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숨겨진 보물 같은 책 이야기] 어른이 되기 위한 첫걸음
네 번째 장은 인종 차별에 대한 내용으로 ‘색맹이 되자’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은 총 아홉 개의 장에 걸쳐 소수자 인권, 이주노동자 인권, 장애인 인권, 인종 차별, 여성 인권, 개인정보 노출 문제, 탈북자 인권, 외모 차별 문제, 어린이와 청소년의 인권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정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특별한 이상 없이 평균적인 보통의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니라,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 ‘하자 없는’ 상태를 나타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들, 이를 테면 어떤 테두리 밖의 사람들, 실업자나 외국인 노동자, 탈북자, 못생긴 여자들을 대놓고 무시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의 정상은 ‘주류(主流)’라는 뜻을 품고 있는 듯하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다른 건 그냥 다를 뿐이야 (3)
백인 지배 사회에서 흑인의 위치에 대한 논의는 <톰 아저씨의 오두막. 1852년>이나 <허클베리 핀. 18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인종 차별 폐지론자’의 소설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초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다른 소수집단, 즉 아메리카 인디언, 아시아계, 라틴아메리카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2001년의 9.11 사태 이후에는 이슬람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선포와 그 이후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보면 이러한 다문화적 관점이 정치 및 경제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관점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대단히 회의적이긴 하지만, 적어도 ‘반(反)편견’을 목표로 하는 교육과 아동청소년문학 분야에서 다문화적 관심은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또 이 주제에 관한 다양한 도서목록이 작성되고 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일상이라는 공동환상
코로나바이러스가 계급과 인종, 성별 등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모두가 공평한 불행에 처한 것으로 팬데믹 상황을 인식하게 했지만, 위험에 노출되는 데도 계급에 따른 우선순위가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우리가 복불복, 우연, 불운이라는 인식에 기대어 꽤나 평등한 세상이라는 망상에 빠져 있을 때도, 위험으로부터 격리될 자신만의 공간조차 없는 사람들 혹은 그런 공간에서 계속 살기 위해 밖으로 나와 노동에 임해야 하는 사람들은 경로의 바깥에서 “몸을 아등바등 갈아 넣어 얻어낸 힘겨운 제자리걸음”(159쪽)을 반복하고 있다. 아무리 성실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다해도, 어떤 때는 그 이상을 해내도, 경쟁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이들은 달리기에 참여할 수 없다. 이들은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며 미래를 그려 볼 기회조차 박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