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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개인터뷰 나는 왜 조해진 소설가 자선 단편]PASSWORD
[공개인터뷰_나는 왜] [조해진 소설가 자선 단편] PASSWORD 조해진 1 서울에 대한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서울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나 같은 불우한 인간을 위해 뭐든지 해줄 수 있다는 식의 과잉된 친절과 배려를 보였지만, 이상하게도 내게는 자주 불안감이 엄습했다. 내 자리가 없는 곳, 내가 없을 때만 비로소 완벽한 본래의 모습을 찾게 될 것 같은 곳, 하여 나로 인하여 인위적인 평온을 가장해야 하고 그 가장의 시간이 불편하다고 호소하고 있는 듯한 곳…… 이런 상념들이 명색이 내가 태어난 곳에 대한 첫인상이라는 것을 나조차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물론 나는 나의 잘못을 알지 못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했기에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면 무언가 억울한 기분에 사로잡혀 냉장고에서 찬 맥주를 꺼내 마시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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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개인터뷰 나는 왜 대담]나는 왜 약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가
- 소설가 조해진 편 정리 : 안희연(시인) 바야흐로 가을입니다. 일본의 한 시인은 가을을 일컬어 ‘여름이 타다 남은 재’라고 말했다지요. 슬프도록 푸른 가을 하늘을 보면서 격랑이 지난 뒤의 고요, 눈보라의 끝, 한 고통을 관통한 뒤의 슬픔과 기쁨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오늘 모신 초대 손님도 그런 가을을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우리를 한없이 멋진 꿈속으로, 아무도 보지 못한 숲으로 데려가주시는 분. 조해진 소설가와의 깊고 느린 산책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담백한 삶 ▶ 김미월(이하 김) : 《문장 웹진》 연속기획 공개인터뷰 [나는 왜]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먼 길 와주신 작가님께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모신 손님은 조해진 작가님인데요. 2004년에 등단을 하셨으니 올해로 10년차이시고, 그간 5권의 책을 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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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책방곡곡] 천안 가문비나무아래 (제3회)
다른 삶을 상상하고 기대하는 욕망이 짐을 꾸리는 행위로 나타난 거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조해진 작가의 어머니 아버지의 어떤 모습이 조해진 작가의 소설 쓰기로 나타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의 아버지는 겪어 보지 못한 시간을 다룬 역사책이나 가보지 못한 곳이 담긴 여행서를 읽으셨잖아요. 어머니는 다른 삶을 상상하고요. 다른 세계에 대한 상상이 소설의 본질이라면 조해진 작가의 소설적 역량은 부모님께 받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어요. 우연주 님께서는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는지요? 우연주 : 끝까지 하나 어머니 편에서 같이 싸워 주고 싶지만 계약직 교원이어서 그렇게 할 수 없는 하나 담임교사가 죄책감을 느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하나 담임교사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은 「경계선 사이로」에서 선배들이 해고된 자리에 들어온 연진이 선배 기자들과 시위에 함께하지 못하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과도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