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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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취재 탐방글] 고3 보다는 ‘열아홉’ 살로 남고 싶은 우리!
지영 : 학교 등교 시간은 7시 45분까지야? 벼리 : 8시까지인데, 학교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학교가 오래돼서 조금 낡았어. 지영 : 교복 예쁜 것 같은데…… 우리 학교 비둘기 같은 회색이야. 벼리 : 아냐, 우리 학교도 같아. 사진에선 밝게 나왔는데 재킷이 짙은 회색이거든. 지영 : 학교 급식은 맛있어? 벼리 : 올해 영양사 ‘쌤’이 바뀌어서 맛있어졌어. 근데 급식 값이 올랐어. 지영 : 친구들이 사진 찍을 때 잘 협조해 주는 편이야? 벼리 : 얼굴이 잘 안 나오잖아. 애들이 화장을 잘 안 하니까 얼굴 나오는 건 조금 그랬어. 얼굴이 안 나오게 찍으니까 애들이 잘 협조해 줘. 지영 : 사진을 찍기에 적합하거나 좋아하는 풍경이 있다면? 벼리 : 학교 후문에 골목이 있거든. 그 골목이 깔끔해. 내가 햇빛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골목에 나무가 적절하게 배치돼 있어서 예뻐. 지영 : 사진 찍으면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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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취재 탐방글] 신철규 시인, 시로 통하던 일상
# 시인의 일상은 고양이와 함께 지영 : 요즘엔 취미생활도 하고 계신가요? 시인 : 취미는 잠을 자거나, 책을 읽는 거 말곤 없어요. 술 먹는 것을 취미라고 하기엔 좀 그렇죠? (웃음) 지영 : 프로필을 봤는데,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시인의 프로필엔 고양이와 함께 찍은 사진들이 있다.) 시인 : 네, 고양이 두 마리를 키워요. 첫째는 미오고 둘째는 포터인데, 고양이는 낮에 되게 많이 자거든요. 걔네 보고 있다가 저도 자요. 그게 저에게 있어 제일 좋고 제일 행복한 일 중에 하나예요. 지영 : 고양이 이름은 누가 지어주셨나요? 시인 : 미오는 장모님이 지어주셨어요. 고양이 묘. ‘미오’를 빨리 발음하면 묘, 고양이 묘(猫) 자가 되잖아요. 지영 :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 등단을 통해 불행의 길에 들어서다 지영 : 국문과를 전공하셨는데,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시인 : 뭔가 쓰고 싶어서 국문과에 온 건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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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대기맨
지영 자신이 아버지나 엄마를 미워하는 것도. 전부 다 하찮았다. 하지만 사회와 윤리적인 면에서는 부끄러웠다. 사람이란 다만 존재하고 시간의 흐름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일 뿐이라는 게, 혐오스럽다는 생각을 떨치려 했지만 지영의 마음에 자리 잡은 공허감이 덜어지지는 않았다. 그건 목이 마른 느낌이나 울음이 터지기 직전의 상태와 비슷했다. 지영은 그 모든 마음의 흔들림을 열심히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으로 메우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노력하는 것으로 전부 해소되지는 않았다. 옥상을 어슬렁거리는 것으로 답답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으면 지영은 길거리로 나와 무작정 걸었다. 밤이건 새벽이건 가리지 않았다. 그런 새벽의 어느 산책길에서 옆집 애를 만났다. 수능을 앞두고 있었다. 커다랗고 높다란 담과 원목과 청동대문이 이어지는 언덕을 오르던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