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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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누구나 아무도 12회] 과학과 우화의 사이에서-동물문학
가상의 국가인 오세아니아를 무대로 독재자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세계에 대한 경고를 그려낸 디스토피아 소설 『1984』(1949)의 작가인 조지 오웰(1903~1950)은 또 하나의 대표작 『동물농장』(1945)에서 인간에게 착취당하던 동물들이 인간을 내쫓고 동물농장을 세운다는 큰 줄거리 아래 독재자와 사회주의 사회의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했다. 이 작품은 인간의 지휘 아래 다른 동물들을 학대하고 수탈한 개들, 반란의 주동자가 된 돼지들을 비롯한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은 실제의 동물이 아니라 인간을 대변하는 존재들이다. 그럼으로써 이 작품은 이솝의 전통을 이은 우화, 혹은 우의소설이 되기도 하고 상징을 통해 현실을 비판한 풍자소설이 되기도 한다. 러디어드 키플링(1865~1936)의 『정글북』(1894)은 『동물농장』과 달리 처음부터 소년, 소녀를 위해 쓰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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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오웰의 『1984년』을 통해서 본 ‘사회공학’의 의미
그런데 푸코보다 한발 앞서 이 같은 일을 문학에서 수행한 사람이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이라는 영국 작가이지요. 사회문제에 대한 열렬한 관심 때문에 작가가 된 그는 『동물농장』(1945)과 『1984년』(1949)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지요. 오웰은 부르주아 집안 출신이었지만 확고한 사회주의자였습니다. 스페인 내전에 참전해 프랑코의 파시스트들과 맞서 싸웠으며, 런던 빈민가로 이주하여 호텔 접시닦이로 일하기도 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동정심을 보였답니다. 자신의 『동물농장』이나 『1984년』 같은 작품들을 사회주의의 본질에 대한 비판으로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는 결코 공산주의자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사회주의적 유토피아가 아무리 바람직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억압과 폭력에 의한 전체주의 사회로 변질될 경우 그것은 우리가 진정 원하는 유토피아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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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나는 비평가다, 고로 나는 비평한다
* 1/10은 서평가이기도 했던 조지 오웰의 산문에도 등장한다. “객관적이고 참된 비평은 열에 아홉은 ‘이 책은 쓸모없다’일 것이며, 서평자의 본심은 ‘나는 이 책에 아무 흥미도 못 느끼기에 돈 때문이 아니면 이 책에 대한 글을 쓰지 않을 것이다’일 것이다.”(조지 오웰, 「어느 서평자의 고백」, 『나는 왜 쓰는가』, 이한중 옮김, 한겨레출판, 2010, 287쪽) 나는 이 대목을 무심히 넘겼다가, 서평가 금정연의 「서평과 평론」(《문학과 사회》, 2014.겨울)을 읽고 다시 펼쳐보았다. (금정연의 글은 “그렇지만 영화평론가는 자신이 비평하는 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하는 회사가 만드는 매체를 위해 활동하진 않는다.”(523쪽)로 끝난다. 내가 다 낯이 뜨겁다. 2016년의 금정연을 2014년의 금정연이 미리 비판한 셈이니 이런 걸 ‘예상 비평’이라고 불러야 하나.) 오웰이 좀 너무했다는 생각과 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드니 비겁하게 말을 돌리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