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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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지하 도시와 늪에서 발견한 생성의 감각
지하 도시와 늪에서 발견한 생성의 감각 : 천선란의 『이끼숲』과 김초엽의 『파견자들』에 관하여 조윤정 1. 지하 도시의 건설과 세계의 배치 지하 건축은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왔던 방식이다. 고대 도시에서 지하는 포도주 저장소와 같은 곳간, 카타콤(Catacomb)과 같은 무덤이나 도피처로 활용되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지하를 훨씬 다양한 형태로 점유하고 있다. 각종 상업시설과 문화시설이 지하 가로망이나 교통 시스템과 바로 연결됨에 따라 지하와 지상의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미래의 지하 공간은 현재의 우리 삶을 확장한, 지상과 다르지 않은 지하의 수준을 넘어설 것이다. 지하는 고립의 프레임을 넘어 확장성과 입체성을 창출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지하 공간은 하늘 위로 높이 솟은 빌딩들이 줄 수 없는 연결의 감각을 제공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를 공간과 공간의 연결로 바라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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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나의 단어, 수호자에게
잠시 뒤 ‘올해 SNS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책’을 쓴 작가, ‘MZ세대의 시선으로 난민 문제를 풀어냈다’고 평가받은 조윤정 작가와의 대화가 시작됐다. 책을 둘러싼 세간의 말들, SNS에 올린 글이 주목받으며 출간으로 이어진 과정, 난민 관련 갈등에 대한 작가의 입장 등이 이야기됐는데 아무것도 읽지 않고 참석한 나로서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환한 얼굴로 머뭇거림 없이 말을 늘어놓는 작가를 나는 묵묵히 바라만 봤다. 그러니까 오늘의 마스크는 꽤나 유용한 가면이었다. 참석자들이 질문할 시간이 되자 누군가 물었다. “작가님. 제가 여기 오기 전에요, 글자들이 빼곡하게 적힌 판에서 가장 먼저 발견하는 단어가 올해 얻게 될 행운 같은 거라고 해서 그걸 했어요. 저는 작가님의 단어가 궁금한데요. 여기서 해볼 수는 없으니까 대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나, 나왔으면 하는 단어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질문하신 분은 어떤 단어를 발견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