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문장(0)
글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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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 시 [결과발표] 하야하는 날('아파트로 이사가는 날' 패러디)
하야하는 날 팔짱 낀 태 사라진 병우야, 안녕곧 있음 손에 장지지는 정현아, 안녕우리나라를 꼭두각시 놀음한 순실아, 안녕우주의 기운으로 무너진 근혜야, 안녕지금까지 열심히 알바한 박사모, 안녕그동안 잘 버텼어!모두 모두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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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 소설 로드 킬(road kill)
“정현아, 네가 몇 살이지?” 삼촌이 또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나는 삼촌이 구덩이에 고양이 시체를 집어넣는 걸 보면서 말했다. “열.. 세 살인데.” “정현아, 잘 들어.” 삼촌은 고양이 위에 흙을 쏟아부었다. 삼촌이 흙을 퍼나르며, 땀이 송골송골한 얼굴로 말했다. 삼촌은 나를 전혀 보고 있지 않았다. “세상 모든 것들은 참 중요해. 사람들만 중요한 게 아냐.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참 몰라. 정현아. 넌 그럼 안 돼. 세상 모든 게, 살아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해. 알겠어? 살아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살아있는 생명들을 얼마나 중히 여겨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이 고양이를 친 사람들도 이 고양이를 묻어줬어야 했어. 생명이 얼마나 대접받을 가치가 있는지 그 사람들은 모를 거다.” 나는 삼촌이 왜 그렇게 이상한 말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무슨 선생님 같은 말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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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 소설 빠져들다
"정현아, 어디 안 좋으면 말해봐. 너 요즘따라 더 힘들어보여. 취재 때문에 그러는 거면 내가 좀 도와줄까?" "됐어, 됐다고! 도대체 몇 번을 말하게 하는 건데? 귀찮게 좀 굴지마. 찡찡대는 어린애같아." 잠시동안 둘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몇몇 시선이 정현에게로 향했지만 곧 사라졌다. "……정현아, 너 무슨일 있지? 사이비 종교때문이야? 거기서 또 이상한 말 들어서 이러는 거야? 윤정현, 넌 단지 취재를 하러 가는 거야. 그 사람들이 잘못을 고발하는거라고. 그런데 그 종교에 빠질 생각이라면 제발 그러지마." 미래는 정현의 어깨에서 손을 치우고 잠시 이마에 손을 올려놓았다. 정현이 싸늘하게 대답했다. "넌 사이비종교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게 보는 것 같은데 너나 그러지마.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어. 내가 무슨 종교를 선택하든 믿든 그건 내 뜻이란 말이야. 네가 무슨 상관인데? 넌 날 항상 동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