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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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사춘기여, 안녕
[청소년 테마소설] 1. 관계와 소통_여섯번째 사춘기여, 안녕 듀나 올해 들어 네 번째였다. 내가 교장실에 끌려간 것은. 이번에도 이유는 별 게 아니었다. 교실 계단을 내려가던 나는 실수로 옆에서 올라오던 여자아이를 툭 건드렸다. 아이는 중심을 잡기 위해 팔을 들었고 그러다 들고 있던 가방이 난간 너머로 날아갔다. 내 잘못이었다. 나는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여자아이는 괜찮다고 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내가 정상적인 애였다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다. 하지만 나는 정상이 아니었고, 계단 주변에서 그 작은 충돌을 바라보던 아이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 순간부터 나는 내가 동물원의 원숭이라도 된 것 같았다. 나는 고함을 지르고, 욕을 했고, 계단 주변을 돌아다니며 집어던지거나 걷어찰 수 있는 작은 물건을 찾았다. 소동은 그것으로 끝이 났다. 더 이상 무언가를 할 시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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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엄마, 조금 더 기다려주면 안 될까요?
작품으로는 『사춘기 맞장 뜨기』 등 청소년 에세이와 『상계동 아이들』, 『복실이네 가족사진』, 『철수는 철수다』, 『청소년 북유럽 신화(전5권)』, 『열네 살이 어때서?』, 『열일곱, 울지 마!』등 많은 장편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냈고, 『그림 자매 시리즈(전8권)』, 『애니의 노래』 등 번역 작업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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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호랑이는 사랑을 남겼네
[청소년 테마소설] 1. 관계와 소통_첫번째 호랑이는 사랑을 남겼네 김종광 《삼국유사》에 나오는 호랑이 이야기 〈김현(金現)의 감호(感虎)〉를 번역하면 ‘김현이 호랑이를 감동시키다’쯤 되겠다. 알고 보니 익숙한 이야기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까지 부모님들의 강요 덕에 참으로 많은 책을 읽었다. 출판사마다 어린 애들에게 팔아먹기 위한 전래설화 어린이책시리즈를 펴냈다. 그 시리즈 중에서, 〈호랑이 처녀의 (슬픈) 사랑〉 혹은 〈호랑이를 사랑한 김현〉 등이 바로 삼국유사의 〈김현의 감호〉를 현대적으로 윤색한 것이다. 통일신라 원성왕 시대였다. 신라에는 해마다 2월이 되면 한 일주일간 흥륜사 전탑을 돌며 복을 비는 풍속이 있었다. 김현이란 청소년이 밤이 깊어도 혼자 쉬지 않고 탑돌이를 하고 있었다. 남들 다 갔는데 혼자서 왜?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혹시 청소년의 목적이 여자였다면 기회는 즉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