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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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구두 수선공의 봄
* 찰스 디킨스 : 두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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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이 또한 여행⑨] 프랭크와 트릭시
오후 4시면 해가 지기 시작하는 런던의 음침한 겨울 저녁, 우리는 찰스 디킨스 생가가 있는 동네의 어느 퍼브에 저녁을 먹으려고 들어갔다. 프랭크가 이 지역에서 일할 때 자주 들르던 곳이라고 했다. 그곳에서 우연히, 또는 놀라운 인연의 힘으로, 프랭크를 알아보는 사람을 만났다. 20여 년 만이라고 했다. 백발의 두 남자가 얼싸안고 반가움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저런 삶이면 좋겠다고 어렴풋이 생각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그 이미지와 다짐만큼은 잊히지 않고 간직하고 있다. 양재화 - 대학에서 언론정보학 등을 전공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편집자로 1년 중 10개월은 돈을 벌고 2개월은 여행하며 살고 있다. 홈리스의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에 ‘여행의 뒷모습’이라는 글을 연재했다. blog.naver.com/moodforlife 《글틴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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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단편소설] 지평선에 닿기
이제 기껏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에서는 셰익스피어나 찰스 디킨스 같은 작가들의 원서나 떠듬떠듬 읽고 있는 애송이가 법에 대해, 세상에 대해 뭘 알 수 있을까. 어쨌든 아버지는 평소처럼 일을 나갔고 어머니를 데리고 서초동에 가는 것은 내 의무가 되었다. 나는 매 공판마다 법원을 찾았는데, 재판 과정은 지지부진했다. 몇 시간씩 다른 사람들의 공판을 지켜보며 기다리다가 형의 차례가 오면 긴장된 자세로 앉아 검사와 변호사의 말을 주의 깊게 들었는데 내가 보기에는 몇 마디 제대로 나누지도 않고 다음에 다시 심의하겠다면서 휴정을 하곤 했다. 일심에서 이심으로 넘어가고, 이심에서 삼심으로 넘어가는 데 최소 일주일에서 이삼 주가 걸리기도 했다. 결국 항소를 포함해 최종 선고가 떨어진 것은 삼 개월 정도가 지난 후였다. 이후로 형을 제외한 우리 가족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정말 일상으로 돌아온 것은 나뿐인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