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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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연어
연어 이병승 딸아이처럼 앳돼 보이는 햄버거 집 알바생 래퍼처럼 경쾌하게 주문을 받고 달인처럼 손가락을 움직인다 틈틈이 테이블을 닦는 손걸레질도 제집 밥상 닦듯 야무지다 요리 뛰고 조리 뛰면서도 말갛게 웃는 얼굴 그 아이를 보며 햄버거 페티와 도살된 소, 환경파괴 최저임금 신자유주의를 운운하기 난처하다 흐르는 강물이 더러워도 강줄기를 비틀거나 방향을 바꾸지 않고 저 혼자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저 즐겁고 씩씩한 한 마리 말간 연어 고민을 고민 없이 끌고 가는 싱싱한 웃음 앞에서 아, 정답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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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옆집에 놀러간다
옆집에 놀러간다 이병승 훌쩍 담장을 넘어 옆집에 놀러간다 그 집은 닭을 먹지 않는다 닭은 경배의 대상이다 다시 담장을 넘어 옆집으로 간다 그 집은 날마다 닭싸움을 한다 다시 담장 너머 옆집은 닭에게 하늘을 나는 훈련을 시킨다 무수한 닭이 절벽에서 추락한다 담장 너머 또 옆집은 닭에게 삶은 계란을 먹인다 또 그 옆집은 닭을 살찌워 코끼리를 만드는 중이다 또 옆집은 닭의 전투력을 높여 뱀을 이기려 한다 아주 오래전 앨버트로스를 이겼다는 닭의 전설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또 다른 옆집은 닭 울음소리를 연구하고 또 그 옆집은 닭과 사람을 합성하려 한다 나는 이제 옆집에 놀러가지 않는다 내 닭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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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쓸데없는 짓
작가소개 / 이병승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계간 《어린이와 문학》 편집주간을 역임했고 정채봉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아르코문학창작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