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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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허리케인 비너스
허리케인 비너스 이선강 “오빠~! 진짜 잘생겼어요.” 윤선이가 학원 버스에서 몸을 반쯤 내밀며 바깥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진주는 휘파람을 불렀다. 환한 슈퍼 앞을 지나가던 남학생이 돌아봤다. 남학생은 버스 안에서 손을 흔드는 윤선이를 발견하고 얼굴을 찌푸렸다. “거기 학생! 얼굴 집어넣어.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 3호차 기사 아저씨가 짜증스레 고함을 질렀다. 내가 야단을 맞은 것도 아닌데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윤선이는 전혀 아랑곳 않고 큰 소리로 계속 떠들었다. “야, 방금 봤어? 저 오빠 나 보고 윙크했어!” 윤선이 말에 진주가 까르르 웃었다. “웃기지 마. 웩! 하는 표정이던데? 민경이 너도 봤지?” 화살이 갑자기 나한테로 날아왔다. 좀 무섭고 싫은 애들이긴 하지만 찍히긴 싫었다. “글쎄, 난 어두워서 잘 못 봤는데? 내 자리에선 잘 보이지도 않아.” “아,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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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뼈다귀 가족
뼈다귀 가족 이선강 “어, 저러다 부딪치겠습니다, 아 다행…. 어어, 다시 위험합니다. 아빠 선수가 뱃살을 흔들며 가볍게 진열장 모서리를 살짝 비껴가네요. 위험천만한 순간이었습니다. 역시 오늘도 노련함을 과시하는군요. 네, 수정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잠시 마이크를 넘겨 보겠습니다.” 은영이가 내 입 가까이로 마이크인 양 볼펜을 내밀었다. “그만해. 그러다 진짜 들켜.” 나는 은영이가 내민 볼펜을 뽑아 탁자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뼈다귀 가족이 눈치채지 못 하게 음악 볼륨을 살짝 높였다. 은영이는 중계를 포기하지 않고 옆에 붙어 서서 계속 속닥였다. 뼈다귀 가족은 아주 열심히 컵을 고르고 있다. 늘 같거나 비슷한 제품을 사면서도 불량품을 가려내는 컵 감별사처럼 신중하다. 100킬로그램은 족히 넘어 보이는 거구의 남자 셋이 스무 평 남짓한 선물 가게에서 물건을 고른답시고 활개를 칠 때마다 나도 마음이 조마조마하긴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