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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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눈
눈 조정권 아기 예수의 눈동자에서 한없이 풀어놓은 양떼들의 초원을 들여다보는 눈 어깨로 날아와 지저귀는 노란 종다리를 손등으로 날려 보내는 손 저 눈, 저 손으로 시간이 사람을 방목하고 있다. 한없이 풀어놓은 양떼를 불러들이고 하늘 높이 종다리들 모아들이며 나는 너의 눈을 들여다보고 싶고 손을 쥐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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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하늘 벤치에는
하늘 벤치에는 조정권 거북이연립주택 옥상에는 안 쓰는 찬장, 내다버린 장롱, 스티로폼조각, 부서진 싱크대들이 두엄처럼 쌓여져 있다. 오리집도 올라가 있다. 호박밭과 화단도 올라가 있다. 벤치도 올라가 있다. 그 벤치에는 트럼펫 부는 남자가 런닝차림으로 산다. 빈 소주병주위로 흙을 수없이 물어다 나른 빗방울들. 민들레 꽃씨가 날아와 커가다가, 삭아버렸다. 가끔 옥상에 빨래를 내다 거는 남자가 구석에 틀어놓은 수돗물도 보였다. 그 남자는 얼마 전 늦은 밤길에 누런 연탄재의 골을 쏟고 반듯하게 누운 채 실려 나갔다. 채마밭과 새들과 나무들과 지상철(地上鐵)이 먼저 철거를 당했다. 갈 곳 잃은 오리들은 어디론가 날아볼 시간을 두리번거리다 도로 주저앉았다. 오리들은 쭈그러진 나팔을 내밀고 무슨 음표같이 옥상에 모여 하늘에서 내려오는 헐벗은 눈발을 올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