 문이었던 것처럼 나는 계속 눈을 감고 있다 그것이 최선이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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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돌의 기억
돌의 기억 최호빈 창문을 기웃거리는 사람처럼 돌을 본다 돌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를 본다 돌은 어쩌면 땅을 딛고 있는 딱딱한 물 물고기는 돌처럼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 그러나 헤엄은 계속되고 있다 빛을 피해 조금씩 물고기가 얼굴의 위치를 옮기고 있다 그것은 물고기가 돌 속에서 숨 쉬는 이유 물고기는 돌의 주인 네가 돌에 구멍을 뚫자 한 방울의 물이 새어 나오고 물고기가 빠져나온다 물의 마법이 풀린다 지금 네가 보고 있는 것은 그저 돌의 그림자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 생각이 어딘가에 잠긴다 어딘가에서 생각이 궁금해진다 그것은 돌을 집어 들었던 너의 손에서 비린내가 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