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그녀들의 죄의식과 반(反)성장서사
"(34쪽) 바로 이런 이유로 『목공소녀』는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아야 할 가치가 있으며, 문단 내 시스템의 문제도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본다. 4) 최현주,『한국 현대 성장소설의 세계』, 박이정, 2002, 28쪽. 5) 최현주, 위의 글, 46-47쪽.
-
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아이의 숲
아이의 숲 최현주 수림은 굳게 닫힌 방문을 열었다.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방 안은 담쟁이덩굴 같은 녹색 식물이 벽면을 타고 올라 장관을 이루었다. 빠진 곳 없이 사각의 네 벽면, 천장과 바닥, 방문 안쪽까지도 담쟁이덩굴에 감싸여 있었다. 수림은 오랫동안 식물을 키워왔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숲으로 이루어진 방은 본 적이 없었다. 녹색 식물의 파릇파릇하고 신선한 향이 퍼져 나왔다. 갑자기 서늘한 기운이 느껴져서 뒤로 몇 발자국 물러섰다. “어때? 너도 좀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지? 사람들이 이 방엔 좀처럼 들어가려고 하질 않아.” 수림은 옆에서 머리를 긁적이는 남자에게 황당한 얼굴로 말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이런 건 난생처음 봐요.” “그러니까 우리가 널 부른 거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거든. 빨리 어떻게 좀 안 될까?” “저도 할 수 있는 게 없는데요.”
-
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지구 여행 가이드 해랑
지구 여행 가이드 해랑 최현주 순식간이었다. 남자애가 내 손에 있던 믹스견 T의 목줄을 낚아채 도망가 버렸다. 그 모든 게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일어났다. 아니,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두뇌의 처리 속도가 따라가질 못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서둘러 달려갔다. 이게 대체 무슨 난리인지 머릿속이 마비된 느낌이었다. 어쨌든 남자애를 잡아야 했다. T를 잃고 난 뒤의 상황은 상상하기도 싫었다.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가이드는 고객의 요구를 맞춰줄 수 있어야 한다고. 할아버지는 지구에서 30년 동안 가이드로 일해왔으니, 허투루 들을 말이 아니었다. ‘넌 아직 너무 미숙해.’ ‘알아요.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요.’ 할아버지의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 혼잣말을 내뱉었다. 나는 먹고살기 위해서 할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았다. 할아버지가 생전에 하신 잔소리 같았던 말들을 매일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