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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1) - 윤지영 희곡-텍스트 「황금동의 죽음」 임형진 “나 자신의 죽음과의 관계는 비록 그것이 예감이나 예지의 차원에서라 할지라도 앎이나 경험을 의미하지 못한다. 우리는 알지 못하며, 설령 죽음이 무화(無化 aneantissement)라고 해도 그 무화에 대해 관여할 수 없다.” 2) 임마누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 1906-1995) 윤지영 작가의 희곡-텍스트 「황금동의 죽음」은 다소 복합적인 연극-내부-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일상의 사건과 행동을 담담하게 재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물과 공간, 상황과 환경 사이에 ‘보이는’ 물리적 요소와 ‘보이지 않는’ 내면적 요소는 문학적 텍스트를 넘어 연극의 수행적 특성으로 이어지게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섯 인물(character)은 단순히 인간-존재로서만 설정되어 있지 않다. 여기엔 동물도 포함되는데, 바로 황금동이란 이름을 가진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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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황금동의 죽음
황금동의 죽음 윤지영 등장인물 황영서 (18세) 금여사 (82세) 석자연 (18세) 황금동 (황금동은 개다. 하지만 50세에 가까운 건장한 사람,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강지수 (18세) / 수의사(40대 중반) 1인2역 1. 강둑 개껌을 문 채 유모차 안에 누워 있는 황금동, 몸이 커서 꽉 낀다. 그런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하고 있는 황영서, 많이 맞았는지 얼굴이 상처투성이다. 영서석자연이 또 때렸어. 황금동(하품) 영서걔는 항상 가랑이를 벌리고 앉더라. 황금동(관심 있게 듣는다) 영서남자 선생님들 앞에선 더 쫙 벌리고 앉고. 황금동(입 모양만) 오! 영서변태들. 황금동(눈치 보며 다시 개껌을 핥는다) 영서야, 평소엔 벌점이니 뭐니 말도 잘하는 새끼들이 석자연이 가랑이를 벌리고 앉으면 왜 입을 다물까? 자식 같은 애 팬티를 보면서 뭐라도 상상하는 걸까…… 이 자식아! 주인님 말씀하시는데 낑낑이라도 대야 할 거 아니야.