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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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공정과 인정, 그리고 감정〉―이미상 소설을 중심으로
〈공정과 인정, 그리고 감정〉― 이미상 소설을 중심으로 박서양 1. 능력주의와 감정의 종속 2021년 현재 한국 사회에서 ‘공정’과 ‘능력주의’ 담론은 한정된 자원의 바람직한 분배를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를 점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과 더불어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 공공의대의 설립 반대 사태 등 공정성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그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입시, 취업, 인사 평가,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결정 등 생애 주기에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이 공정이라는 잣대로 판단되며, 불평등의 심화로 인해 분배의 몫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공정성에 대한 높은 민감도는 때로 절차와 형식의 공정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흐르거나, 차이를 둘러싼 적대심이나 박탈감 등의 태도로 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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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장 웹진》 2021년 기획 연속좌담 ‘등단’ 2차 : 확장성
이미상 : 제가 하나만 더 첨언하면, 실은 독립 문예지는 청탁하는 사람하고 편집자가 붙어 있잖아요. 대부분은 편집위원이 청탁을 하기에 청탁자와 편집자가 다르지만, 독립 문예지는 같은 사람이고, 그럴 경우 수정을 요청하는 것은 의미가 다른 것 같아요. 일방적으로 수정을 요청하기보다는 약간의 협업 같아요. 그리고 편집이 어떤 면에서는 창작의 영역에 속하기도 하고요. 최가은 : 청탁자, 혹은 편집위원의 수정 요청과 편집자의 그것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는 말씀인가요? 이미상 : 네. 편집자가 하는 거는 약간 협업같이. 네. 다른 것 같아요. 최가은 : 한소리 작가님, 이미상 작가님이 차례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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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한참 - 문학의 영토
다른 현실로서 존중받을 수 있을 때에만 그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것이 쓰기 아닌 현실의 인물에 의해 함부로 침해당했을 때, 수진은 그를 자신의 모든 현실에서 추방함으로써 쓰기의 현실을 지킨다. 1) 이미상, 「티 나지 않는 밤」, 웹진 《비유》 2018.12. 수진이 누군가에게 소설을 쓴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되는 때는 쓰기의 현실이 다른 현실들을 압도하게 될 때이다. 병원장에 대한 반발로 이직을 준비하던 동료 수미가 병원장의 눈앞에 아동예술독서융합놀이치료사 자격증을 들이밀 때 지금까지의 현실을 두고 다른 현실로 나아가겠다는 무언의 선언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수미와 병원장에게 소설을 쓴다고 고백 혹은 공언할 때 수진은 이유 없이 얼굴에 물을 맞는 현실과의 단절을 선언한다. 그 선언으로 또다시 얼굴에 물을 맞지만, 그것은 늘 그랬듯 쓰기의 현실을 상처 입히지는 못하여, 수진은 다음날 출근을 하는 대신 k 출판사를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