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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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예항
예항 이승원 거짓말만 해왔지 익숙한 케이블카 안에서 자신을 믿을 수가 없어서 물에 빠진 사람과 물에 빠트린 사람과 그걸 보고만 있는 자신 시니피에와 시니피앙 로망 롤랑과 마랭 마레 빛으로 장난치는 광장에 걸어 나왔다 잠수정을 빼앗고 감수성을 선사한 사람을 살해하러 계속됩니다 기대해 주세요 많은 쌍의 귀를 현혹하고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기를 바라지 글이 제멋대로 움직인다면 끔찍하고 소름 돋는 일인데 좋단다 짱구 마약 복용자처럼 이용당하고 있는 거야 더도 덜도 아닌 그늘이 늘어져 쓸모없는 그림자를 벼룩시장에 내놓았지만 밤과 밤 건조한 조건 다시 합체 합시다 수은은 표면 장력이 강한 물질이라 밀어내기 때문에 선명히 보이는 거지 통유리와 거울의 가장 큰 차이 덫을 파놓은 걸로 봐서는 분명 널 좋아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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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악어집 열쇠점 딴딴이 아저씨
우리 가게 ‘짱구 분식’도 슬슬 문 닫을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어머낫! 이게 무슨 소리야?” 덴 듯 놀란 엄마가 화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홀 탁자에서 숙제를 하던 나랑, 마지막 손님인 고등학생 누나 둘도 떡볶이를 먹다 말고 덩달아 엄마 뒤를 쫓아나갔다. 백조 상가 모든 점포에서 튕기듯 사람들이 튀어나왔다. “불이라니! 어디야 어디?” 너도나도 홉뜬 눈으로 온 사방을 휘살폈다. “저기, 옥상께를 봐요!” 처음 불이라고 소리친 사람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시커먼 연기가 바람을 타고 옥상을 뒤덮고 있었다. “헉! 저저…… 연기 좀 봐! 후딱 119에 신고해!” 누군가가 소리치자 너나없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빨리 조치를 취해야 돼! 까딱 잘못하면 온 상가가 잿더미 된다고!” 상가 번영회 회장인 ‘남해 수산’ 생선 집 아저씨가 벼락같은 호령을 했다. 그 말에 몇몇 사람이 연기의 진원지를 파악하려 상가 저쪽 끝에서 이쪽 끝까지 뛰어다니며 각 점포와 옥상 쪽을 짯짯이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