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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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우리의 주소
우리의 주소 이훤 숙희야 남희야 미안해 비슷한 주소에 살던 너희 친구로 만든 고기 사료를 너희에게 준 사람이 있었다는 게 미안해 너희를 다 쓴 냄비처럼 폐기한 것도 사랑이 다 그렇지는 않아 인간의 사랑이 다 그렇지는 않아 너희에게 용서를 배워 나는 아직 용서하지 못한 시절이 있어 돌아가고 싶지 않은 친구가 있어 어떻게 하면 미워하지 않고 살 수 있어? 토해 내는 털 뭉치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기다렸구나 모든 마음을 번복하고 싶을 때 어떻게 돌아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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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사람은 이상해
사람은 이상해 이훤 사람은 이상해 사람을 믿게 하지 사람은 이상해 들고 있던 사람을 떨어뜨리지 사람은 이상해 그게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사람은 이상해 아침에는 누구든 덜 미워한다 사람은 이상해 기분이 망가지는 데 몇 초가 안 걸리지 사람은 이상해 일어나면 거울을 본다 머리 만지고 자기 얼굴 보는 데 그 많은 시간을 쓴다 엘리베이터에서는 앞으로만 보면서 사람은 이상해 필요하면 곁눈을 만든다 사람은 이상해 바닥을 보며 걷는다 사람은 이상해 부딪혔는데 왜 사과를 안 해? 사람은 이상해 삼 초 안 지났다며 떨어뜨린 걸 주워 먹는다 사람은 이상해 노숙자를 멀찌감치 비켜 가지 사람은 이상해 그 많은 생일을 기억한다 사람은 이상해 너무 많은 생일을 까먹는다 사람은 이상해 촛농 떨어질 걸 알면서 초에 불을 붙이지 사람은 이상해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 축하 노래를 어떻게 다 외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